차입금으로 운전자본 조달 구조…이자비용 50% 증가신용등급 BBB+(긍정)…등급 올려야 이자율 하락조선 사이클 회복 지속에 차입 부담 완화 전망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삼성중공업(010140)이 신용 등급을 올려 빠르게 늘고 있는 이자 부담을 낮춰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입금으로 운전자본을 조달하는 조선업계 특성상 차입금 증가는 수주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높은 이자율은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8년 조선업계 불황에 신용등급이 없어진 후 올해 상반기 BBB+ 등급을 새로 받았고, 12월에는 등급 상승 전망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높아졌다. 신용등급이 상승한다면 이자율이 낮아지는 등 차입 부담도 완화될 수 있다.
(사진=삼성중공업)
부채 대폭 감축했지만 차입금은 증가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7조2027억원, 영업이익은 328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보다 매출(5조5763억원)은 29.2% 증가했고, 영업이익(1543억원)은 112.9% 늘어난 수치다. 2020년을 기점으로 선박 가격이 상승했고, 수주 잔고가 증가하면서 실적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부채총계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12조1842억원을 기록한 부채총계는 올해 3분기 기준 11조3448억원으로 6.89% 줄었다. 매입채무와 유동파생금융부채, 공사손실충당부채 등이 줄면서 전체 부채를 줄이는데 기여했다.
다만, 차입금이 늘면서 이자부담도 커지고 있어 해결해야 될 숙제로 남아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과 사채 규모는 3조812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조3481억원) 대비 13.9% 증가했다. 이로 인해 이자 지출도 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271억원이었던 회사의 이자비용은 올해 3분기 1603억원으로 26.1% 늘었다. 전체 금융비용에서 이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55%에서 71%로 늘었다. 금융원가에서 이자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향후 차입금이 증가하면 금융비용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향후 순이익을 키우려면 이자 감축 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자금 조달은 주로 단기 자금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동종업계에서 비교적 높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단기 차입금의 이자율이 4%대 후반 이자율에서 5%대에 이른다. 동종업계 사례를 살펴보면, 조선업계에서 공모사채로 자금을 조달할 경우 4% 중반대의 이자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과 동일한 신용등급을 지닌 한화오션이 공모채 시장에 다시 등장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한화오션은 4.5~4.6%대에서 공모 자금을 확보했다. 향후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이 상승할 경우 보다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하면서 순이익 증가 등 효과도 예상된다.
신용등급 전망 긍정적…관건은 내실 있는 수익성
삼성중공업의 수주가 늘면서 앞으로도 차입 중심의 운전자금 운영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차입금 부담을 줄이려면 신용등급 상승 등 이자율을 낮출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신용평가업계는 향후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이 상향되려면 원활한 현금흐름과 운전자본 부담 경감이 필요하다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실적 개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건비 및 강재 단가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살필 계획”이라 분석했다.
지난 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에서 BBB+(긍정)으로 상향한 바 있다. 향후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 상승을 긍정적으로 내다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앞서 언급된 현금흐름 및 운전자본 문제가 해소되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이 다시 BBB+(안정)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검토된다.
삼성중공업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현금 유출폭이 크게 줄며 개선되고 있다. 아울러 관련 업계에서는 조선업황이 꾸준히 회복을 이어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중공업의 현금흐름 개선 및 차입 부담 완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윤이 많이 남는 LNG선박의 인도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지는 중이고, 인도 예정인 선박의 가격도 높아진 상태라 유입되는 현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이 강점을 보이는 FLNG 등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도 임박한 상태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인도되는 삼성중공업의 선박 가격은 1억6100만달러지만, 2028년에는 2억4400만달러로 51.6%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의 질이 높아지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수주잔고도 올해 3분기 기준 31조4117억원으로 올해 매출 전망치(10조원 내외) 기준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쌓았다. 조선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호황과 불황이 뚜렷하다. 이에 회복이 시작된 이상 향후 수익성 확대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삼성중공업의 수익성 개선 흐름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IB토마토>는 삼성중공업 측에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이자 감축 계획 등을 질의하려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