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상장 후 배당 '0'…주주가치 외면 논란
이익잉여금·현금 곳간 풍부하지만 배당 없어
수익성 후퇴에 배당 없이 '투자'에 집중할 계획
공개 2024-12-10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SK바사)가 상장 이래 단 한 번도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아 주주가치 제고를 외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최근 수익성 악화로 인해 주주가치 제고보다 투자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동안 쌓아 놓은 배당 가능액은 5천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실제 주식토론방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K바사에 대한 배당 등을 실시할 것으로 요구하는 주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5000억원대 이익잉여금에도 '무배당'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바사가 지난 2021년 상장한 이래로 단 한 번도 배당을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결손금 누적으로 배당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에는 배당 실행이 어렵다. 그러나 SK바사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익잉여금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지적이 나온다.
 
이익잉여금은 기업이 경영을 하면서 발생한 순이익을 임직원 상여나 배당 등으로 처리하지 않고 누적한 이익금이다. 상법상 기업이 현금 배당을 실행한 경우 현금 배당액의 10%를 자본금의 2분의 1까지 적립해야 하는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미처분이익잉여금 등은 배당에 사용할 수 있다.
 
SK바사는 현금 배당을 실행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익잉여금의 모든 금액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상태다. 실제 올해 3분기 말 기준 SK바사가 보유한 이익잉여금은 502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5494억원)과 비교하면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넉넉한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 배당을 실행할 수 있는 자금 여력도 충분한 상태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SK바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조3354억원 수준이다. 상장해인 지난 2021년(1조6457억원)부터 1조원을 넘는 규모를 유지해왔다.
 
주주들의 불만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상장해에는 배당에 대한 기대감을 내보인 주주들이 많았다. 그러나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투자자는 "올해는 배당 등 주주환원이 절실하다"라고 말하며 공감을 자아냈다.
 
실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금 배당 이외에도 주식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도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배당은 현금을 지급하지 않고 신주를 발행해 주주에게 주식을 부여하는 방식의 주주가치 제고 방법이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은 기업의 발행주식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다만, 두 방법의 실행 내역은 확인되지 않는다.
 
 
 
수익성 뒷걸음질에…배당도 '아득'
 
더욱이 올해도 SK바사 주주들이 배당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외형감소로 인해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고, 이로 인해 당기순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SK바사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은 1107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2789억원)와 비교해 60.31% 감소했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품목은 위탁생산·개발(CDMO)로, 같은 기간 1865억원(66.9%)에서 65억원(5.9%)으로 크게 줄었다.
 
이와 관련, SK바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비 노바백스 위탁 생산 계약 종료에 따라 일회성 정산 효과가 소멸해 관련 매출이 감소했다"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도 불가피했다. 올해 3분기 기준 SK바사의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율은 각각 77.09%(853억원), 102.09%(1130억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영업손실도 지난해 3분기 36억원에서 올해 877억원까지 커졌다. 특히 영업외손익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도 181억원에서 -474억원으로 돌아섰다.
 
SK바사 측은 배당에 대한 질문에 현재는 투자에 집중하는 시기라고 입장을 표했다. 실제 수익성 악화에 따라 현금창출력도 후퇴했다. 그럼에도 3분기 이후 회사가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계획승인(IND)을 신청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SK바사는 올해 3분기까지 영업활동으로 1151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갔다. 지난해 동기에도 321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지난해 전체로는 293억원이 유입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유출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한 자금을 마음 놓고 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대신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임상 3상은 이전 임상 단계들과 비교해 더 많은 시간과 자금이 투입된다. 그럼에도 SK바사는 지난 10월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MFDS)에 21가 폐렴구균백신(GBP410)의 한국 임상 제3상 IND 신청을 실행했다. 지난달 27일에는 GBP410의 유럽 임상 3상의 임상시험계획(CTA)도 신청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는 투자에 집중하는 시기"라며 "향후 적절한 시점이 오면 (배당에 대한) 검토와 시행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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