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본PF 전환 성과 속도…'PF 리스크 줄이기' 본격화
이달 중 2.8조 규모 CJ 공장부지 개발사업 본PF 전환 목표
브릿지론 대출잔액 올해 6월 4.3조원→9월 3.8조원 축소 성과
공개 2024-12-10 06:00:00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현대건설(000720)이 추진 중인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축소 계획의 성과가 속속 도출되고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 중 하나인 가양동 CJ(001040) 공장 부지의 본PF 전환이 가시화하고 있고, 다른 사업장들의 리파이낸싱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에 회사가 목표로 설정한 1조7000억원 수준의 브릿지론 보증 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건설 본사.(사진=뉴시스)
 
‘사업비 5.4조’ 가양동 CJ 공장 부지 본PF 가시화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KB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서울 가양동 CJ 공장 부지 개발사업의 본PF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0월22일 이사회를 통해 가양동 복합개발 사업의 3조원 규모 PF 조달을 의결했다. 당시 PF 주관사를 선정했고, 본격적인 본PF 전환 준비에 나섰다. 현대건설이 이 사업과 관련해 조달 예정인 자금은 총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서울 강서구 가양동 일대 옛 CJ 공장이 있던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14층, 연면적 76만3332㎡ 규모 업무시설, 상업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 2019년 인창개발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1조501억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하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컨소시엄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를 설립하지 않고, 인창개발이 시행을 맡았다. 다만 현대건설은 올해 9월 말 기준 인창개발에 1조6940억원 규모의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직 브릿지론 단계에 놓인 사업 탓에 현대건설은 시행사 인창개발과 시공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향후 리파이낸싱이 이뤄진 후 계약을 체결한다면 현대건설은 공사비는 물론, 개발이익까지 얻게 되는 구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연내 본PF 전환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금융 조달을 완료한 이후 인창개발과 시공 계약을 체결, 2025년 3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개발 중인 은평구 시니어타운 개발사업의 본PF 전환 역시 가시권에 놓여 있다.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일원에 지하 6층, 지상 14층의 214가구 규모 시니어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이 사업 시행은 은평진관동PFV가 맡고 있는데, 현대건설이 지분 29.9%를, 이지스자산운용이 19.9%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총 623억원 규모 대출 약정 가운데 유동화회사인 은평제일차를 통해 335억원을 조달했다. 현대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은 최근 해당 브릿지론의 만기를 2주 연장해 이달 12일에 대출 만기를 맞는다. PFV는 이달 중순 본PF 전환을 통해 대출금 상환을 계획 중이다.
 
“브릿지론 규모 감축”…PF 리스크 관리 나선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된 IR을 통해 “올해 안에 브릿지론 보증 규모를 1조7000억원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또 가양동 CJ 공장 부지 개발사업 PF 조달을 의결한 날 PF 관리체계 구축에 관한 방침도 발표한 바 있다. PF 운영 기준과 의사결정 과정의 재정립을 통해 금융 자원의 효율적 배분과 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리스크관리 협의체’를 신설하고, 협의체가 PF 운영 정책의 제정·개정과 한도 설정에 관한 의사결정을 맡기로 했다. 아울러 분기별로 PF 관리 현황을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해당 계획 발표 직전 분기인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정비사업을 제외한 현대건설의 기타사업 브릿지론 대출잔액은 4조3078억원이었다. 올해 9월 이 수치는 3조8831억원으로 약 5000억원 감소했다.
 
여기에 지난 10월 가산동 LG전자 A·B 연구소 부지 개발사업의 본PF 전환이 이뤄지며 2715억원 규모 브릿지론 우발채무를 해소했다. 비슷한 시기 현대건설은 수서역세권 B1-4블록 개발사업의 시공권은 포기했다. 사업비만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이달 CJ 공장 부지 개발사업의 약 1조7000억원 규모 우발채무 등이 본PF로 전환된다면 현대건설이 공언한 브릿지론 감축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그간 CJ 공장 부지 등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우량 사업지 중심의 전략적 보증을 제공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Pf 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시장 경쟁력과 사업 안정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권성중 IB토마토 권성중 기자입니다. 어려운 사실도 쉽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