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자사주 매각은 악재…유통주식수 늘며 지표 악화자사주 처분 목적따라 시장 해석 달라질 수 있어금양 지난해와 달리 자사주 처분에 주가 대폭 하락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금양(001570)이 자사주를 매각해 이차전지 공장 건설 대금으로 활용한다. 자사주를 매각하면 시장에 주식 물량이 풀리게 되고, 유통주식수의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보통 주가가 하락한다. 다만, 자사주 처분의 목적이 다양한 탓에 때때로 시장은 자사주 처분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난해 금양이 자사주를 처분했음에도 주가가 유지된 것이 그 예다. 다만, 자사주 매각 계획 공시 이후 금양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다. 이에 지난해와 달리 올해 자사주 매각은 악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사진=금양)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지난 3일부터 오는 1월2일까지 100만주의 자사주를 1주당 2만5431원에 시간 외 거래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금양은 부산 기장에 건설 중인 이차전지 공장(드림팩토리2)의 건설 자금 및 설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자사주를 처분한다고 밝혔다.
한 달가량의 매각 기간이 있지만 금양은 하루 만에 100만주의 자사주를 전량 매각했다. 1주당 처분 가액은 2만5431원으로, 금양은 매각으로 총 254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보통 회사의 자사주 처분은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자사주는 보통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유통주식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만, 처분되면 유통되기 때문에 유통주식수에 포함된다. 이에 주당 순이익 등 기업 가치와 관련된 지표가 하락하기 때문에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많은 기업들이 기업 가치 제고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주식수를 줄여 관련 지표를 상승시키려 노력한다.
다만, 기업이 자사주를 처분한다 해도 시장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악재가 아닐 수 있다. 가령 유망한 신사업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자사주를 처분한다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금양은 신사업인 이차전지 사업에 투자하면서 일부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 자사주 매각에 대해서 시장은 긍정적으로 해석하지 않는 모습이다. 일부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 모습과 대조적이다. 공시가 나왔던 지난 2일 금양의 종가는 2만9400원이었지만, 자사주 처분 후 다음 날인 5일 종가는 2만5700원으로 12.6% 하락했다. 자사주 처분이 있었던 지난 4일 금양은 별도로 21700 이차전지(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 사실을 공시했으나, 주가는 하락한 것이다. 일부 주주들은 지난 9월 금양의 이차전지 관련 계약이 직접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권을 부여하는 계약이라는 이유로 회사의 이차전지 사업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금양은 지난해에도 자사주를 처분한 바 있지만 지난해는 주가가 유지되며 시장의 기대치가 반영된 모습이다. 지난 8월21일 금양은 자사주 처분 공시를 올린 후 다음 날인 22일 자사주 20만주를 주당 12만6520원에 처분했다. 그러나 처분 계획 공시 당일 금양의 주가는 3.99% 상승했고, 매각 당일 2.48% 하락해 자사주 처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유지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