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ESG 위기)③삼성제약, 3년째 ESG 꼴찌…주주가치 훼손 지속
D등급 성적표에 지배구조 부문까지 하향 조정
ISO37001 등도 취득하지 않아…타사와 대조
27년째 배당도 없어 주주가치 훼손 지속 전망
공개 2024-12-02 06:00:00
최근 제약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다른 산업과 비교해 제약업계가 ESG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가운데, 국내 제약업체들의 글로벌 진출이 늘면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ESG 등급이 높을수록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 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ESG 'D등급(매우 취약)' 성적표를 받으며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낳은 기업들이 존재한다. <IB토마토>는 올해 ESG D등급을 받은 기업들의 등급 하향 요인과 향후 주주가치 제고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삼성제약(001360)이 3년 연속 ESG D등급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환경과 사회 부문이 매우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가운데, 올해는 지배구조 부문까지 최하위 등급을 부여받은 여파다. 더욱이 수년간 영업손실을 지속하며 배당 등도 실행하지 못하면서 재무적인 주주가치 제고에도 실패했다. 올해도 지지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어 주주가치 훼손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삼성제약)
 
3년 연속 'D등급' 꼬리표
 
28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삼성제약이 올해 전체 D등급의 ESG성적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부터 시작해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지배구조 부문도 C등급에서 D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삼성제약은 지난 2020년 환경 부문에서 B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1년 D등급으로 추락했고, 올해까지 4년간 개선하지 못했다. 이 부문에서는 기후변화와 탄소 배출 등에 대해 평가하는데, 삼성제약이 미흡한 대응을 한 이유다.
 
환경 부문의 등급 조정에도 2021년에는 전체 C등급을 유지했다. 문제는 2022년 사회 부문에서도 D등급을 받으면서 전체 D등급으로 내려앉았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공급망 관리, 근로자 안전, 고객만족 등을 평가하는데, 삼성제약이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등급이 조정됐다.
 
지배구조 부문도 2021년 B등급에서 2022년 D등급으로 크게 악화됐다. 이 부문은 이사회 및 감사위원회 구성과 뇌물 및 반부패 등을 평가한다. 지난해 C등급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ESG 강화에 나서는 듯했으나 올해 다시 D등급을 부여받았다.
 
타제약사들과 비교하면 삼성제약의 ESG 경영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 코스닥 상장사인 HK이노엔(195940)은 올해 종합 A+등급을 획득했다. 업계 최고 수준의 ESG경영 성과를 얻은 것이다. 또한, 매출 규모가 더 크긴 하지만 코스피 상장사인 부광약품(003000)도 올해 B+등급을 부여받았다.
 
다수의 제약기업들은 국제표준화기구(ISO) 자격을 취득하면서 ESG 경영에 앞장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ISO45001(안전보건경영시스템) △ISO14001(친환경경영시스템) △ISO37001(부패방지경영시스템) 등이 있다. 그러나 삼성제약은 단 한개도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ESG D등급을 받은 기업들이 ISO 인증 획득에 노력한 것과 대비된다. 실제 국제약품(002720)은 ISO37001을 취득하고 재인증까지 이어가며 ESG 강화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같은 등급인 동성제약(002210)도 내부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고도화 시켜 최근 ISO37001을 획득했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또 다른 ESG평가 기관인 서스틴베스트에서는 B등급을 획득한 바 있다"라며 "ESG 평가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파악하기 어려우나 향후 개선된 등급을 획득하기 위해 주요 환경 이슈에 대한 예방적 조치를 주도적으로 실행할 것이며, 친환경적인 기업 문화 조성 등 환경경영 내재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27년간 무배당…결손금 누적 영향
 
삼성제약의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재무적으로 주주환원을 펼칠 수 있는 배당이나 주식 소각 등을 수년간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부진한 수익성이 지속되면서 배당 곳간을 채우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제약은 27년간 무배당 기조를 이어가며 인색한 배당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1996년에는 당기순이익 12억원이 발생하면서 현금 배당을 실행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1997년 당기순손실로 전환했고, 이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면서 배당을 실행하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배당을 실행하지 못한 이유는 배당 재원인 이익잉여금을 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익잉여금이란 기업이 경영을 하면서 발생한 순이익을 임직원의 상여나 배당 등으로 처리하지 않고 누적한 이익금이다. 배당을 실행한 기업이 의무적으로 보유해 하는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배당에 사용할 수 있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제약은 이익잉여금 대신 손실이 쌓여 누적된 결손금 99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24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고, 이에 누적 결손금이 1025억원까지 쌓였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는 당기순이익 32억원이 발생하면서 결손금이 소폭 개선됐다.
 
현금 배당을 실행하기 위한 유동성 제고도 필요해 보인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삼성제약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32억원으로, 직전연도말(43억원)보다 개선됐다. 다만, 이는 올해 2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이다. 주주가치 제고 부재 속에서 주주에게 손 벌려 곳간을 채운 셈이다.
 
삼성제약은 콤비신주 등 제품과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이루고,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삼성제약은 올해 3분기까지 외형성장 속도가 정체되면서 영업손실 119억원이 발생했다. 직전연도 동기(128억원)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삼성제약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몇 년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지난 행정처분의 여파로 생산이 중단됐던 콤비신주 등 매출을 견인할 제품들의 허가 변경이 완료돼 내년부터는 신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신규 허가 제품을 통한 수탁 영업으로 자사 공장 가동률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제조원가비용 절감의 효과도 기대되며, 경영현황 개선을 목표로 3개년 계획을 수립해 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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