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최대 실적에 유동성 '든든'…글로벌 AI 진출 본격화
3분기 별도 영업익 122억원·전년 대비107.62% 증가
별도 FCF 지난해 말 501억에서 올해 3분기 307억원으로 감소
4분기 AI 제품군 출시·일본 법인 설립 등 글로벌 공략
공개 2024-11-27 06:00:00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한글과컴퓨터(030520)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으로 최대 영업이익을 내며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우호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지속할 방침이다. 다만, 최근 현금창출력이 다소 둔화되면서 인공지능(AI) 사업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4분기에는 AI 제품군 출시와 일본 법인 설립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수익성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사진=한글과컴퓨터)
 
웹 기반 제품으로 매출 다각화·유동성도 ‘파란불’
 
25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글과컴퓨터는 별도 기준으로 올해 3분기 매출 37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83억원)보다 32.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59억원에서 107.62% 상승한 역대 분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문서 기반 서비스·소프트웨어(SW) 등 본업에서 기존 한컴오피스 등 설치형 제품 외에도 웹기안기와 웹한글 등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제품군 매출이 늘어난 것이 주요했다. 웹 기반 제품 매출은 전체 3분기 누적 매출(1169억원)에서 25%를 차지해 3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측에 따르면 웹 기반 제품 매출은 교육 분야와 공공·기업 등 B2B 분야에서 클라우드 전환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덕에 지난해보다 평균 20% 이상 상승했다. 
 
한글과컴퓨터는 연결 기준으로도 올해 3분기 매출은 712억, 영업이익은 8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 매출 570억원, 영업이익 33억원보다 각각 24.9%, 159.9% 증가했다. 소방용 호흡기 등 개인안전장비를 생산하는 자회사 한컴라이프케어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73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662억원)보다 11.05%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적 호조에 충분한 유동성도 확보했다. 유동자산은 2884억원인 반면 유동부채는 1227억원에 불과해 유동비율은 235.13%를 기록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으면 우수한 것으로 판단한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기존에는 설치형 오피스 위주로 매출을 냈다면, 웹 기반 제품으로 수익이 다각화됐다. 예전엔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면 꾸준히 상승해 올해 25% 정도로 확대됐다”라며 “3분기 말 별도 기준으로 600억원 이상 유동성을 보유했다”라고 말했다. 
 
 
AI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 확대 '주력'
 
한글과컴퓨터는 호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내면서 우호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지속하고 있지만, 최근 잉여현금흐름(FCF)은 다소 축소됐다. 이에 4분기엔 AI 사업을 다수 진행하고, 일본 법인을 설립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익성 확대는 AI 사업 성과가 나오는 내년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실적이 개선되면서 한글과컴퓨터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강화됐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333억원에서 지난해 569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자본적투자(CAPEX)는 같은 기간 69억원에서 67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어 잉여현금흐름(FCF)은 2022년 264억원에서 지난해 501억원으로 2배 가량 급증했다. 
 
다만, 올해도 예년 수준의 주주 배당이 가능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글과컴퓨터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잉여현금흐름의 25~30%를 주주들에게 환원키로 했다. 올해는 별도 FCF의 25%를 배당할 예정이다. 
 
하지만 3분기 말 기준으로 별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37억원을 기록해 별도 기준 FCF는 307억원으로 줄었다. 연말까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별도 FCF가 작년에 비해 감소한다면 배당금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난해 배당금은 98억원으로 100억원에 가까웠다. 
 
이에 한글과컴퓨터는 4분기에 AI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한글과컴퓨터는 현재 경기도청, 한국전력공사, BGF리테일 등과 AI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해 AI 제품 실증사업(PoC)을 여러 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말 한컴피디아, 한컴데이터로더, 한컴독스 등 다양한 AI 제품군이 출시되면 B2B를 비롯해 B2C로도 수익을 다각화할 전망이다. 
 
내수에 비해 다소 약소한 수출 매출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기준으로 전체 매출 2163억원에서 내수 매출은 2133억원(98.61%)인 반면, 수출 매출은 30억원(1.39%)에 불과했다.
 
이에 우선 일본 법인을 설립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유럽과 미국 등으로도 시장을 확장할 방침이다. 최근 유럽 AI 기업 미스트랄 AI를 비롯해 인텔과 온디바이스 AI 분야에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컴이 2대 주주로 있는 스페인 기업 페이스피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AI 생체인식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해외 실적의 경우 마이크로소프트(MS)가 거의 독점하고 있어 그간 실적이 유의미하진 않았지만, 최근 AI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4분기에 AI 솔루션을 정식 출시하면 내년부터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고, MS 오피스에도 붙여 쓸 수 있게 하는 등 애드온(ADD-ON)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