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생존전략)③신원, 해외 매출로 내수 침체 돌파
지난해 하반기 감소했던 바이어 오더 회복에 매출액 8% 성장
중남미 생산시설 확장·미국향 수출 확대로 글로벌 공급망 공략
공개 2024-11-27 06:00:00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면서 패션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가을에도 초여름 같은 이상기후가 이어지며 성수기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등 업계는 여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월드, 안다르, 신원 등 일부 기업은 여전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IB토마토>는 이번 기사를 통해 이들 기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과 전략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신원(009270)은 내수 부진에도 외형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줄어들었던 생산규모가 올해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 부문 전반적으로 매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향후에도 글로벌 공급망과 볼륨 확대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2법인(사진=신원)
 
글로벌 오더 주문 회복으로 전체 매출 8% 성장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원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70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6461억원) 대비 8.53% 증가한 수치다. 내수 매출이 줄었음에도 수출 실적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3분기를 기준으로 지난해 5154억원을 기록하던 수출 부문 매출은 올해 5762억원으로 11.78%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기간 국내 패션 매출은 1307억원에서 1251억원으로 4.32% 줄었다.
 
신원은 매출 중 80% 내외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의 수출을 통해서 수익을 얻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수출 비중이 82.2%에 달했다. 앞서 수출 실적은 2021년 7125억원, 2022년 8043억원으로 지속 확대됐다. 하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 메인 바이어들이 생산규모를 축소하면서 지난해 매출액은 6490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주문량 회복과 과테말라와 인도네시아 등에 있는 공장의 생산량 증대 작업을 통해 전체적인 수출 물량이 확대되면서 수출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3분기 수출 매출(6331억원)의 91.01%로 회복된 수치다. 지난 2021년 동기(5262억원) 대비로는 9.49% 늘었다.
 
수주총액과 수주잔고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은 니트와 스웨터 사업부로 나뉘어 있는데, 각 부문 모두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3분기 니트의 수주총액은 5억4867만달러로, 지난해 동기(4억8288만달러) 대비 13.62% 늘었다. 수주잔고는 1억170만달러에서 1억3204만달러로 29.83% 증가했다. 같은기간 스웨터의 수주총액과 수주잔고 역시 각각 12.45%, 13.64% 증가한 1109만달러, 243만달러를 기록했다.
 
두 품목을 합친 올해 3분기 수주총액은 5조5976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4억9274만달러) 대비 13.6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주잔고는 1억384만달러에서 1억3447만달러로 29.50% 늘었다.
 
신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수출 부문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라며 "월마트와 갭 등 메인 바이어와 꾸준한 관계 유지와 더불어 디자인 R&D 역량 강화에 힘써온 결과 기존의 OEM 방식보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ODM 오더가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신규 투자 늘리며 글로벌 공급망·생산량 확대
 
향후에도 신원은 글로벌 공급망과 외형 확대에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남미 지역에 생산시설 확장을 진행 중이며, 인도네시아에서는 100개의 생산 라인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인도 첸나이 지역에서 생산이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아프리카에 새로운 생산기지를 개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과테말라에서도 방적·편직·염색·봉제까지 버티컬 시스템을 구축한 공장을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미국향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9월부터 과테말라에서는 현지 영업과 패브릭 이노베이션(Fabric Innovation) 팀으로 구성된 영업 사무실을 오픈해 미국·중남미 고객사의 요구나 대응에 좀 더 밀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현지 영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과테말라 법인에서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매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과테말라의 올 3분기 누적 총매출은 5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65억원) 대비 약 22.45% 늘었다. 매출 대부분이 해외공장간 위탁 가공 계약에 대한 공임 매출 등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신원은 스마트 공장을 건설해 효율적인 생산 관리에 힘쓸 예정이다. 전 생산 공장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을 통한 엔드투엔드(end-to-end) 솔루션을 통해 전 공정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다.  
 
3분기 말 기준 신원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단기금융예치금을 포함해 298억원 규모로, 지난해 말(256억원)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가 지속되면서 부채비율은 189.93%로 늘었지만, 여전히 200% 이하를 유지 중이다. 
 
신중학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외형이 회복되나 낮은 수익성의 지속으로 인한 영업현금창출력 제약과 자본적 지출·배당금 지급 등 자금소요로 인해 단기 내 유의미한 재무안정성의 개선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보유 현금성자산과 영업현금창출능력 등이 유동성 보강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