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SAF로 새 도전…실적 반등 가능성은 '미지수'
3분기 3529억원 적자전환…지속가능항공유(SAF) 사업 모색
5000㎘ 생산해 일본에 상업 판매 성공
다만, 생산비용 높아 수익성 떨어지는 단점
공개 2024-11-22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GS칼텍스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 여파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에 직면했다. GS칼텍스는 지속가능항공유(SAF) 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높은 생산 단가와 제한적인 시장 확대 가능성 등으로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제마진 회복세와 계절적 수요 증가, 화석연료 친화 정책 재개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실적 반등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진=GS칼텍스)
 
GS그룹, GS칼텍스 부진으로 실적 ‘반토막’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칼텍스는 3분기 연결기준 35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매출 역시 11조65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하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정유 부문은 매출액 9조1989억원, 영업손실 5002억원을 기록하며 GS칼텍스의 사업부문 가운데 가장 큰 손실을 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해 재고평가손실만 4148억원에 달했으며, 역래깅 현상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GS칼텍스의 실적 악화는 모회사인 GS의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GS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27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했다. 순이익은 387억원으로 94.5% 급감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는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으로 GS칼텍스의 정유 사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결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정유업계가 최근 집중하고 있는 지속가능항공유(SAF)가 GS칼텍스의 수익성 개선 도움이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AF는 옥수수 등 동·식물에서 추출한 바이오매스 및 대기 중 포집된 탄소 등을 기반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일반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규제와 온실가스 감축 흐름에 따라 SAF 사용이 점차 의무화되고 있는 대외 환경에 발맞춰 GS칼텍스도 SAF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GS칼텍스는 지난 9월 핀란드 네스테로부터 공급받은 SAF를 일반 항공유와 혼입해 제조한 제품 5000㎘를 일본에 상업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또 기존 식물성 기름 기반의 1세대 원료뿐만 아니라 2세대 원료인 폐식용유(UCO)와 팜부산물(POME) 등의 재생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협업하는 등 SAF 직접 생산을 위한 작업에 나선 상태다.
 
 
SAF, 단기간 내 유의미한 실적 개선 카드 되기 어려워
 
하지만 다만 SAF 단가는 기존 항공유보다 2.5배 이상 비싸다. 기업 입장에서는 SAF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주요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이 또한 쉽지 않은 문제다. GS칼텍스는 SAF 생산 전용 시설을 구축할지, 기존 석유 생산시설을 일부 이용해 SAF를 생산하는 코프로세싱 방식을 도입할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매우 적은 양의 SAF 의무화 비율을 생산해 내기 위해 전용 생산시설까지 짓는 것은 낭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AF가 실적 개선의 결정적 카드가 되기는 어려워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GS칼텍스가 바닥을 통과했으며 빠른 시일 내에 수익성을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주요 지표인 정제마진이 4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 구매 비용과 수송·운영비를 뺀 금액으로, 정유 업계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실제로 9월 배럴당 6.1달러로 최저점을 기록했던 싱가포르·두바이 복합정제마진은 10월 8.1달러, 11월 11.1달러까지 상승하며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4분기는 계절적 요인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난방 수요 증가로 인해 석유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해외 주요 정유사들의 정기 점검으로 공급량이 줄어드는 점도 제품 가격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회복세와 계절적 수요 증가가 결합하면서 일부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점도 정유 업계에 잠재적인 호재로 평가된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 화석연료 친화 정책을 펼치며 석유 및 가스 산업을 지원해왔다. 이에 따라 석유산업 관련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대외적 환경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IB토마토>는 GS칼텍스 측에 SAF 관련 투자 계획과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 질의하려고 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권영지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