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HMM 고실적 덕에 '반색'…지분 확대는 '양날의 검'
전환권 행사로 HMM 보유 지분 증가
배당 수익 늘지만 변동성 함께 상승
공개 2024-11-19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산업은행이 모처럼 HMM 지분 덕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HMM은 산업은행의 총자본비율을 휘청이게 하는 아픈 손가락이다. 그러나 HMM이 고실적을 기반으로 한 신용등급 상승과 성장세를 보이면서 산업은행은 총자본비율 상승과 수익성을 모두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분 증가로 변동성이 커진 만큼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산업은행
 
전환권 행사로 보유 지분 늘려
 
1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HMM 보유지분은 33.73%다. 직전 보고서인 6월 비율 대비 2.86% 올랐다. 산업은행이 지난달 22일 HMM의 제196회 무보증사모전환사채에 대해 전환권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전환권을 행사하면서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 주식은 2억3119억9297주에서 2억9719만9297주로 6600만주 증가했다. 이번 전환권 행사는 지난 6월에 이어 올해 두번째다. 전환권 행사로 보유 주식은 늘고 반대로 특정 증권 등의 비율은 41.62%에서 38.74%로 줄었다.
 
올 6월에는 195회 무보증 사모전환사채 전환권 행사로 29.2%에서 30.87%로 비율을 1.67%p 올랐다. 주식 수로는 3000만 주다. 올해 전환권 행사는 10월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4월에도 한차례 예상된다. 이번 채권보다 덩치가 큰 7200만주 규모다. 만약 보유하고 있는 채권을 모두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산업은행이 보유한 HMM의 보유 지분은 3조6919억9297주로 커진다.
 
 
지분이 늘어나면서 HMM의 덕을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커졌다. HMM이 신용등급 상승 등 연이은 호재를 터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한국신용평가는 HMM의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긍정적으로 상향시켰다. 실질 무차입 경영으로 재무 구조가 안정돼 있으며, 시황 호조로 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신평의 전망대로 HMM의 3분기 실적은 대폭 뛰어올랐다. 지난 13일 HMM에 따르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461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41%에 달한다. 매출도 3조55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828% 확대된 규모다. 해상운임상승과 수익성 위주 영업 강화가 실적 호조의 주된 이유다. 특히 사업 다각화와 신규 수익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밝혀 전망도 밝다.
 
HMM의 배당으로 인한 추가 수입도 예상된다. HMM은 지난 9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밸류업지수에도 포함됐다. 코리아밸류업지수는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일환이다. 밸류업지표가 우수한 기업을 중심으로 산출된 점에 의의가 있다. HMM의 주가는 14일 기준 전일 대비 3.53% 오른 1만7620원으로 3일 연속 오름세를 지속하며 장을 마감했다. 실적 호조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주당 배당 규모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22년 HMM은 주당 1200원을 배당했다. 매출액이 18조5828억원으로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에는 주당 700원을 배당했는데,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주당 배당액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2080억원 넘게 배당을 실행하게 되며 2022년 수준으로 배당이 뛴다면 산업은행은 2774억원 이상을 HMM의 배당수익으로 얻게 된다.
 
수익성 향상됐지만 지분 확대로 변동성 커져
 
HMM은 산업은행의 총자본비율을 언급할 때마다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았다. 강석훈 회장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HMM의 주가가 산업은행의 BIS비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당시 강 회장은 “HMM 주가가 1000원만 떨어져도 산업은행 총자본비율은 0.07%p 하락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총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눠 산출하는 비율이다. 총자산 중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로,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대표 척도다. 산업은행은 자본과 자산에서 구조조정기업 출자전환 주식 비중이 비교적 높아 변동성도 큰 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산업은행의 BIS비율은 14.28%다. 총자본비율은 전 분기 대비 같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보통주비율과 기본자율비율은 각각 0.07%p 올라 모두 13.14%를 기록했다. 특히 총자본비율의 경우 지난해 동기 14.1% 대비 0.18%p 올랐다.
 
지난해 6월 말 HMM의 주가는 1만8850원에서 1년 새 등락을 거듭했으나 1만9690원으로 올랐다. 다만 업권 활황에도 불구하고 6월 이후 최근 5개월 동안 주가는 하락했다. 밸류업지수에 편입되고 상세 전략을 구상했음에도 이대로라면 4분기 총자본비율은 상반기 대비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보유지분의 증가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지분율이 오르면서 배당 등 수익성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총자본비율의 추이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유지분이 늘어난 만큼 변동성도 함께 늘어났기 때문이다. 만약 HMM의 주가가 다시 하락할 경우에는 자본적정성을 낮출 수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HMM 수익성이 좋으면 산업은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겠으나, 결산이 끝난 뒤에야 알 수 있다"라면서 "HMM 매각은 관계 기관들과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