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전 조선 계열사 흑자 달성…밸류업 동력 '강화'
미포조선 예상보다 빠른 이익 확대…조선 계열 순이익 확대 전망
쌓여가는 수주 물량 원활한 인도 위해 연간 8000억원대 CAPEX 관측
높은 이익 증가율과 낮은 차입 비용…투자와 밸류업 활용 여지 커
공개 2024-11-07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전 조선 계열사의 영업흑자 증가폭이 가팔라지면서 향후 투자 및 밸류업 재원을 함께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입 부담이 낮은 가운데 설비 투자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현금창출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한국조선해양은 HD현대미포(010620)조선(이하 미포조선)을 마지막으로 전 조선 계열사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 조선 계열사가 고수익 선박 인도 비율이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선박 가격 우상향이 지속되며 수익성이 확대되고 있어 한국조선해양의 재원 마련은 무리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선박 건조 현장(사진=HD한국조선해양)
 
전 조선 계열사 수익성 확대…밸류업 여건 조성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포조선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3조2072억원, 영업이익은 4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 손실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와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미포조선의 매출액은 2조9363억원, 영업 손실은 877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수익성이 높아지면서 현금흐름도 개선 중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포조선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46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418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기도 했다.
 
미포조선은 한국조선해양의 조선 계열사 중 가장 늦게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누적 기준 미포조선의 영업이익 전환은 올해 상반기(영업이익 64억원)에 이뤄졌는데, 그룹사인 HD현대중공업(329180)(지난해 2분기)와 HD현대삼호중공업(지난해 1분기)보다 1년가량 늦은 시기다. 미포조선은 생산성을 개선해 저수익 선박을 빠르게 인도하면서 수익성을 개선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선박 가격이 우상향한 탓에 조선업계의 수주 물량은 갈수록 수익성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오는 12월 발표 예정인 한국조선해양의 밸류업 재원 마련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총주주수익률(TSR) 30% 이상을 목표로 주주환원 정책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R은 배당 소득과 주식평가이익을 더한 값이다. 이에 한국조선해양은 향후 배당, 자사주 매입 및 환원 등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2013년 이후 순손실이 쌓이면서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지만, 올해 1조원 이상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등 배당 여건이 조성되고 있어 향후 빠른 시일 내에 배당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국조선해양의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조2517억원으로 지난해(1449억원)의 8.6배에 이를 전망이다.
 
다만, 구체적인 밸류업 실행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오는 12월 구체적인 밸류업 방안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조선해양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밸류업에 관한 계획은 현재 수립 중으로 구체적인 밸류업 방안에 대한 내용은 12월쯤 발표가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수익성 지속 상승...차입 부담 낮아 자금 활용폭 넓어
 
한국조선해양은 밸류업뿐 아니라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자본적 지출(CAPEX)도 집행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부담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은 증가하고 있지만 유형자산 투자 등은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자 비용 등 차입 부담도 낮기 때문이다. 매년 한국조선해양의 현금창출력도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한국조선해양의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를 1조8940억원, 내년은 2조9810억원으로 1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조선해양은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100% 내외(계열사 별 93.9~118.2%)의 가동률을 기록한 조선소의 생산 능력 확대 차원의 투자다. 미포조선의 경우 현재 연간 15척의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23척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조선해양이 내년과 2026년 각각 8000억원 내외의 CAPEX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밸류업에 사용될 재원 마련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유형자산 투자가 8000억원 수준에서 집행되는 가운데 현금창출력은 늘어나면서 보유 현금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은 5조2132억원으로 지난해 말(4조6140억원)보다 13% 늘었다. 이익이 늘어난만큼 현금 보유량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편 한국조선해양은 차입 부담도 적어 투자와 밸류업 등에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여유가 크다. 올해 상반기 한국조선해양의 연결기준 이자보상배율은 4.7배로, 지난해 상반기(0.5배)에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조선해양의 이자 비용은 11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45억원)에서 10%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522억원에서 5366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애널리스트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밸류업 예정인 한국조선해양의 재무 상황에 대해 “현금성 자산이 3조원을 넘고 향후 호실적이 예상되기 때문에 배당 등 밸류업을 추진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며, 한국조선해양의 부채비율도 제조업계에서 높은 수준이 아니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조선해양이 HD현대 조선사업의 중간 지주사로서 조금 더 긍정적으로 밸류업을 고려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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