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국토교통부 산하의 시장형 공기업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가 인천국제공항 4단계 관련 사업 투자로 차입 부담이 늘고 있지만, 국제선 항공 시장에서의 준 독점적인 지위를 바탕으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엔데믹 국면 이후 항공산업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점, 관련 법에 따른 정부 지원 가능성 등이 인천공항의 재무안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사진=인천국제공항공사)
2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인천공항의 총차입금 규모는 현금창출력 확대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의 총차입금은 6조2876억원으로 지난해 말(5조9995억원)에서 4.8% 증가했다. 이 중 단기차입금 규모는 1조713억원으로 전체 차입금의 17% 수준이다.
인천공항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4단계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활주로 1개를 추가하고 제2터미널 확장(연간 이용객 수용능력 2900만명 추가) 등이 주요 개발 내용이다. 개발에 따른 차입금 증가로 인천공항의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40.3%로 이는 지난해 말(39.4%)에 비해 0.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다만, 내년부터는 개발 사업 종료에 따라 인천공항의 투자 부담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의 재무안정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항공 수요 회복에 힘입은 현금창출력 개선 및 관련 법률(인천국제공항공사법)에 따른 정부의 지원 가능성 때문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항공 수요 증가로 인천공항 매출과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의 매출은 1조2051억원, EBITDA는 572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1조82억원)과 EBITDA(4433억원)이 각각 19.5%, 29.1% 증가했다. EBITDA가 증가하면서 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도 올해 상반기 5.5배를 기록했다. 총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금창출력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말(5.9배)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천공항의 수입원은 착륙료, 정류료, 공항여객이용료 등 항공 수요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매출과 공항시설 운영에 따른 사용료 매출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항공 수요 증가와 국내 국제선의 다수(올해 상반기 국내 국제선의 79.3%)를 처리하는 사실을 고려하면 매출과 수익성 증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확장 개발에 따른 이용객 수 증가도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공항시설 매출도 주로 5~10년의 장기계약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공사법에 의한 정부의 자금 지원도 재무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법률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정부 예산 범위 내에서 사업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보조받을 수 있다. 아울러 정부가 비용 보조 외에도 인천공항에 대해 출자 지원, 자금 융자, 원리금 상환 보증 등 다양한 재무 지원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인천공항에 대해 “인천공항이 보유한 단기 차입금 규모가 현금성 자산(1565억원)을 상회하지만 인천공항의 우수한 대외신인도 등을 고려하면 자본 시장에서 조달이 원활할 것으로 보이며, 사업의 공공성에 근거한 정부의 지원 가능성도 높아 향후 인천공항의 유동성 위험은 극히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