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스타리츠, 갤럭시타워 가치 급락에…영업실적 '들쑥날쑥'
제3기 사업연도부터 갤럭시타워 손상차손 반영·환입 반복
고금리에 자산가치 변동폭 큰 탓…'할인율'에 영향
내년 초 신규 국내 자산 편입 가능성…유럽 부동산 가치 '바닥'
공개 2024-10-22 06:00:00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KB스타리츠(432320)가 전기 대비 대폭 하락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533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14억원 적자 전환한 것이다. 유럽 오피스 빌딩의 불황과 고금리가 겹치며 자산 포트폴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벨기에 ‘갤럭시 타워’의 자산가치가 크게 변화한 영향이다.
 

벨기에 갤럭시 타워 전경.(사진=KB스타리츠)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스타리츠는 제5기 사업연도(2024년 2월~7월) 연결 기준 영업수익 297억원, 영업손실 268억원, 당기순손실 317억원을 기록했다.
 
KB스타리츠의 영업실적은 지난 제3기(2023년 2월~7월)부터 등락을 반복했다. 당시 영업수익 285억원, 영업손실 214억원을 기록했다가 제4기(2023년 8월~2024년 1월)에는 영업수익 652억원, 영업이익 533억원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1개 사업연도 만에 다시 영업실적이 대폭 하락한 것이다.
 
유럽 부동산 불안감·고금리 탓 ‘보수적 가치평가’
 
KB스타리츠의 올해 7월 기준 기초자산 포트폴리오는 △벨기에 North Galaxy Tower(이하 갤럭시 타워) 78% △대한민국 서울 씨티뱅크센터 12% △영국 Samsung Europe HQ(이하 삼성전자 유럽본사) 10%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78%를 차지하는 벨기에 갤럭시 타워의 자산가치가 매 사업연도 큰 변동을 기록하면서 리츠의 영업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반 기업은 영업에 사용하는 부동산 이외 부동산을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하고, 투자부동산의 자산가치 변동은 영업외손익으로 당기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리츠는 부동산업을 본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부동산'을 본업으로 분류하고, 해당 부동산의 자산가치 변동은 '영업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KB스타리츠는 갤럭시 타워를 '투자부동산'으로 분류한 상태라 자산가치 변동이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외 씨티뱅크센터·삼성전자 유럽본사는 ‘비연결종속기업투자’ 계정에 각각 반영하고 있다.
 
갤럭시 타워의 경우 벨기에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의 지분 100%를 매입해 보유하고 있는 반면, 씨티뱅크센터는 케펠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3호의 2종 수익증권(우선주) 93%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 유럽본사는 영국 현지 SPC의 지분증권 100%를 보유한 LB영국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8·19호 펀드의 수익증권 지분 89%를 KB스타리츠가 갖고 있다.
 
 
지난 제3기 사업연도에 KB스타리츠 투자부동산에는 손상차손 396억원이 기록되며 기타 수수료 등을 합해 500억원의 영업비용이 지출됐다. 이에 비해 임대료에 따른 영업수익은 285억원에 불과해 214억원의 영업손실을 보였다. 반면 제4기 사업연도의 경우 제3기에 반영된 투자부동산 손상차손 396억원보다 많은 397억원 규모 손상차손 환입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해당 환입 규모가 영업수익에 더해져 65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비용 118억원은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제5기 사업연도에선 또 한 번 해당 부동산의 토지(134억원)와 건물(306억원)에서 손상차손 441억원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영업비용에 이 같은 수치가 반영되면서 영업비용 566억원이 발생, 268억원의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원광석 KB자산운용 리츠운용본부장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벨기에 현지의 감사인과 한국의 감사인 모두 갤럭시 타워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갖고 자산가치 평가를 진행했다”라며 “자산 평가의 핵심 요소는 ‘할인율’과 ‘캡 레이트(Cap rate·수익환원율)’인데, 현재의 기준금리를 할인율에 반영해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의 특성상 실제 가치 대비 낮은 평가를 준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KB스타리츠는 벨기에 현지의 독립적인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KROLL사(社)에서 수행한 평가에 근거해 현지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판단한다.
 
현금배당 규모는 ‘굳건’…내년 신규 자산 편입 가능성
 
KB스타리츠의 영업실적이 크게 변화한 와중에도 주주들에 대한 현금배당 규모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 제2기(2022년 8월~2023년 1월) 1주당 165원이던 현금배당금은 벨기에 갤럭시 타워의 손상차손 반영이 본격화된 제3기 188원으로 확대됐고, 제5기 사업연도까지 이 금액은 유지되고 있다.
 
원 본부장은 “자산가치 변화에 따른 영업실적의 변동이 심화됐지만, 배당을 위한 현금흐름에는 문제가 없다”라며 “국내 부동산의 추가 취득 등을 통해 배당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리츠를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스타리츠는 해외 부동산의 손상차손 반영 등에 따른 실적 변동을 대비하기 위해 국내 오피스 자산 편입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서울 종로구 소재 씨티뱅크센터를 신규 자산으로 약 650억원을 들여 편입하면서 첫 번째 한국 소재 부동산 투자를 완료한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이 빌딩을 2029년 10월까지 100%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빌딩의 연간 임대료는 약 7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신규 자산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소재 부동산 포트폴리오 비중을 확대해 해외 경기 침체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리스크를 예방하겠다는 의지다. 이에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중 씨티뱅크센터 수준의 신규 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 본부장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가 본격화한다면 현 수준의 손상차손이 더 이상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활용해 국내 우량 자산의 포트폴리오 편입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권성중 IB토마토 권성중 기자입니다. 어려운 사실도 쉽게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