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풍제약, 신약 개발 속도전…재무 부담 속 수익성 개선 시급
하이알플렉스주 품목 허가에 SP-8203 등 임상 3상 본격화
연구개발비 투자 확대 예상…자금 부담 여력 가능 미지수
공개 2024-10-18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신풍제약(019170)이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하이알플렉스주(SP5M001)'가 품목 허가를 받은 가운데, SP5M002(골관절염 주사요법제)와 SP-8203(급성허혈성 뇌졸중 치료제)가 임상 3상에 속도를 내면서다. 다만, 신풍제약은 부진한 현금창출력에 따라 차입 부담이 가속되고 있어 R&D 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익성 개선이 숙제로 남았다.
 
(사진=신풍제약)
 
SP-8203 임상 3상 IND 승인…하이알플렉스주 잇는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주요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SP-8203(성분명: 오탑리마스타트)의 임상 3상 시험 계획(IND) 승인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신풍제약은 지난 7월12일 하이알플렉스주의 품목 허가를 얻었다. 10년간 공들인 연구개발에서 쾌거를 얻은 만큼, 이에 탄력을 받아 연구개발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알플렉스주는 골관절염 치료제로, 헥사메틸렌디아민(HDMA)으로 가교 결합된 신규 히알루론산나트륨겔을 주성분으로 하는 관절강 내 주사요법제다. 업계에 따르면 가격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지만, 6개월에 1회를 투여한다. 지난 2015년 임상 1상을 시작해 약 10년간 투자해왔기 때문에 유의미하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번 임상 3상을 진행하는 SP-8203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치료제로, 계열 내 최초 약물(First-In-Class)로 개발되는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다. 지난 8월9일 임상 3상 IND 신청을 한지 약 세 달 만에 승인을 얻었다.
 
SP-8203의 임상 3상은 혈전용해제 표준 치료를 받는 뇌경색 환자에서 SP-8203주의 유효성과 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 눈가림, 평행, 위약 대조를 실행한다. 총 852명을 등록했으며, 첫 투여 이후 90일째에 유효성과 안정성에 대해 평가할 계획이다.
 
신풍제약은 또 다른 파이프라인 SP5M002주의 임상 3상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지난 11일 SM5M002주의 임상 3상 시험 변경계획 승인을 얻었기 때문이다.
 
SP5M002주는 4세대 히알루론산(HA) 치료제로, 골관절염 환자의 관절강 내 주사를 통해 연골 손상을 방지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의약품이다. 신풍제약은 SP5M002지난 2022년 11월 임상 3상 IND 신청한 후 바로 다음 해에 승인을 얻었다. 이후 참여기관수 변경과 실험실적검사 횟수 변경 등으로 변경 계획 승인 신청을 했고, 최근 승인을 얻었다.
 
두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 3상이 진행됨에 따라 신풍제약의 연구개발 투자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의 연구개발비(율)는 지난해 상반기 251억원(24.74%)에서 올해 상반기 155억원(14.08%)로 줄었지만, 통상 임상 3상에는 대규모의 자금을 투자한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통상적으로 임상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돼 여러 비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향후 기술이전(License Out, L/O)을 고려한 글로벌 임상까지 염두에 둘 경우 충분한 R&D 비용 확보를 우선시 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차입 부담·현금창출력 부진에…R&D 투자 위한 실적 개선 '급선무'
 
다만, 업계에서는 신풍제약이 R&D 투자를 이어나가기 위한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적자로 부진한 현금창출력이 이어진 상황에서 유동성 자금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차입 부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풍제약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82억원이다. 직전연도 동기(213억원)보다 개선됐지만, 지난 2021년(143억원) 시작된 적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2022년(340억원)과 지난해(474억원)를 거쳐 영업손실 폭은 심화돼 왔다.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당기순손익까지 반영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음수(-) 행진이 이어졌다. 신풍제약은 지난 2021년 710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264억원)과 지난해(248억원)를 거쳐 영업활동으로 대규모 현금이 유출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활동으로 56억원의 현금이 흘러나갔다. 손실 폭이 더 컸던 지난해 동기에는 40억원의 영업활동현금이 빠져나갔던 것보다 유출 폭이 크다. 구체적으로 기타금융부채 70억원을 상환했고, 16억원의 퇴직금 지급이 현금 유출에 무게를 실었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말 신풍제약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등 포함)은 650억원이다. 지난 2021년말에는 유동성 금융자산까지 포함해 1008억원 수준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지만, 약 3년 만에 35.52% 감소했다.
 
유동성 자금도 온전히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사용하긴 어려워 보인다. 신풍제약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 차입금만 440억원에 달한다. 2021년까지는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차입금이 없었으나, 지난해(450억원) 대폭 확대돼 올해까지 이어졌다.
 
통상 기업들은 이자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차입금 상환 기간을 연장해 당장의 현금 유출을 막기도 한다. 그러나 신풍제약의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은 -3.15배(영업손익/금융비용)로 계산된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이라면 번 돈으로 이자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해석되며, 마이너스인 경우는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IB토마토>는 차입금 상환과 R&D 투자 계획에 대해 질의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얻지 못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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