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케이뱅크가 상장 수요예측 전 우려를 잠재웠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와 대규모 예치금 이탈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켰다. 고속 성장 단계에 돌입한 만큼 상장을 기반으로 여수신 규모를 키우고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포부다. 특히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동반 성장시켜 상장 후 주가도 우상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진=케이뱅크
가상자산 예치금 이자부담 늘어도 영향 '미미'
15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8월 업비트 예치금 평균잔액은 3조7915억원으로 기존의 0.1% 대비 2%p 인상된 2.1%의 예치금 이자를 두나무에 지급해야 한다. 지난 7월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이자비용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다. 평균잔액이 3조7915억원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케이뱅크가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은 약 867억원이다. 이를 올해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케이뱅크는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이자비용으로 약 300억원을 내는 셈이다.
케이뱅크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이같은 투자 위험요소를 공시했으나, 실제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케이뱅크의 이자비용은 2434억2100만원이다. 하반기 이자 비용이 상반기와 비슷하다면 약 12.3% 수준으로 크지 않다.
특히 케이뱅크가 보유하고 있는 업비트 예치금 운용수익 대비 이자비용은 적은 편이다. 8월 기준 업비트 예치금 운용수익률은 2.92%로 수익 규모는 94억원이다. 같은 달 이자비용이 73억원으로 이자비용률은 2.29%을 기록했다. 운용수익과 이자비용 규모는 21억원, 비율은 0.63%p 차다.
해당 예치금에 대해 유동성도 갖췄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예치금을 고유동성자산으로 운용하고 있다. 대출금으로는 전혀 제공되지 않고 있어 갑자기 대규모로 인출이 일어난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해당 예치금을 국공채와 환매조건부채권,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 등에 투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영향도 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사업자 예금에 대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 산정기준을 40%에서 100%로 상향했다. 예치금 전액이 한 달 내 유출되는 것을 가정해 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을 산출하도록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케이뱅크의 지난 상반기 유동성커버리지비율은 178.68%로 지난해 말 161.59%보다 올랐다.
업비트 예치금이 전체 수신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대폭 줄었다. 지난 2021년 말 기준 케이뱅크 내 업비트 수신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2.9%에 달했다. 지난해 말 비중은 20.83%로 대폭 하락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6.85%로 줄었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전체 수신에서 업비트 예치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 충분히 커버 가능할 것"이라며 "이자비용 증가도 상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속성장단계 돌입…수익성도 '충분'
케이뱅크가 업비트 예치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데는 성장에 대한 확신이 한몫했다. 케이뱅크의 이자수익은 실제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 2021년 케이뱅크의 이자수익은 2376억6200만원에서 지난해 말 8741억4100억원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결산 결과만 봐도 1년 전 4150억원을 넘어 5076억660만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를 설립 초기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돌파 단계로 보고 있다. 올해부터는 다양한 서비스 출시와 기업공개(IPO)가 맞물려 고속성장단계에 돌입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케이뱅크는 코어뱅킹을 통해 이자수익을 확보하고, 플랫폼 허브를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케이뱅크는 고객 기반을 강화해 저원가성 수신을 확대하고 중소기업대출(SME)과 소호 대출을 통해 성장률을 끌어 올릴 계획이다.
플랫폼 사업도 강화한다. 오픈에코시스템을 지향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제휴 서비스로 결과를 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금융서비스로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투자 전용 플랫폼은 이미 1단계를 완료해 미술품 조각 투자 등 재미 요소와 효용성을 갖췄다.
케이뱅크는 올해 국내 최초로 비대면 소호 부동산 담보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내후년까지 소호시장을 타깃으로 비대면 대출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특히 소호대출뿐만 아니라 중소법인으로 확장도 꾀한다. 케이뱅크는 내년 하반기 SME 특화 신용평가모형(CSS)과 대출 시스템을 구축한다. 2026년 상반기에는 케이뱅크 앱과 웹을 리뉴얼하며 이듬해 비대면 SME상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케이뱅크는 3년간 상장자금 100억원을 들여 인공지능(AI)과 공개형 앱개발도구(오픈API),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등의 고도화도 본격화한다.
최 행장은 “최근 출시된 비대면개인사업자 대출 신청도 매일 1000건 이상 들어오고 있으며, 앞으로 서비스도 확장할 계획”이라면서 “성장성과 수익성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업사이드 포텐셜(주가 상승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