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낮아진 홀드율로 인해
파라다이스(034230)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홀드율이란 카지노가 게임에서 승리해 회수한 금액을 나타낸 것으로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회수한 돈이 많아짐을 의미한다. 매출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올해 2월 파라다이스시티가 위치한 인천 영종도 지역에 외국인 대상 카지노를 개장하면서 지역 내 경쟁 심화로 인한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파라다이스 홈페이지)
6월 이후 4개월 연속 카지노 매출 역성장세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초 크게 확대됐던 파라다이스의 월별 전년 대비 성장률이 시간이 갈수록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실적 둔화는 3월부터 본격화됐다. 파라다이스가 월별로 공시하는 카지노 잠정 매출액을 살펴보면 올해 1월 52.8%과 2월 80.9% 성장률을 보이며 평균 66.85% 증가했던 매출액은 올해 3월 들어 성장률이 26.3%로 줄었다. 4월에는 54.0%로 늘었지만, 업계에서 성수기로 통하는 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성장한 것에 그쳤다.
하반기부터는 월별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6월은 지난해 941억원에서 올해 578억원으로 38.6% 역성장했으며, 7월은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2.1%, 8월은 6.5%, 9월은 16.5% 감소했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까지 20.5%의 성장률을 보였던 매출액은 3분기 누적(1~9월)으로 8.8% 성장하는 것에 그쳤다. 제주 지역에 위치한
롯데관광개발(032350)이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해 올 9월 누적 기준 120%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파라다이스 측은 매출 감소의 원인을 낮아진 홀드율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전년동월 대비 매출액이 높았던 1월과 2월 홀드율은 11.8%, 13.2%를 기록하며, 직전연도 1월(9.4%), 2월(11.6%)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홀드율은 13%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출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6월부터 홀드율은 10% 내외로 떨어졌다. 특히 매출감소폭이 컸던 6월은 지난해 16.9%에 이르던 홀드율이 올해에는 6.7%포인트 감소한 10.2%를 기록했다.
이어 7월에는 직전연도 동월 대비 0.6%포인트 줄어든 10.5%, 8월에는 2.6%포인트 줄어든 10.1%, 9월에는 2%포인트 줄어든 10.2%를 기록 중이다. 이에 7~9월 카지노 매출액(잠정)은 지난해 2136억원에서 올해 1915억원으로 10.35%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비수기 시즌인 7월과 9월 홀드율이 하락하면서 매출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드롭액은 올 3분기 전년동기 대비 6.3% 상승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VIP와 MASS고객 수도 꾸준히 증가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월부터 같은 지역에 모히건 인스파이어가 카지노를 오픈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인스파이어 카지노 월 매출 상승세…경쟁 격화 우려
이 가운데 파라다이스시티와 인접한 위치에 모히건 인스파이어가 지난 2월부터 국내 최대 규모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 '인스파이어 카지노'를 개장하면서 경쟁 격화로 인한 실적 저하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연간 드롭액 6조1732억원 중에서 파라다이스시티가 차지하는 금액은 2조9637억원으로 총액에서 48.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스파이어는 올해 3월에는 그랜드 오프닝을 통해 쇼핑·다이닝·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복합문화공간 '인스파이어 몰'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랜드 오프닝 이후 구체적인 방문객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인스파이어 측은 목표로 했던 연간 방문객수 350만명을 순조롭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CJ온스타일이 모바일 라방을 통해 인스파이어 리조트 이용권 주문금액 53억원을 달성키도 했다. 이는 CJ온스타일 라방 기준 국내 호텔리조트 주문금액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지노 간 거리도 멀지 않다. 네이버 지도로 검색 시 자차를 이용하면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인스파이어 리조트간 이동거리는 13분에 불과하다. 이에 현대차증권 등은 최근 인스파이어 카지노 진입에 따른 경쟁 격화 등으로 인해 파라다이스에 대한 향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전망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대비 7% 하향 조정한 1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증권가에서는 인스파이어 카지노의 매출액을 7월 약 200억원, 8월 약 3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을 고려하면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9월 파라다이스시티의 드롭액은 지난해 2934억원에서 올해 2963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드롭액은 고객이 카지노 이용을 위해 구매한 총액을 일컫는다. 분기별 드롭액 증가율도 낮아지는 모습이다. 2분기 드롭액은 2021년 1527억원에서 2022년 118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3년에는 6926억원으로 5.8배 급성장했다. 그러나 올해에는 8340억원으로 141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3분기 1222억원이던 드롭액은 2022년 3425억원, 2023년 8229억원으로 매년 2배 이상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9144억원으로 약 91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계와 증권가 등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가까운 거리에 새로운 외국인 카지노가 개장하면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반면 인스파이어를 찾은 관광객들이 파라다이스시티를 찾으면서 동반 성장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이기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라다이스 씨티(영종도)의 매출액이 월 400억원을 돌파하면서 상당히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인스파이어 카지노의 매출액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파라다이스 씨티와 인스파이어의 경쟁이 단기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기도 하나 장기적으로는 동반 우상향 할 수 있는 직접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평가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