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야크아이앤씨, 우회상장으로 신사업 진출 가속
시총 931억원 규모…전환사채 발행 시 6.01% 희석
6개월간 214만주 보호예수 종료되며 '오버행' 우려
공개 2024-10-10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블랙야크아이앤씨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SPAC)를 흡수합병하면서 우회상장에 나섰다. 우회상장은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우량기업이 이미 상장된 기업을 인수하면서 비교적 빠른 시일 내 상장과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이번 흡수합병으로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가 보유한 예치금 등을 포함해 147억원을 조달받을 예정이다. 조달된 자금은 스마트 물류센터 건립과 신사업 진출을 위한 연구개발비로 사용될 계획이다. 
 
블랙야크 양재 사옥. (사진=BYN블랙야크 홈페이지)
 
코스닥시장 상장 요건 '미충족'…우회상장 본격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블랙야크아이앤씨는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시가총액은 931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합병비율은 1대 0.5227657로, 합병가액은 블랙야크아이앤씨 1주당 3826원,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 1주당 2000원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2월24일로 예정됐다. 합병이 완료되면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존속하고 미래에셋기업인수목적1호는 소멸하게 된다. 합병 후 발행주식총수는 2432만8600주로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가 이전에 발행한 전환사채(CB)가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발행주식총수는 2588만3304주로 늘어난다.
 
블랙야크아이앤씨주식분산 요건인 '소액주주 500명 이상'을 충족하지 못한 만큼 주식분산·액면가 등 일부 외형요건을 심사하지 않는 스팩합병 방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합병법인인 블랙야크아이앤씨의 소액주주수는 0명이고, 피합병법인인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의 지난해 말 기준 기준 소액주주수는 1만25명으로, 합병 완료 시 블랙야크아이앤씨의 소액주주수는 총 1만25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합병이 진행되고 나면 강태선 BYN블랙야크 회장의 장남 강준석 사장의 지분율은 합병 전 65.15%에서 합병 후 56.50%로 약 8.65%포인트 줄어들게 된다. 강 회장의 차녀인 강영순씨의 지분율 역시 28.14%에서 24.40%로 3.74%포인트 줄어들 전망이다.  
 
지분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80.90%의 지분율을 유지하면서 견고한 수준의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CB 발행 후에도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76.04%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환사채 전환·보호예수 기간 등 '오버행' 요인 상존
 
현재 미래에셋비전기업인수목적1호는 약 29억7400만원 규모의 CB를 발행한 상태로, 주식으로 변경 시 전환가능주식수는 297만4000주, 전환가액은 1000원이다. 이는 CB 전환 후 발행주식총수 2588만3304주의 6.01%에 해당되는 비중이다. 
 
사채의 소유주는 발기인인 미래에셋증권(006800), 리딩투자증권, 엠앤앰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전환사채는 합병신주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매각이 제한된다. 이후 전환사채가 향후 보통주로 전환돼 시장에 출회될 경우 주식수의 증가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전환을 가정한 상태에서 상장일 기준 1개월이 지난 뒤에 110만주, 6개월 뒤에 204만2624주에 대한 매각제한이 풀리면서 오버행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1년6개월 뒤에는 오너일가가 보유한 1968만2500주에 대한 의무보유기간도 종료된다.
 
오버행이란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대규모 주식 물량이다. 시장에 대량으로 쏟아지는 물량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장 후 일정 기간 주식 매각을 금지하는 보호 예수가 만료되거나 채권단의 출자전환 시 발효됐던 보호 예수 해제 등이 오버행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오너일가의 지분율 희석과 오버행 우려에도 블랙야크아이앤씨가 우회상장 방식으로 상장에 나선 데에는 신사업을 위한 자금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이 합병을 결정하게 된 배경에는 기존 사업을 강화시키기 위한 경우가 많다. 또 성장기에 진입한 사업의 다각화와 판매·유통망을 확장하거나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을 보장받기 위해 합병하기도 한다. 원천 기술과 신기술 확보, 규모의 경제 확대와 이에 따른 경쟁 우위 선점 등도 합병 이유가 된다.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이번 흡수합병으로 들어온 자금 147억원 가량을 신사업에 쓸 계획이다. 상장 후인 2025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신규 물류센터에 들어갈 시설자금 88억원, 직영대리점 개설비용으로 3억원, 신사업 진출을 위한 지분투자와 연구개발비로 56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물류센터가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효율적인 물류센터 운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해 고정비용을 줄이고 입출고 프로세스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신사업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안전화를 포함한 스마트 개인보호구(PPE) 개발과 함께 작업현장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다.
 
지난 2013년 8월8일 설립된 블랙야크아이앤씨는 안전화와 산업안전용품, 의류 제조, 판매업 등을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21년부터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237억원, 281억원, 352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43억원, 54억원, 81억원으로 증가했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도 각각 83.60%, 220.86%를 기록했다. 다만 케이투세이프티, 지벤세이프티, 영원무역(111770) 경쟁사 평균 부채비율 34.15%, 유동비율 470.13%보다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이번 합병이 진행되면 부채비율은 51.61%, 유동비율은 357.37%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블랙야크측은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올해 1분기 지정 감사를 지난 1월에 신청하는 상장을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진행해오며 스팩과의 합병에 관한 계약은 지난 6월 체결 완료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팩합병 방식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는 "기업의 상황과 목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상장 방법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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