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글로벌 '승부수'…"조직부터 싹 바꾼다"
상반기 실적 향상에 유망 해외 법인 지원 강화
해외법인 대부분 실적 향상…법인별 희비 엇갈려
공개 2024-10-08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이 해외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국내 시스템을 개편하는 한편 해외 서비스도 강화한다. 특히 해외 고객들의 접근성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올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향상된 법인들을 중점적으로 지원에 나선 모습이다. 
 
사진=하나은행
 
해외법인만 11곳…조직개편, 현지통화 서비스 확대
 
4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국외 지점은 총 113개다. 하나은행 지점을 비롯해 현지법인과 지점 등을 모두 합한 수다. 이중 해외 법인은 11개다. 하나은행은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등 9개국에 법인을 두고 있다. 미국의 경우 KEB하나뉴욕파이낸셜과 KEB하나로스엔젤레스파이낸셜, 하나뱅코프가 있다. 하나뱅코프는 지주 회사로, 자회사로 하나뱅크USA를 소유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전 세계에 산재한 지점과 법인을 중심으로 조직개편부터 현지 통화 서비스 확장 등 사업 확장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멕시코에 첫 영업 채널을 마련했다. 멕시코 법인 산하 첫 지점으로 하나은행은 폴란드와 인도 등지에도 영업지점을 늘릴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의 정책과도 발을 맞췄다. 지난달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인도네시아의 중앙은행과 현지통화 직거래 체재를 출범시켰다. 하나은행은 이에 맞춰 인도네시아 현지 통화인 루피아로 직거래 서비스가 가능케 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통화 직거래 서비스를 통해 수출입 기업은 직거래 환율을 이용해 거래대금 송금이 가능해졌다. 달러를 거치지 않고 환전이 가능해져 소비자는 거래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국내 외환 시스템도 손봤다. 이를 위해 지난 2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딜링룸과 자금시장그룹이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특히 FX플랫폼사업부는 24시간 거래가 가능하게 운영되며 글로벌사업 확장 기반도 마련했다.
 
지난 3월에는 동유럽 지역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미국 현지법인의 지점을 5개에서 7개로 늘렸다. 반면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점은 각각 1개, 2개씩 감소했다. 다만 6월 말 하나은행 반기보고서에 국외 법인 수가 10개로 표기돼 있으나, 홍콩법인은 존속되고 있다. 
 
해외실적 1년 전 비해 되레 감소
 
이같은 노력에도 해외 실적은 1년 전에 비해 감소했다. 법인별 실적 추이가 갈린 탓이다.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이 해외 법인 11곳으로부터 거둔 당기순익은 701억3900만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777억7400만원에 비해 9.8% 감소한 규모다.
 
특히 하나은행 해외법인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중국법인의 당기순익이 74.8%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176억2300만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 44억4200만원으로 크게 감소하면서 해외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지난 2022년 말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했으나 상반기 기준 10조원대로 다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자산은 9조9392억원으로 1년 만에 10조4031억원으로 늘어났다.
 
자산은 증가했으나 영업수익의 감소세에 비해 반기순익의 감소 폭이 크다. 하나은행 중국법인의 영업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2806억원에서 올 상반기 2307억원으로 499억원 감소했으나 당기순익은 같은 기간 131억8100만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중국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7조3120억원에서 7조1901억원으로 감소했음에도 위험가중자산이 1461억원 증가했는데, 건전성 악화가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로 인해 영업수익에서 충당금 등이 빠져나가면서 당기순익 감소폭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하나은행뿐만 아니라 4대 시중은행의 중국법인 모두 같은 기간 중국에서 거둔 실적에서 감소세를 보였다. 
 
 
중국 법인 이외에도 브라질KEB하나은행과 러시아KEB하나은행, 하나뱅코프의 실적이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7.6%와 36.1% 감소했다. 다만 하나은행 해외법인 중 중국과 러시아, 미국 법인 한곳을 제외하면 모두 실적이 올랐다.
 
특히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오른 법인은 인도네시아 법인인 PT뱅크KEB하나다. 현지 통화로 직거래가 가능해진 만큼 실적 오름세에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반기순이익은 194억8800만원에서 218억5800만원으로 1년 새 12.2% 규모를 키웠다.
 
멕시코KEB하나은행의 경우도 영업수익의 증가에 힘입어 반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15억7000만원에서 20억7700만원으로 32.3% 증가했다. 특히 현지 지점 개설로 접근성을 개선해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강화된 리스크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감소했으며, 우량 대출자산 증가에 집중하고 예대마진 극복을 위해 비이자 이익 증대를 위해 노력할 것" 이라며 "지난해부터 권역별, 국가별 1등 금융기관과의 협업 등으로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균형있는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