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건전성 지표 개선…환율 변동성도 '뚝'
PF 사업성 평가로 상반기 고정이하자산 잔액 감소
외화채권 확대, ALM 측면서 환율 영향력 덜어내
공개 2024-10-07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코리안리(003690)가 올해 상반기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크게 줄어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 위험자산 전반이 감소하면서 운용자산 내 해당 자산 비중도 하락했다. 해외 영업을 확대하면서 늘어난 외화 유가증권 투자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환율 변동성을 줄여주는 효과를 내고 있다.
 
부실채권 재분류 효과…위험자산 비중도 하락
 
30일 보험·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의 올 상반기 고정이하자산 잔액은 344억원으로 지난해 말 1243억원에서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1%에서 0.3%로 0.8%p 하락했다. 다른 건전성 지표인 가중부실자산비율도 0.3%에서 0.1%로 내려갔다.
 
개선 배경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지난 2분기 PF 관련 리스크관리 모범 규정이 개정되면서 사업성 평가 시행 이후 건전성 채권이 재분류됐다는 것이다. 코리안리는 고정 PF가 1건이고, 나머지는 전부 요주의로 재분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코리안리는 올 상반기 대출 7068억원 중에서 53.1%(3753억원)가, 대체투자 1조5781억원에서 13.7%(2162억원)가 부동산 관련 자산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전체 운용자산 9조9720억원의 3% 정도다.
 
통상 보험업권의 PF 대출 자산은 규모 측면에서 다른 2금융권 대비 큰 편이지만 건전성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코리안리 역시 PF 익스포저가 낮은 편이고,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위험자산 비중도 줄었다. 위험자산은 운용자산에서 주식, 출자금, 수익증권, 기타유가증권, 대출채권, 부동산 자산 등을 뜻한다. 상반기 코리안리 위험자산 비중은 31.2%로 지난해 말 32.8%에서 1.6%p 하락했다. 주식과 출자금이 늘었지만 수익증권과 기타유가증권, 대출채권 등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코리안리는 위험자산 비중을 손해보험 업계 평균(지난해 말 52.3%) 대비 크게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운용 성향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면서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위험자산 비중이 낮으면 운용자산을 조정하는 데 여력이 생겨 유용하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투자손익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늘어난 외화채권, ALM 측면서 환율 변동성 낮춰
 
코리안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수취보험료 가운데 약 32%가 해외 수재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운용자산에서 외화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게 나온다. 올 상반기 외화채권은 2조4576억원으로 지난해 말 2조1547억원 대비 14.1%(3029억원) 증가했으며 비중은 24.6%로 계산된다.
 
외화채권은 안전자산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만기가 비교적 길고 구성이 안정적이다. 해외채권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45.5%가 금융채이며, 국공채 및 특수채가 30.3%, 회사채가 23.3%다. 해외 신용등급 기준으로 AA-에서 AA+ 등급 비중이 40.4%이며, A-에서 A+는 38.8%다.
 
(사진=코리안리)
 
외화채권이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ALM 목적이 크다. 코리안리는 그동안 해외 수재를 확대하면서 외화부채도 필수적으로 커졌는데, 이에 대한 ALM 강화를 위해 자산 측면에서 외화채권 편입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한울 NICE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코리안리는 해외 수재보험료와의 환 헤지(Hedge) 등을 위해 외화 유가증권 투자 규모가 높은 편”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외환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금융과 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외화 유가증권 관련 손실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라며 “다만 환 헤지와 더불어 외화 자산이 증가하면서 관련 익스포저 매칭 정도가 개선됐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 수재가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다양한 이종통화가 존재하는 구조”라면서 “원화 외 통화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환율 익스포저 역시 커진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환율이 출렁거리면 환차손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면서 “따라서 특정 부채에 상응하는 자산을 유사한 금액으로 맞춰 환차손과 이익이 상계 처리되도록 하면서 위험성을 헷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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