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국내 전력산업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투자 지속과 함께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자산을 매각하고 경영효율화 작업 등을 추진할 방침이지만, 이미 주요 재무지표가 심각하게 악화돼 있어 단기간 내에 이를 개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한국전력공사)
3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국내 송·변전, 배전 분야를 독점하고 있으며 공사 산하의 6개 발전 자회사가 국내 전력산업 내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한전의 발전자회사들은 국내 전력거래량의 총 70%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영업손실도 올해 들어 흑자 전환했다. 대외 수급요인 및 국제 정세 불안 등으로 에너지시장 변동성이 커졌지만, 2022~2023년 전기요금 인상이 수차례 이뤄지며 한전의 누적적자가 단계적으로 해소됐기 때문이다. 정부의 전기요금 현실화 정책 또한 한전의 이익창출력 보완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높은 정부지원 가능성도 한전의 신용도를 제고시키고 있다. 정부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예비율 확보 및 전력수급을 위해 전기사업법, 한국전력공사법 등 법률에 의거해 전력산업 경쟁구조, 전력요금, 전력수급계획 등의 정책적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국가기간산업인 전력산업이 갖는 공공성과 국민 경제적 중요성, 한전의 국내 전력산업 내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 등을 고려하면 유사시 한전에 대한 지원 가능성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다만 투자부담 지속과 에너지가격 급등으로 인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 국가전력망 확충을 위한 투자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에너지 가격과 SMP 급등에 따른 구매전력 원가부담 가중, 판매요금 인상 제한에 따른 손실 발생 등으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 상반기 기준 한전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350.3%, 56.2% 수준으로 악화된 상태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송변전, 배전설비 건설 및 발전 자회사의 발전소 증설, 친환경설비 구축 등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 내에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최근 공사 수익구조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 변경과 보유자산 매각, 경영효율화 등 재무건전화 계획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최영록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전력산업에 대한 정부정책 추이, 한전의 법적지위 변화 및 이에 따른 정부지원 가능성 변동 여부 등은 지속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요금 결정방식 변경 등 한전의 사업적·재무적 역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반 제도 변경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보유자산 매각 등 자구안 이행 상황과 정부의 지원 추이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전은 1982년 한국전력공사법에 따라 설립된 시장형 공기업이다. 정부 및 한국산업은행이 한전 지분의 51.1%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송·변전, 배전 등 전력판매업을 독점적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의 발전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법,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등에 의거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전의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지도·감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어 정부의 통제강도가 높은 수준이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