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자본조달과 비용절감 '두 마리 토끼'
하반기도 BIS기준 총자본비율 상승 전망
경기 대응력 강화와 사업확대 여력 목적
공개 2024-09-27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농협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적정성을 챙겼다. 상반기 기준 5대 금융지주 중 두 번째로 높은 BIS기준 총자본비율을 기록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낮은 금리로 자본을 조달해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뿐만 아니라 잇단 자본확충으로 사업확대 여력도 마련했다는 평가다.
 
NH농협금융지주 본사 앞. (사진=농협금융지주)
 
꾸준한 관리로 자본적정성 챙겨
 
25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올 상반기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6.28%다. 지난 2021년부터 꾸준한 자본적정성 관리를 통해 수치를 끌어올린 결과다. 위험가중자산 변화가 없다면 3분기에도 상승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는 27일 제7회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은 신종자본증권으로 불린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30년 이상인 장기 채권으로,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돼 자본확충 효과가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수요예측을 완료하고 발행조건을 확정했다.
 
농협금융지주가 목표한 발행 금액인 2000억원의 138%에 해당하는 2760억원이 수요예측에 신청됐으며, 발행금리는 3.95%로 결정됐다. 발행 5년 후 중도 상환을 신청할 수 있는 콜옵션도 적용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위험가중자산 변화가 없다고 가정했을 때 이번 사채 발행 이후 BIS기준 총자본비율이 0.1%p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올 3분기 말 농협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6.38%, 기본자본비율은 15.08%로 오른다.
 
BIS총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총자본의 비율이다. 지난 상반기 농협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193조637억원, 총자본은 31조4238억원이다. 지난해 말 182조7504억원에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했음에도 총자본비율이 오를 수 있었던 것은 기본자본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총자본은 보통주자본과 기타기본자본, 보완자본의 총합이다. 통상적으로 보통주자본과 기타기본자본을 합해 기본자본으로 칭한다.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경우 기타기본자본이 늘어나 기본자본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기타기본자본 항목 중 ‘적격요건을 충족하는 기타기본자본 및 해당자본 발행관련 자본잉여금’항목으로 포함된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농협금융지주의 해당 금액은 1조8239억원으로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 후 해당 항목에 2000억원이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에도 농협금융지주는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농협금융지주는 6월 신종자본증권 발행 당시 1분기 대비 0.16%p 올라 상반기 총자본비율은 15.85%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상반기 총자본비율은 16.28%로 뛰어올랐다.
 
농협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비용 절감 효과도 누렸다. 지난 6월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경우 이자율은 4.24%, 신한지주가 최근 발행한 이자율도 4%인 점을 고려하면 제7회 신종자본증권은 직전 회차 이자율 대비 0.29%p 하락한 수준으로 결정돼 비용을 아끼게 됐다. 
 
잇단 자본 확충, '경기 하락 대응력 강화' 목적
 
농협금융지주는 자체적인 자본적정성을 지속적으로 개선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5대 금융지주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 상반기 기준 KB금융(105560)이 16.63%로 5개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농협금융지주가 뒤를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316140)가 15.93%, 신한지주(055550) 15.76%, 하나금융지주(086790)가 15.1%로 뒤를 이었다.
 
 
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으로 기본자본을 증대시켜 자본을 확충해왔다. 신한금융지주가 이달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으며 우리금융지주도 지난 2700억원 어치 발행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이처럼 금융지주가 앞다퉈 자본적정성을 끌어올리는 것은 경기 하락에 따른 대응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다. 금융사가 손실을 입었을 때를 대비해 흡수능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지주는 신종자본증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쓰거나 운용자금에 투입한다. 농협금융지주는 2000억원을 모두 채무상환자금에 쓸 계획이나, 지난 6월 모집한 3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한 6회차의 경우 운영자금으로 투입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이처럼 자본조달로 적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데다 사업확장의 기반도 될 수 있다.
 
실제로 자회사에 대한 금융지원이나 인수합병(M&A)등도 모두 자본 여력이 있어야 진행할 수 있다. 상반기 농협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1조7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7억원 증가했다. 다만 농협금융지주는 KB·신한·우리·하나에 이은 5대 금융지주로 묶이지만 나머지 4개 지주에 비하면 규모와 당기순익이 열위하다. 자본을 확충해 사업확장이 필요한 대목이다 .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제 7회 신종자본증권 발행의 목적과 용도는 자본적정성 제고와 동시에 이전 회차에 대한 차환용도"라며, "6회차는 운영자금이나 세부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