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방지전쟁)②라온시큐어·샌즈랩, 적자 속 기술 투자 '승부수'
라온시큐어, 자사 앱에 딥페이크 방지 기술 탑재 예정·향후 B2B 전략
샌즈랩, 페이크체크 출시했지만 유료화 모델은 2~3년 내로 개발
공개 2024-09-24 06:00:00
최근 '딥페이크 성범죄'가 확산되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딥페이크 확산을 근절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및 보안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공조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안 전문 기업들이 딥페이크 관련 주식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실제로 딥페이크 식별 및 방지 기술을 보유하거나 개발 중인 기업은 #샌즈랩, 라온시큐어(042510), 플랜티넷(075130), 크라우드웍스 정도로 추려진다. 다만 이들 기업은 최근에 딥페이크 관련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곧 출시할 예정으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는 최근 관련 시장 현황과 딥페이크 방지 기술 기업들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라온시큐어(042510)와 샌즈랩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페이크 사진·영상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전망이다. 다만, 라온시큐어는 오는 10월까지 기존 모바일 보안 앱에 딥페이크 방지 기술을 탑재할 예정이다. 샌즈랩은 이미 '페이크체크'를 출시했지만 해당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할 방침이라 당분간 매출 증대 효과를 노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 모두 연구개발비 등으로 영업비용이 늘고 적자가 지속된 가운데 딥페이크 방지 관련 기술은 향후 기업간거래(B2B) 대상으로 유료 서비스로 확대해 매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라온시큐어, 신성장 동력으로 딥페이크 관련 생성형 AI 서비스 '지목'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온시큐어는 올해 상반기 매출 241억원, 영업손실은 4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매출 207억원보다 16.41%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3억원에서 11배 이상 확대됐다.
 
이처럼 라온시큐어의 적자가 늘어난 이유는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출원가는 지난해 상반기 6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8억원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는데 연구개발비를 매출원가에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라온시큐어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상반기 3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4억원으로 급증했다. 지난 3년간 연구개발비를 살펴봐도 2021년 67에서 2022년 64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7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매출에서 차지하는 연구개발비 비중은 2021년 21.23%에서 2022년 20.46%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21.17%, 올해 상반기 26.73%로 늘었다.
 
실제로 라온시큐어는 최근 늘어나는 딥페이크 범죄에 대비해 개인 모바일 백신 프로그램에 10월 중으로 ‘딥페이크 감지 안면인식 기술’과 ‘AI가 생성한 콘텐츠 탐지 기술’을 개발해 추가할 계획이다. 라온시큐어 딥페이크 탐지 기술은 영상 속 인물의 입·혈류·피부·안면 윤곽의 자연스러움 등을 탐지해 딥페이크 콘텐츠인지 아닌지를 판별해 준다.
 
라온시큐어는 향후 생성형 AI와 관련한 딥페이크 관련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기업간거래(B2B) 쪽으로 영역을 확장시켜 플랫폼 기업이나 공공기관 중 플랫폼 사업을 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해당 기술을 제공해 매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딥페이크를 탐지하는 솔루션은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로 제공되는 무상 백신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앱) ‘모바일 시큐레이터’에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매출 증대 효과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유료화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라온시큐어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그동안 딥페이크 AI 보안 등 신사업 쪽에 선제적인 투자가 들어가다 보니 연구개발이나 인력 충원 쪽에 비용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라며 “보안업계 매출은 4분기에 몰리는 부분이 없잖아 있어 하반기에 실적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며 향후엔 딥페이크를 포함한 생성형 AI 보안 쪽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샌즈랩, 딥페이크 관련 서비스 향후 유료화 검토
 
샌즈랩도 딥페이크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무료로 베타 버전을 공개해 당분간 매출 증대 효과는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술 특례 상장한 샌즈랩은 적자인 상황에서도 기술이 필요한 시점을 고려해 딥페이크 탐지 서비스 ‘페이크체크’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는데 향후 2~3년 내로 유료화 전략을 통해 흑자 전환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샌즈랩은 딥페이크를 탐지하는 서비스 페이크체크(fakecheck.io)를 지난 5일 출시했다. 페이크체크는 사용자가 웹사이트에 접속해 딥페이크가 의심되는 이미지를 업로드하면 수 초 내로 위조 여부를 분석한 판별 결과를 알려준다. 현재 동영상에 대한 딥페이크 탐지 모델도 개발 중이다. 
 
앞서 샌즈랩은 생성형 AI 역기능 탐지 대응 기술에 대한 국민 체감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국가 과제를 수주했다. 연구개발을 수행한 지 반 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딥페이크로 인한 디지털 범죄가 심화됨에 따라 사회 공헌 차원에서 해당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당장 서비스 수익을 얻기보다 딥페이크로 인한 2·3차 피해 확산을 막겠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지속적인 운영 비용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샌즈랩은 지난해 2월15일 코스닥시장에 기술성장기업으로 특례상장 했는데 지난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1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0억원으로 커졌다. 매출에서 연구개발비용 비중이 지난해 11.90%에서 올해 상반기 48.10%로 급증한 탓이다. 페이크체크로 인한 운영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딥페이크 탐지 모델의 경우 대부분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모델이라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 연산에 필요로 하는 고성능 클라우드 서버를 필요로 한다. 운영 비용에는 GPU 서버 외에도 도메인, 서비스 내 보안 솔루션 등이 모두 포괄적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됐다. 
 
페이크체크 이미지 사진 (사진=샌즈랩)
 
샌즈랩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페이크체크 운영 비용을 모두 감당키로 했다. 본지의 취재에 따르면 샌즈랩은 지난 3년간 매출 성장세를 거듭했고 아직 적자도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3년간 매출은 2021년 54억원에서 2022년 93억원으로 급증하고, 지난해 117억원을 기록하며 100억원대를 달성했다. 매출 성장률은 2021년 3.18%, 2022년 71.77%, 지난해 26.05%로 증가했다. 
 
아울러 딥페이크 관련 기술을 통해 향후 유료화 전략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딥페이크 탐지 모델은 단순히 음란물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것 외에도 이미지 위변조, 사문서 위조, 신분 증명 위조 등 산업 군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기술로 활용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샌즈랩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딥페이크 탐지 기술은 사회적으로 기술이 필요로 하는 시점이 있다고 판단해 예상보다 빠르게 공개했다. 추후 해당 기술이 가지고 올 파급성, 사회적 필요성 등을 고려해 지금의 클라우드 비용에 대한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며 “페이크체크 서비스는 샌즈랩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기반으로 매출 다각화와 미래 지속 발전 전략의 일환이다. 최소 2~3년 뒤의 시장을 바라본 투자로 다양한 유료화 전략을 고민하고 있으며 실제로 몇몇 고객들과 관련 분야로 적용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이조은 친절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