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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동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
기업결합 시 공정위 승인 여부가 '최종 관문'
독과점·담합 교란행위로 인한 왜곡 방지 화두
플랫폼경쟁법, 혁신 저해없이 독점 방지 '관건'
공개 2024-09-23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국내에 새로운 시장과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공정거래 분야를 전문으로 한 변호사들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전 보다 독과점·담합·불공정행위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인한 시장왜곡을 방지하고, 반칙 없는 페어플레이로 시장 본연의 기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다. 
 
박영동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공정거래 관련 자문과 조사대응, 행정소송, 민·형사 소송 등을 담당하고 있는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다. 감사원을 거쳐 지난 2006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근무하면서 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가맹사업법·표시광고법 등 공정거래 위반 사건 조사와 심판 업무, 기업결합(M&A) 심사 업무 등을 담당하며 폭넓은 실무경험을 쌓아왔다. 
 
약 2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대한제분과 아띠제, 조선호텔과 파라다이스면세점 등 굵직한 기업결합건을 심사하고, 가습기살균제 판매 관련 표시광고법 위반행위, 한화(000880)의 삼성테크윈 주식취득 및 한화케미칼, 한화에너지의 삼성종합화학 주식취득에 관한 기업결합신고, 롯데백화점마산의 대우백화점 마산점 영업양수에 관한 기업결합신고 건 등에 자문을 제공해왔다. 
 
(사진=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다음은 박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에서 담당하는 업무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공정거래팀에서 공정위의 업무와 관련해 기업들에 발생하는 법률문제에 대한 자문과 행정소송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부당한 공동행위(담합),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불공정거래행위, 기업집단 업무, 부당지원 행위, 기업결합(M&A), 하도급, 가맹사업(프랜차이즈) 등 기업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공정거래 관련한 이슈에 대한 상시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공정위의 조사 대응과 행정소송 등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4년 법무법인 광장을 시작으로 변호사 커리어를 시작했다. 올해로 10년 차인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다면?
△공정위가 제기한 이디야커피의 가맹사업법 위반 의혹을 무혐의로 이끌어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이디야가 가맹점사업자(가맹점주)들이 매일유업(267980)으로부터 우유(오리지널 ESL)를 구매하는 대가로 판매장려금을 받고, 대신 매일유업이 우유 공급 가격을 인상해 가맹점사업자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혐의로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회사 임원들과 관련 자료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우유를 특정제품으로 지정한 것은 브랜드의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맹본부가 판매장려금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가맹점에 특정업체로부터 구매하도록 강요하지 않았으며, 인상된 가격도 대형마트 등 다른 업체보다 상당히 저렴해 가맹점에 불이익을 준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어필해 최종적으로 무혐의로 종결돼 보람을 느꼈던 사건이었다. 
 
-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거래 관련 업무에는 어떤 것이 있나? 
△M&A는 먼저 금융 담당 변호사들이 회사를 실사하고 M&A 조건을 정하지만, 마지막 단계에서는 공정위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기업결합 시 시장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독과점으로 인해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면 공정위는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거나 조건을 부과하게 된다.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조건 없이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독과점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서 부과되는 조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공정위를 설득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법무법인 클라스한결)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량이 있다면?
△고도의 전문지식과 고객사와 원활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공정거래 분야는 사법시험이나 변호사 시험에서 필수과목이 아니라, 별도로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지 않으면 변호사라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한 실무를 경험하지 않으면 공정위가 어떤 점을 유의해서 보는지,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공정거래 사건을 다루고 싶은 변호사라면 공정거래법 등 공정거래 분야 법률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실무를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공정위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만큼 도움이 많이 됐을 것 같다.
△공무원으로서 실무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실무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고 접근하는 데 도움이 됐다. 공무원으로서 관련 법령을 어떻게 적용해 시정명령과 과징금납부명령을 내리는지, 공정위 내부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공정위가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떤지,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하는지 보다 정확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이슈는 무엇인가?
△온라인플랫폼법 제정 문제다. 앞서 공정위는 2020년에도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서고 정책기조가 바뀌면서 다소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이하 플랫폼경쟁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온플법과 플랫폼경쟁법은 명칭과 추진 방향이 달랐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
△온플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입점업체 간 거래 관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는 것’을 규정하려는 목적으로 한다. 소위 말하는 갑질 방지를 위한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경쟁법은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 플랫폼 사업자의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플랫폼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즉 독과점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법안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미리 지정하고 입증책임 전환 등 제재절차를 단순화하고, 임시중지명령, 과징금 상향등으로 폐해를 신속하게 막는데 주안점을 둔다. 현재는 공정위와 여당이 협의해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는 것이 아니라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의 규정을 보완하고, 지배적 사업자를 사전에 지정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후 추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경쟁법을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관건은 무엇인가?
△결국 플랫폼 기업을 혁신할 수 있도록 하느냐 아니면 시장독식의 폐해를 방지할 것이냐의 문제다.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독과점 기업으로 성장함에 따른 경쟁사업자배제 등 불공정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와 소비자 관련된 전자상거래 자율분쟁조정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가맹사업거래 분쟁조정협의회 위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공정거래 관련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 분야를 선택한 배경이 궁금하다.
△공정거래 분야는 크게 보면 공정거래법, 갑-을 관계를 다루는 법, 소비자 권익보호 관련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공정거래 분야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법원이나 공정위 등 공권력이 아니라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해결하는 조정 업무에 매력을 느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 한국공정거래조정원 활동을 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독과점, 담합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로 인한 시장왜곡을 방지하고, 반칙 없는 페어플레이로 시장 본연의 기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당시 시장경제의 파수꾼으로서 공정거래 분야를 직접 집행하는 기관인 공정위에 들어갔고 그 이후로도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공정거래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클라스한결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이나 목표가 있다면?
△클라스한결은 지난해 말에 법원과 검찰 출신 전관들이 중심이 되어 소송에 강점인 클라스와 공정거래 등 기업자문, 금융, 노동, 건설부동산 등 전문팀으로 구성된 한결이 합병했다. 올해부터는 변호사 업무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송무와 자문에 강점을 가진 두 로펌이 합쳐져서 상호보완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본격적으로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