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매출 30억원 대비 순이익 1404억원 기록엔켐 TRS 처분해 1081억원 수령·금융수익 증가상반기 2차전지 사업 매출은 0원·기존 사업도 부진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광무(구
바른테크놀로지(029480))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적자를 지속했지만, 매출을 훌쩍 뛰어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광무는 지난해 사들인 엔켐 총수입스왑계약(TRS)을 처분해 올해 상반기에만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다. 다만, 지난 2022년 개시한 이차전지 부문 매출은 하락세에 접어 들었고, 기존 네트워크 사업 등도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수익 구조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통합 관제 시스템 (사진=광무 홈페이지 갈무리)
엔켐 TRS 처분해 상반기 영업외수익 1000억원대 유입
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무는 상반기 매출액이 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매출 112억원보다 72.86% 줄었다. 이에 상반기 영업손실은 9억원으로 지난해부터 적자가 지속된 반면, 당기순이익은 1404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보다 46배 더 높은 순이익을 기록한 셈이다.
특히 금융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22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687억원으로 7배 이상 늘었다. 금융수익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17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693억원으로 증가하고, 같은 기간 파생상품평가이익은 11억원에서 483억원, 파생상품거래이익은 12억원에서 496억원으로 늘어난 결과다.
이처럼 금융수익이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메리츠증권(008560)과
엔켐(348370) 주식을 대상으로 총수입스왑계약(TRS)을 체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광무는 지난해 6월13일 1차로 460억원, 이어 6월27일 2차로 307억원을 주고 엔켐 주식을 각각 70만주, 50만주 매입했다.
만기일은 계약발효일로부터 12개월이 되는 날인데 지난해 6월 6만원대에 머물던 엔켐 주식가치는 1년 만에 4배가량 상승했다. 올해 6월13일 종가는 27만6000원, 27일 종가는 23만3500원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이 1차 TRS 기초자산 70만주를 처분해 연결실체인 광무는 985억1900만원, 2차 50만주를 모두 처분해 수익금 96억3700만원을 받았다. 지난 상반기에만 엔켐 TRS를 모두 처분해 총 1081억500만원을 수령했다. 광무는 2차전지 전해액 전문기업 엔켐과 공급 계약을 맺고 있기도 하다.
물론 자금 운용을 잘했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정교하게 판을 짜놓고 이익을 불렸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광무의 최대주주는 광무 주식 16.27%를 보유하고 있는 아틀라스팔천이다. 아틀라스팔천의 최대주주는 53.01%를 보유한 오정강 대표인데, 오정강 대표는 엔켐의 최대주주이자 대표도 맡고 있다.
상반기 최대 순이익 달성했으나 본사업 정상화 '절실'
광무는 상반기 최대 순이익을 냈음에도 영업적자는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적자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최근 영위하고 있는 모든 사업분야에서 매출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존 유·무선 통신 분야인 네트워크통합(NI)과 시스템통합(SI) 사업을 비롯해 새롭게 진출한 2차전지 사업마저 부진한 상황에서 본 사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해 나가기 위한 보완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앞서 1972년 설립된 광무는 NI와 SI 전문업체인데 기업에 장비를 임대하거나 전산망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NI·SI사업부에서 유지보수와 제품 부문 둘 다 매출이 줄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NI·SI사업부의 제품 매출은 2022년 153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 지난해 상반기 4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IT아웃소싱(ITO)사업부문은 통신사 등에 네트워크 장비를 임대해주는 사업으로 주로
KT(030200)에 인터넷전용회선용 네트워크 장비 임대서비스를 비롯해 네트워크 장비, 보안장비 등을 임대 공급하고 있다. ITO사업부도 최근 2022년 23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9억원으로 줄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22년에는 자회사 엠아이팜제천을 인수·합병(M&A)해 2차전지소재 사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게 됐는데 1년 만에 매출은 급감했다. 2022년 인수 이후 즉시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이차전지 실적이 부진하면서 매출은 2022년 782억원에서 지난해 24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차전지 소재사업부 매출이 2022년 539억원에서 지난해 132억원으로 감소한 탓이다. 2차전지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이 지속되면서 올해 상반기에 2차전지 관련 매출은 0원으로 추락했다.
아울러 종속회사인 애셔코퍼레이션은 반도체유통 사업부문을 맡고 있는데 최근 실적이 전무하다. 지난 2021년 7억원의 매출을 낸 뒤로 줄곧 매출 0원을 기록하며 실적을 끌어내리고 있다.
한편, 광무는 전환사채와 유상증자 납입일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41회차 CB 70억원, 42회차 CB 80억원 총 150억원을 발행했지만, 납입일은 3월28에서 6개월가량 연기됐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발행해 120억원 규모로 운영자금 조달을 시도했으나 납입일은 9월27일로 연기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보유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500억원에 달해 당분간 운영자금과 투자 여력은 충분해 보이지만, 매출 감소세가 계속된다면 자금 상황은 또 다시 어려워질 전망이다.
<IB토마토>는 광무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받지 않았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