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CAPA 확장·임직원 RSU 지급…캐즘 넘을 묘수 될까
3개 분기 연속 적자에도 기존 투자계획 '유지'
포항 4캠퍼스 준공 완료 시 연 24만톤 양극재 생산 가능
임직원 2706명에 RSU 25만4913주 지급 예정
공개 2024-09-06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전기차 캐즘(수요둔화)에 직면한 에코프로(086520)가 공격적인 생산능력(CAPA) 확장과 함께 신제품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캐즘으로 업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장 증설 등 기존에 세웠던 계획에는 아직까지 변동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는 또 임직원을 대상으로 양도제한조건부주식인 RSU(Restricted Stock Units)를 지급해 핵심 인력 이탈 방지와 함께 주식 가치를 안정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에코프로가 캐즘 이후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전경. (사진=에코프로)
 
기존 투자 계획 ‘지속’, 제품군 다양화 노력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지난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매출 1조2748억원, 영업손실 1194억원을 시작으로 올 1분기 각각 1조206억원, -298억원, 2분기에는 8641억원, -54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2%나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9.37%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올 1분기 –2.92%, 2분기에는 –6.32% 등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적자 지속과 수익성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에코프로는 기존에 계획했던 자본적 지출(CAPEX) 규모를 수정하지 않고 공장 증설 등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올 연말 헝가리 공장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경북 포항시의 영일만산업단지 4캠퍼스를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해당 캠퍼스에는 에코프로비엠(247540),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 에코프로씨엔지, 에코프로에이피 등 에코프로 계열 5개사가 입주 예정이다. 부지는 5만평 규모에 달하며 총 1조50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1~3캠퍼스는 약 2조3000억원이 투입돼 연 18만6000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4캠퍼스 준공이 완료되면 포항캠퍼스는 24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에코프로는 투자 속도조절에 대한 고민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주요 완성차 기업의 전기차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회사의 주요 고객사들도 그 영향을 받고 있어 중장기 양극재 CAPA 하향 및 속도조절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는 아직까지 공장 증설 등 투자 시간표에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존에 세웠던 투자 계획에 변동이 있거나 한 상황은 아니며 어디까지나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제품 출시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최근 에코프로는 NCMX(니켈·코발트·망간·첨가제)의 성능 테스트를 마쳤다. NCMX는 에코프로의 주요 제품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의 장점을 극대화한 사원계 양극재다. 회사는 또 나트륨 이온 전지 양극재와 현재 중국 기업이 압도적 우위를 자랑하는 LFP(리튬인산철) 등 중저가 양극재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해 양극재 제품군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양극재보다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폭발 위험이 적다고 알려진 고체 전해질 등 제품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RSU 지급…캐즘 속 '사기진작' 효과 낼까
 
에코프로는 신제품 출시 노력 및 공격적인 투자계획 지속과 함께 임직원에게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함으로써 사세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RSU 지급대상은 지난 2022년 9월 이후 현재까지 재직하고 있는 총 2706명이다. 지급되는 주식 수는 총 25만4913주로 이 가운데 절반인 12만7456주는 오는 10월 지급되고 나머지 절반은 내년 10월 지급될 예정이다. 지급되는 주식 수는 직급과 근속연수, 연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시 연봉의 15~20% 수준으로 책정됐다.
 
에코프로의 RSU 지급은 직원들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남아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핵심 인력의 이탈을 방지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RSU는 주가와 행사가격의 차액을 가져가는 스톡옵션과 달리,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무상으로 직접 양도하는 방식의 주식 인센티브 제도다. 스톡옵션이 미리 약속한 행사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한 뒤 시가에 파는 방식인 반면, RSU는 주식을 연간 배분 혹은 수년 뒤 일괄 지급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처럼 특정 기간이나 조건을 충족할 때까지 주식을 처분하거나 매각할 수 없는 RSU의 특징을 인센티브 제도에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RSU는 구성원들이 회사의 주가 상승에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도록 해 회사의 장기적 성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기여하게 하며, 인센티브를 현금 대신 주식을 지급함으로써 현금흐름 부담을 완화시킨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이와 함께 일정 기간 동안 주식 시장에 주식이 나오지 않도록 해 주식의 공급을 조절하고 회사의 가치를 안정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RSU 지급을 통해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회사에 대한 소속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권영지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