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엠캐피탈)①부동산PF 부실 가속화…커지는 재무 리스크
높은 중후순위 비중에 거액여신으로 질적 열위
대손비용 인식 규모 커지며 당기순이익에 영향
공개 2024-09-06 06:00:00
중소형 캐피탈사인 엠캐피탈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부동산금융 자산에서 부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가운데 유동성 관리 부담까지 커졌다. 부실한 건전성과 수익성이 자금 조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위탁운용사(GP) 업무 정지와 해제 등 내부 잡음으로 소란스럽다. <IB토마토>는 엠캐피탈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유동성 현황, 매각 작업까지 두루 살펴본다. (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엠캐피탈이 부동산 관련 대출 중심으로 자산건전성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다. 영업자산의 질적 구성이 열위해 부실 문제가 재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부동산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사업성 평가 기준 강화까지 겹치면서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다.
 
높은 부동산PF 익스포저…건전성 전반 악영향
 
3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엠캐피탈은 올 상반기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 규모가 총 5436억원이다. 본PF와 브릿지론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잔액이 4608억원, 일반담보대출로 분류된 브릿지론이 828억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동산금융 자산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는 모양새다. 앞선 1분기 기준 부동산금융 잔액은 6436억원이다. 석 달 만에 1000억원 줄어든 셈이다. 상반기 기준 영업자산(2조9833억원)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8.2%로 계산된다.
 
 
부동산PF 부실 문제로 자산건전성도 빠르게 저하됐다. 엠캐피탈의 상반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7.6%로 지난해 말 3.9% 대비 두 배에 가까운 3.7%p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1개월 이상 연체율은 3.2%에서 5.4%로 2.2%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과 연체액은 각각 1481억원, 1066억원이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 역시 대폭 악화됐다. 요주의이하여신이 3946억원으로 불어나면서 해당 비율은 지난해 말 13.9% 수준에서 상반기 20.1%까지 치솟았다. 요주의이하여신은 반드시 고정 이하 단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규모가 클수록 부실채권 잠재 위험성이 높아진다.
 
건전성 저하에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은 688억원이다.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충당금 커버리지 비율은 46.5%로 지난해 말 대비 31.4%p 하락했다. 커버리지 비율은 통상 고정이하여신 규모에 맞춰 100% 이상 유지하는 것이 건전성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엠캐피탈은 해당 지표가 매우 부실한 편이다.
 
부동산PF 개별 부문의 건전성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5.9%,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52.8%로 확인된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말 9.6%에 비해서는 하락했다. 2분기 들어 청담동 주상복합 개발 관련 브릿지론 410억원이 고정에서 요주의로 재분류된 영향이다. 다만 일반담보대출 내 브릿지론 429억원이 올해 고정 이하로 새롭게 분류됐다.
 
질적 구성에서 '열위'…수익성에도 타격
 
엠캐피탈의 부동산PF 구성은 오피스텔과 생활형 숙박시설, 지식산업단지 위주며 수도권이나 광역시 비중이 80% 정도다. 이는 비주거용도인 만큼 본PF에서 분양리스크가 따른다. 특히 채권 변제순위에서 선순위대출 비중이 29.8%에 불과해 높은 중·후순위 비중이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거액여신 위험성이 크다는 점 역시 부실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엠캐피탈은 과거 ‘휴랜드산업개발’과 같은 장기 거액여신이 건전성 문제로 작용한 바 있다. 거액여신은 일부 부실 발생에도 전체 재무상태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나타날 우려가 있어서 특별히 주의되는 부분이다.
 
(사진=엠캐피탈)
 
엠캐피탈은 상반기 요주의 PF대출 2265억원 가운데 주요 거액여신으로 ▲400억원 이상 1건 ▲300억원 이상 2건 ▲200억원 이상 2건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금융에서 비롯된 건전성 저하는 대손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엠캐피탈이 인식한 대손비용은 322억원이다. 대손비용은 이자비용과 함께 수익 성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상반기 순이익은 94억원으로 전년 동기 385억원 대비 크게 위축됐다. 순이익에서 대손준비금 적립액을 뺀 조정순이익은 마이너스(-)로 나온다. 조정순이익 금액은 -2억원 정도인데 수치가 마이너스로 나오는 만큼 충당금 수준이 부족하고 향후 관련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이 새롭게 마련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 기준’에 대한 부담도 있다. 이는 2분기 실적부터 반영되고 있는데, 엠캐피탈은 질적 측면에서 자산 구성이 미흡한 만큼 해당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PF 사업성 저하로 부실 여신이 추가 확대될 수 있음을 뜻한다.
 
동영호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사업성 평가 기준이 적용되면서 공정률이나 분양률 등 실적이 부진한 본PF 사업장과 만기연장이 이뤄지고 있는 상당수 브릿지 사업장에서 부실 인식이 본격화되고 있다”라면서 “하반기에도 건전성 저하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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