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야놀자가 다음달 플랫폼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올해 내 인터파크트리플 법인과 합병을 추진한다. 이번 물적 분할로 사업부문의 전문성과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경영효율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인터파크트리플이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기업의 영업 효율성과 운영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손익은 2년째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마저 10억원 가량에 그치면서다.
(사진=야놀자)
핵심사업 물적 분할해 '야놀자플랫폼' 설립
3일 야놀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다음달 플랫폼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회사로 주식회사 야놀자플랫폼(가칭)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분할회사가 분할신설회사 발행주식의 100%를 배정받는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진행된다.
물적분할은 분할로 떨어져 나가는 신설법인이 발행하는 주식 전부를 존속법인이 보유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존속법인인 야놀자가 신설법인인 야놀자플랫폼을 100% 지배하는 '모회사→자회사' 구조를 가지게 된다. 물적분할은 사내 각각의 사업 부문을 독립 경영 체제로 바꾸려는 기업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다. 구조조정이나 외부에 사업을 매각하기 위한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부실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 해 100% 비상장 자회사로 만들고 매수 희망자를 찾아 매각하는 방식이다.
물적분할이 이뤄지는 플랫폼 사업부문은 지난해 야놀자의 연간 매출 41.22%를 차지하는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숙박·레저 업체 등이 보유하고 있는 객실과 레저 상품을 플랫폼에서 판매하면서 발생한 수수료나 광고 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얻고 있다.
최근 실적 역시 나쁘지 않다. 지난 2021년 2671억원이던 매출액은 2022년 3644억원, 2023년 3753억원으로 지속적인 외형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에도 179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1697억원) 대비 5.65%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021년 687억원으로 최근 3개년 가운데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22년 526억원, 지난해 321억원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상반기 들어서는 수익성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232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기간(128억원) 대비 81.25% 증가했다.
트리플 영업손실에 플랫폼사업 시너지 박차
반면, 야놀자 사업보고서에 나온 사업무문별 재무정보에 따르면 인터파크트리플은 지난 2022년 합병 이후 128억원의 영업손실, 2023년 216억원 손실을 기록해 왔다. 지난해 당기순손익은 1073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중단영업이익과 기타영업외수익 등 영업외 비용이 유입되면서 나타난 결과로 기업 본업의 성과로 판단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야놀자는 플랫폼 사업부문을 분할해 분할대상 사업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사업에 전념하도록 함으로써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지속성장을 위한 전문성과 고도화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인터파크트리플은 지난 2022년 야놀자가 인수한 인터파크 전자상거래 부문과 자회사 트리플을 합병해 만들어진 신설법인이다. 트리플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항공권·호텔·투어·입장권 등 각종 여행상품과 콘텐츠를 맞춤 제공하는 초개인화 플랫폼으로, 야놀자는 양사를 합병함으로써 여행·여가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행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기치를 내걸었다.
지난해에는 매월 항공권 판매로만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항공권 판매로 얻는 수수료는 2~3% 정도에 불과한데다 인터파크 부문의 인건비와 시스템 유지 등 제반비용의 지속적인 상승 등이 적자 배경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상반기 사업보고서 기준 인터파크커머스 매각미수금 등을 포함한 미수금 손실충당금은 1192억원으로 나타났다. 손실충당금은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반영돼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야놀자는 이번 플랫폼사업 물적분할을 포석으로 경영안정성을 증대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플랫폼 사업부문을 제외한 분할존속회사는 자회사인 야놀자플랫폼 등의 투자 관리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 활동에 집중해 사업 성장과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플랫폼 부문과 인터파크트리플을 제외하면 야놀자에는 클라우드 부문만 남아있게 된다. 클라우드 사업부문은 지난해 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올 상반기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보다 2.7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올 상반기 매출액도 12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92억원) 대비 2.1배 이상 뛰며 고성장세를 보였다. 이달 3일에는 맥킨지앤드컴퍼니,
삼성전자(005930), 구글 등을 거친 김현정 글로벌 최고사업책임자(CBO)를 영입하면서 글로벌 선도 여행 데이터 기업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상반기 말 기준 야놀자의 부채비율은 109.41%로, 물적 분할 이후 부채비율은 14.61%로 대폭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법인인 야놀자플랫폼은 160.23%로 계산된다. 자산총계는 3424억원, 부채총계는 2108억원, 자본총계는 1316억원으로 설립될 예정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회사가 보유한 전문성을 활용해 시너지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향후 5년간 신설회사에 대한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할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