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생산성 언제 향상되나…높은 원가율에 현금 지출 '지속'
올해 상반기 원가율 97%로 조선3사 중 가장 높아
대규모 외국인 근로자 채용에 외주가공비 33% 증가
저가 수주 선박 인도 마무리 후 비용 부담 경감 전망
공개 2024-09-04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한화오션(042660)이 대규모 생산 인력 확보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안정적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저가 수주 선박의 빠른 인도 후 수익성 높은 선박 건조를 시작해야 되지만, 인력의 생산 효율성 문제가 인도를 지연시키고 있다. 이에 한화오션은 대규모 채용으로 확보한 인력들의 생산 효율성 증가가 나타나기 전까지 안정적인 수익성 향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 옥포조선소 전경(사진=한화오션)
 
외주비 증가에 상반기 원가율 95.6%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누적 매출액은 4조8197억원, 영업이익은 433억원으로 영업이익률 0.9%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대형 조선 3사(HD현대중공업(329180)·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 중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로,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3.2%, 삼성중공업은 4.3%를 기록했다.
 
또한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 중 한화오션의 원가율이 가장 높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화오션의 원가율은 95.6%로, 현대중공업의 원가율 91.3%와 삼성중공업은 91.9%에 비해 높다.
 
한화오션의 높은 매출원가의 원인은 외주가공비의 급격한 증가 때문으로 파악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이 지출한 외주가공비는 1조371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301억원) 대비 33.1% 증가했다. 외주비의 급격한 증가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선소 인력 확보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소속 외 근로자 수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2022년 소속 외 근로자 수가 1만4108명에서 지난해 말 1만8788명으로 대폭 늘어났는데, 다수가 외국인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업계 전반의 수주 물량 증가를 고려했을 때 올해 상반기도 외주 인력 채용 확대가 이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외주비 등 비용이 급증하면서 한화오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폭을 키웠다.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조666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580억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하며 자금 지출 폭이 커지고 있다. 아직 2020~2021년 상반기경 수주한 저가 수주 선박들이 아직 인도가 마무리되지 않은 까닭에 현금 유입이 비용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높은 가격의 선박을 건조할수록 유입되는 현금이 늘어나면서 수익성과 현금흐름개선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저가 수주 선박을 빠르게 인도해야 매출원가율 하락과 함께 영업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대대적인 채용에도 생산성 향상은 아직
 
한화오션은 지난해 대규모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통해 조선소 가동률을 10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조선소의 가동률은 인력의 최대 근무 시간과 인력의 실제 근무 시간을 비교해 산출한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실제 가동시간은 가동률 1256만2421MH(Man Hour)에서 올해 상반기 1632만9447MH로 증가했다. 절대 가동 시간의 증가는 인력 채용에 따른 것으로 가동 시간 증가에 따른 가동률은 96.8%에서 100.7%로 늘었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들의 생산성 향상이 아직 궤도에 오르지 못한 까닭에 저가 수주 선박이 빠르게 인도되지 못하고 있다. 조선산업은 자동화에 한계가 있는 까닭에 사람에 의존해야 하는 산업으로 작업 능숙도 등 생산성 향상이 순조로운 선박 인도로 이어진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들이 작업을 보조하는 등 생산성 증가에 일부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아직 궤도에 오르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란 평가다.
 
이에 한화오션은 현재 인력 문제 등에 따른 공정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HMM으로부터 수주받은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납기일을 7월에서 11월로 연기한 바 있다. 선박 납기일이 지연될 경우 조선소는 발주사 측에 지체 보상금을 물어야 해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아울러 외국인 근로자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한국인 근로자의 채용 속도도 다소 더딘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임직원 수는 8993명으로, 지난해 상반기(8682명)보다 3.6% 증가했다. 그에 반해 현대중공업은 같은 기간 1만2897명에서 1만4393명으로 11.6% 증가했고, 삼성중공업은 9349명에서 9900명으로 5.9% 증가했다.
 
관련 업계에는 인력 채용 확대에 힘입어 한화오션의 저가 수주 선박 인도가 올해 중 대부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20년에 수주한 선박 5척이 올해 인도될 예정이고, 2021년에 수주한 선박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29척과 7척이 인도될 계획이다.
 
<IB토마토>는 한화오션 측에 채용 후 인력 생산성 현황과 향후 선박 인도 계획 등을 질문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정준우 왜?(Why?)에 대한 답변이 되는 글을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