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이비 제품 가격 인하에도 영업이익률 상승구매 프로세스와 판매조직 강화 노력으로 원가율 절감생산량, 지난해 반기와 비슷한 수준 유지…실적 성장세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크라운해태홀딩스(005740) 자회사인 해태제과가 밀가루 비중이 높은 비스킷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인하에 나선다. 지난해 아이비 제품가격 인하 이후 두번째 조정이다. 지난해 가격 인하 이후에도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영업이익률은 되려 확대된 가운데 최근 밀가루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번 가격 인하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크라운해태)
지난해 이어 올해도 제품가격 인하 단행
1일 해태제과는 오는 9일부터 밀가루 비중이 높은 계란과자와 칼로리바란스·사루비아 등 비스킷 3종 가격을 평균 6.7% 인하한다고 밝혔다. 각 제품별 가격은 으로 각 100원씩 하향조정된다.
각 제품별로 살펴보면 계란과자(45g) 소비자 가격은 1200원에서 1100원으로, 사루비아 통참깨(60g)는 1500원에서 1400원으로, 칼로리바란스 치즈(76g)는 2000원에서 1900원으로 인하된다. 하향 조정된 가격은 유통채널별 재고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해태제과는 지난해 7월1일에도 대표 제품인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을 10% 인하한 바 있다.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 가격은 기존 3000원에서 2700원으로 300원 내렸다. 가격으로만 보면 지난해와 올해 동일하게 300원을 내린 셈이다.
지난해 인하된 제품 품목이 적었던데다 주재료인 밀가루 가격도 하향세를 보이면서 크라운해태홀딩스의 영업이익률은 되려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가격을 인하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31%를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약 1.38%포인트 증가한 7.69%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증가한 데에는 원가율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67.36%에 달했던 원가율은 올해 66.10%로 1.2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기간 판관비율은 26.33%에서 26.16%로 0.17%포인트 줄었다. 일반적으로 원가율 감소는 제품을 싼 가격에 구매해 비싸게 판매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제품과 용역매출원가 부분에서 비용 감축이 이뤄졌다. 제품매출원가는 지난해 상반기 2791억원에서 올해 반기 2741억원으로 1.80% 줄였다. 용역매출원가는 2억5424만원에서 1억6883만원으로 33.60% 감축했다. 다만 상품매출원가는 652억원에서 708억원으로 8.45% 늘었다.
생산능력 지난해와 비슷…매입액만 감소
반기보고서 내 주요 원재료 현황을 살펴보면 해태제과식품의 매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총 802억원에서 755억원으로 5.81% 줄었다. 특히 과자의 기초재료가 되는 정백·박력 1급 등을 포함한 원재료 매입액은 498억원에서 467억원으로 6.25%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지난해 상반기 104억원에 달하던 수입원재료가 올해 동기간에는 97억원으로 6.63% 줄었다. 같은기간 맛동산필름 등 포장재료 매입액이 136억원에서 132억원으로 2.85%, 골판지 등 저장품이 42억원에서 38억원으로 9.92% 줄며 매입액을 절감했다.
매입액은 줄었지만 생산량은 지난해 상반기 3만4785톤(t)와 유사한 수준인 3만4703톤(t)을 유지했다. 특히 비스킷과 캔디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광주사업소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6861t에 머물렀던 광주사업소 생산량은 올해 상반기 7620t로 증가했다.
이 같은 상반기 영업이익률 증가는 생산량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원재료 가격이 낮아지면서 매입액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상반기 실적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반기 5116억원이던 매출액은 올해 5220억원으로 2.0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23억원에서 401억원으로 24.15% 늘었다.
이 가운데 설탕과 초코류를 제외한 주요 재료들의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4년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하락한 120.8포인트를 기록했다. 특히 국제 밀은 북반구에서 겨울밀 수확이 진행되며 공급량이 늘어난 가운데 밀 캐나다와 미국에서 많은 양의 봄밀 수확이 기대되면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까지 kg당 6702원에 거래되던 견과류 가격은 올해 상반기 5962원으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초코류도 6433원에서 6344원으로, 유지류는 1780원에서 1710원으로, 우유류는 5837원에서 5624원으로 떨어졌다. 다만 설탕류는 1220원으로 지난해 말과 동일한 가격을 유지 중이다. 이는 지난 2022년 930원 대비 23.23% 오른 값이다.
크라운해태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구매 프로세스와 판매조직 강화, 비용효율성 등을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나가고 있다"라며 "원재료 외에도 전반적인 물가가 상승하면서 여전히 원가부담이 높은 상황이지만 고객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