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대규모 투자에도 순조로운 자금 조달…차입 부담은 '가중'
투자비 9조원 중 71%는 보유 현금…29%는 외부서 차입 예정
차입 지속에 올 2분기 순차입금 5.1조원까지 증가
최근 유가 상승에 수익성 개선 예상
공개 2024-08-28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에쓰오일(S-Oil(010950))이 수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족한 투자금을 외부에서 순조롭게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차입을 통한 자금 조달이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에쓰오일)
 
투자비 9조원 중 29%는 외부 자금 조달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2026년 상반기까지 연간 180만톤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석유화학복합시설을 울산광역시에 구축하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의 총 투자비는 약 9.3조원으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까지 샤힌 프로젝트에 1.6조원을 집행했고, 올해는 2.7조원을, 내년에는 3.6조원 수준의 투자비를 지출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총 투자비 가운데 약 71%는 자체 현금 창출로, 약 29%는 외부 자금 조달로 충당할 예정이다. 외부 조달의 경우 최대주주 차입금 9%와 은행 차입 및 회사채 발행 20%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현재 최대주주 차입금 약 0.8조원과 은행 차입금 약 1조원 등의 차입 약정이 완료됐으며, 지난해에는 은행 차입금 약 0.7조원이 유입됐다. 향후 공사 진행에 따라 약 0.3조원의 추가 인출도 계획돼 있다.
 
자체 현금 창출력도 받쳐준다. 에쓰오일의 주력 사업인 정유 및 윤활유 부문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심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확대 덕분에 연결 기준으로 3.4조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도 석유제품 및 윤활기유의 우호적인 수급 상황에 힘입어 양호한 영업실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석유화학 부문의 주요 제품인 올레핀 실적은 장기적으로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 2분기에는 석유제품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해 정제마진이 하락했고, 이에 따라 정유 부문에서 2분기 영업적자 950억원을 기록했다. 여름철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정제마진 회복이 미흡했던 점은 향후 실적 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 지속에 차입금 증가세
 
앞서 에쓰오일은 최근 몇 년간 복합석유화학시설(RUC·ODC) 프로젝트를 비롯해 샤힌 프로젝트 등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 투자를 추진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재무적 부담이 크게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복합석유화학시설 프로젝트의 총 투자비용은 약 4.8조원으로, 프로젝트 추진이 끝난 뒤 에쓰오일의 순차입금은 2022년 말 기준 3.8조원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샤힌 프로젝트와 법인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의 자금 소요로 인해 올 2분기 기준으로 순차입금 규모가 5.2조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순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영업현금창출에 기초해 재무안정성을 제어함으로써 2022년 이후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은은 3배 이하를, 차입금의존도는 35%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가가 강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제설비 증설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정적인 영업현금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상반기에는 유가 상승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7% 증가한 18.9조원을 기록했고, 휘발유와 경유, 아로마틱계 제품 및 윤활기유 마진이 양호한 수준을 보이면서 3.3% 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한편 지난달 28일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에서 불이 나 제2 파라자일렌(PX) 공정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 해당 공정의 지난해 매출은 2조5000억원으로 전체 매출(35조7267억원)의 7%에 해당된다. 에쓰오일은 생산을 중단한 지 3일 만에 공정을 재개했지만, 이번 사고로 자이맥스 가동이 중단되며 PX의 수율이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사고 발생에 따른 손실은 회계상 기타비용에 반영하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에쓰오일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자이맥스 교체와 현장 복구 등의 작업이 필요한데다 짧지만 가동중단 여파로 매출이 일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에쓰오일은 기업성 보험상품에 가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재해손실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2022년 5월 온산공장 화재사고 당시에도 화재보험을 포함한 보험에 가입한 상태였다. 당시 화재로 재해발생액이 자산 대비 0.4%(817억원으)로 집계됐지만, 같은 해 에쓰오일의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 감액손실이 262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피해액 대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아 회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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