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바이오, 수익성 뒷걸음질에…배당 확대 기조 '일단 멈춤'
intas사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
실적 악화로 인해 배당 재원 축소
공개 2024-08-26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의약품 제조 및 연구개발 기업인 선바이오(067370)의 올해 배당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까지는 실적 고공행진으로 배당 규모를 늘려왔지만, 올해 상장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기 때문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인도기업에 의존한 매출 '구멍'…영업손실 전환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선바이오는 올해 반기 1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연도 동기 2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해 악화됐으며, 상장 이래 첫 영업손실이다.
 
이는 선바이오의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도 소재 기업 intas사가 생산시설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선바이오의 올해 반기말 기준 매출액은 35억원에 그친다. 직전연도 동기(56억원)보다 37.5% 감소했다.
 
선바이오는 지난 2003년 intas사에 '페그필그라스팀(PEG-filgrastim)'을 기술이전했던 바 있다. 페그필그라스팀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제로, 'PEGylation' 기술을 응용한 바이오시밀러다.
 
선바이오의 기술을 도입한 intas사는 지난 2007년 인도지역의 승인을 얻어 Neupeg(인도 제품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호주에는 Lapelga 제품명으로, 유럽·호주·멕시코에서는 Pelgraz 이름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했다. 이에 선바이오는 2008년 5월부터 매년 intas사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한 기술사용료(로열티) 5%를 수령하고 있다. 여기에 intas사가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PEG 유도체인 mPEG-PAL을 수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intas사는 미국으로 판매지역을 넓히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판매 승인 신청을 했다. FDA의 실사가 이어지면서 5월과 6월 두달간 생산시설을 가동하지 못했고, 이에 로열티와 제품 매출이 줄었다.
 
동시에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도 적자 전환에 영향을 끼쳤다. 선바이오는 올해 상반기까지 연구개발비(율)로 27억원(71.2%)를 사용했다. 직전연도 동기 5억6070만원(6.74%) 수준이었지만, 인공혈액(산소운반제) 관련 전임상 등으로 인해 확대됐다. 이에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율)은 11억원(20.11%)에서 37억원(107.76%)로 늘었다.
 
 
올해는 배당 확대 '휴식'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선바이오가 올해도 주주환원을 위해 현금배당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상장한 이후로 안정적인 수익성을 기반으로 현금 배당 금액을 높여왔기 때문이다.
 
선바이오는 지난 2022년 10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같은해 당기순이익 8억6933만원 가운데, 70.78%(약 6억1500만원)를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46억원) 대비 비교적 적은 배당금(9억2300만원)을 지급했지만, 현금배당수익률은 0.45%에서 0.7%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당금 지급에 사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도 늘었다. 지난해 말 선바이오의 이익잉여금은 66억원이다. 적립이 의무사항인 법정적립금(1억1741만원)을 제외하고, 향후 배당이 가능한 미처분이익잉여금은 14억원에서 54억원으로 확대됐다. 또한, 주식매수선택권(12억원)도 지난 2022년(1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그러나 올해는 당기순손실(12억원)로 전환했고, 이에 배당금 지급에 사용할 수 있는 이익잉여금이 줄었다. 올해 반기 말 기준 선바이오의 이익잉여금은 45억원이다. 적립이 의무사항인 법정적립금(2억970만원)을 제외하고, 향후 배당이 가능한 미처분이이익잉여금과 주식매수선택권은 총 43억원 수준이다. 지난해말(65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이에 선바이오는 올해 배당 여력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intas사의 생산시설의 가동이 중단된 건 일시적이며, FDA의 실사가 완료된다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중에 미국 승인을 획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규 생산시설을 통한 생산량 확보와 주문량 수용도 기대할 수 있다. 선바이오는 지난해 4월부터 남동공단 소재 본사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공장을 신축하고 있으며, 이달말 준공을 마칠 예정이다.
 
선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상반기 실적 부진이 심했고, 신공장 건설에 따른 비용증가와 지속적인 연구비 지출 등으로 인해 배당 여력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intas사는 7월 이후로 가동이나 선적지연 문제가 모두 해결되기 때문에 3분기부터는 매출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