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종신보험' 대신 '일반보장'…수익성에 방점
종신보험 상품 '중기납'으로 구성 다변화
신계약 CSM 배수 높은 일반보장 비중 높여
공개 2024-08-23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화생명(088350)이 보장성보험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낸다. 그동안 보험영업에 공들였던 단기납 종신보험 비중을 줄이고 일반보장을 더욱 강화한다. 단기납은 금융당국 지침과 과다 경쟁으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서다.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탓에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확보력이 저하되자 수익성과 효율성이 더 좋은 상품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단기납 종신보험 '줄이고' 일반보장 '늘리고'
 
20일 회사 기업설명회(IR) 자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CSM으로 9330억원을 기록했다. 종신보험이 2360억원, 일반보장이 6960억원이다.
 
전년 동기에는 종신보험 5340억원, 일반보장 4890억원으로 종신보험의 신계약 CSM 규모가 일반보장보다 더 컸다. 올해는 종신보험이 55.7% 감소하고 일반보장이 42.5% 증가하면서 역전됐다. 
 
 
종신보험의 신계약 CSM 추이를 분기별로 살펴보면 ▲2023년 1Q 1800억원 ▲2023년 2Q 3530억원 ▲2023년 3Q 3260억원 ▲2023년 4Q 3080억원 ▲2024년 1Q 1480억원 ▲2024년 2Q 880억원이다. 특히 올해 들어 규모가 빠르게 감소했다.
 
반면 일반보장은 ▲2023년 1Q 2260억원 ▲2023년 2Q 2630억원 ▲2023년 3Q 3600억원 ▲2023년 4Q 3700억원 ▲2024년 1Q 3560억원 ▲2024년 2Q 3400억원으로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종신보험은 단기납(보통 7년납) 형태로 팔리면서 지난해부터 생명보험사 보험영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아 왔다. 보험사 새 회계 기준인 IFRS17 체계서 수익성 기반이자 미실현이익인 CSM 확보 차원에서다. 한화생명은 특히 판매 자회사 법인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기반으로 신계약 영업을 가장 활발하게 했던 곳이다.
 
하지만 단기납 상품에 대한 환급률과 과다 경쟁 문제로 금융당국의 감독행정이 이뤄지면서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생명보험 업계는 해당 상품의 신계약 실적이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절판마케팅 이슈가 이어지면서 양적 성장을 달성했지만 이후로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사망담보 외 영역인 제3보험은 생명보험사뿐만 아니라 손해보험사와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 공략이 치열한 상황이기도 하다. 더 많은 자원 투입과 전략 집중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CSM 우수 상품 집중…"종신보험, 중기납으로"
 
보장성보험 중에서도 일반보장은 종신보험보다 CSM 확보 효율성이 더 좋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생명의 보장성보험 월평균 월초(월납 초회보험료) 대비 신계약 CSM 배수를 살펴보면 올 상반기 기준 종신보험이 3배, 일반보장이 14배로 나타난다.
 
해당 지표는 배수가 클수록 상품의 신계약 CSM 증가 효율성이 높음을 뜻한다. 종신보험은 전년 동기에는 8배 수준이었는데 올해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일반보장도 해당 배수가 줄었지만 종신보험보다는 여전히 효율성이 뛰어나다.
 
(사진=한화생명)
 
신계약 CSM 배수가 저하된 이유는 올해 경제적 가정 변경으로 보험부채 할인율 하락(장기선도금리 하향과 유동성프리미엄 인하) 효과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보유계약은 부채 개념이다. 자산과 부채 관련 제도의 변경이 보유계약 계리적 가정 등으로 연관돼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화생명은 올 하반기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일반보장 판매 비중을 더욱 확대한다. 앞서 상반기에는 ‘THE H 건강보험’과 ‘밸류플러스 보장보험’ 등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또 한화손해보험(000370)의 시그니처인 여성 건강보험과 같이 한화생명 역시 여성 타깃의 상품 판매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종신보험의 경우 기존 단기납 중심에서 벗어나 중·장기납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에는 중기납 종신보험 상품을 새로 출시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중기납은 보통 10년에서 20년 정도 구성으로 단기납과는 납입 기간이 다를 뿐, 보장 내용은 같다”라면서 “CSM 측면에서는 중기납이 단기납보다 도움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해지율 등 가정에 대한 문제들이 단기납의 경우 더 불리해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측은 “중기납 종신보험은 현장 적응 기간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가 변할 것”라면서 “사망보장 외에 질병보장 강화형으로 구성을 다변화해 CSM 확보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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