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서점업계 유동성 '꼴찌'…미정산 우려 없나
유동비율 50% 미만으로 교보·알라딘 등 업계 최하위
매입채무 등 부채 727억원…현금성자산 대비 15배 이상
업체 측 "월말 계산서 납부하면 익월 15일에 정산 중"
공개 2024-08-22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최근 예스24(053280)가 반기보고서를 공시한 가운데 유동비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져 눈길을 끈다. 예스24는 지난 연말 기준으로도 업계 내 유동비율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바 있다. 지난해 연말부터 스마트물류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투자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미지급금을 포함한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부채의 금액이 700억원을 넘어서면서 유동성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다만 업체측은 15일 내 정산을 완료하고 있는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진=예스24)
 
지난해 유동비율 55%로 업계 '최하위'…상반기 48%로 '뚝'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반기 말 연결 기준 예스24의 유동비율은 48.39%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55.04% 대비 약 6.65%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예스24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경쟁사인 교보문고와 알라딘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교보문고의 유동비율은 82.28%, 알라딘을 운영하는 알라딘커뮤니케이션은 157.82%로 업계 중 가장 높은 유동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예스24보다 102.78%포인트 높은 수치다.
 
티메프(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위메프의 유동비율은 19.92%를 기록한 바 있다. 티몬은 2022년 이미 18.21%를 기록하며 10%대에 머물렀다. 상반기 말 예스24의 유동비율은 위메프보다 28.47%포인트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예스24 유동비율이 급격하게 악화된 이유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감소에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 예치금을 포함한 예스24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290억원에서 2022년 54억원으로 급감한 이후 지난해 77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동부채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유동비율도 61.55%, 53.64%, 55.04%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 50%대를 유지하던 유동비율은 올해 상반기 들어 40%대로 추락했다.
 
이 가운데 상품 매입 대금과 미정산 대금, 판매관리비 미지급금액 등 외상대금인 매입채무 및 기타유동채무는 지난해 919억원으로 직전연도(834억원) 대비 10.1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727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774억원) 대비 6.07% 감소했으나, 여전히 700억원대 매입채무를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보유 현금 및 현금성자산(48억원)의 15.15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정산주기 15일 이내로 처리…매입채무회전율도 증가세
 
다만, 업체 측은 정산 주기가 짧은 기간 내로 이뤄지고 있고 연간 거래대금이 8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과도한 우려라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출판업계가 받는 납품 대금은 계약서 상으로 받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정확한 기간은 업체마다 계약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예스24의 경우 매월 말 계산서 청구를 받은 후 익월 15일에 지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북(e-book)의 경우 최소 정산 금액 조건 없이 판매 금액의 공급률대로 익월 정산하고 있다.
 
실제로 매출액이나 매출원가를 평균 매입채무로 나눈 매입채무회전율은 2021년 12.24%, 2022년 13.22%, 2023년 13.93%로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매입채무회전율이 높을수록 기업이 외상대금을 빨리 결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예스24의 경우 한세예스24홀딩스를 모회사로 두고 있는 만큼 재무구조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서점 업체들도 이커머스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정산주기 규정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다만, 업체측은 <IB토마토>와 통화에서 "비용을 어떻게 분납할지 출판사에서 청구하면 그에 맞춰서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예스24의 경우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이 각각 상반기 기준으로 13.85%, 187.59%로 과중한 편은 아니지만 유동비율이 낮아 단기적으로 융통할 수 있는 자금은 적은 실정이다.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경우 예스24도 정산 주기를 늘릴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6578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58억원을 기록하면서 영업이익률은 0.89%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330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률이 1.20%로 늘었다. 직전연도 동기(0.53%) 대비 상승했으나 여전히 1%에 머물러 있는 수준이다.
 
이 가운데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파주에 스마트물류센터를 완공을 목표로 약 984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만큼 향후 자금부담이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예스24는 스마트물류센터 구축을 위해 카카오뱅크 주식을 담보로 약 400억원 규모를 3년간 낮은 금리로 차입해 온 상태다. 향후 공사 진척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나갈 예정이다. 
 
예스24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회계기준이 아닌 거래대금 기준으로 연간 8000억원 이상의 자금 유입이 있다"라며 "재무상태표 상 매입채무 등은 1개월 정도의 미지급 분으로, 자금 회전상 문제는 없다"라고 답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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