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비상경영 돌입했지만…수익성 개선 '의문'
호텔롯데 연결 실적 매출 77% 이상 차지
수익성 개선 위해 수술대 오른 면세 부문
유커 회복 지연·해외공항 임대료 등 변수
공개 2024-08-21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지난해 턴어라운드(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롯데면세점이 올해 들어 다시 적자전환했다. 호텔롯데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롯데면세점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연결실적이 악화된 모습이다. 이에 지난 6월25일 롯데면세점은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지만, 최근 글로벌 경기 악화로 인해 면세업계가 침체를 맞으면서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호텔롯데)
 
면세서 호텔롯데 매출 77.5% 발생…칼 빼든 롯데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호텔롯데의 연결실적 매출액은 2조4577억원으로 직전연도(2조2534억원) 대비 9.07%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기간 영업손익은 318억원 흑자에서 526억원 적자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다시 적자를 유지 중이다. 
 
특히 면세 부문에서 올 상반기 46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점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전체 영업손실 가운데 면세점 사업에서 발생한 손실 비중만 88.02%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실적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면세 사업 손질에 나선 이유다. 
 
면세 부문은 호텔롯데의 매출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이 높은 사업군이다. 올해 상반기 면세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67.07%까지 줄었지만, 지난 2019년 이후 2023년까지 5개년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평균 비중은 77.5%에 이른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을 기준으로 매출액에서 차지했던 비중은 82.51%에 달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연결기준(3183억원) 보다 많은 3504억원에 달했다. 2019년 6조1030억원에 달했던 면세 사업 매출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3조1494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시기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하면서 호텔롯데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적자전환했다. 이후 2022년까지 3년 연속 연결 적자를 이어갔다. 
 
면세 부문 영업손실은 2021년 288억원, 2022년 139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면세 부문 영업손실이 컸던 2022년에는 직전연도까지 1570억원 손실을 기록하던 호텔·리조트 부문 영업손이익이 179억원으로 흑자전환한 가운데 롯데월드까지 같은기간 752억원 손실에서 41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지만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799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면세 부문이 흑자를 기록하면서 연결기준 실적도 잠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와 소비둔화로 인해 유커(중국 단체관광객)의 회복이 지연되고 인건비와 공항 임차료,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재차 적자전환했다. 
 
 
 
비상경영 선포했지만 중국 유커 회복 지연 우려
 
이에 롯데면세점은 지난 6월25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했다. 임직원의 일하는 방식을 변경해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지출의 형평성을 제고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세부 내용은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 △상품 원가 및 경쟁 비용 통합 관리 △조직 슬림화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 구축 △전 임원 급여 20% 삭감을 통한 책임경영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등이다. 지난 6월16일에는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반납을 결정하며 비용 절감과 고객 쇼핑 편의 극대화를 통한 월드타워점 경쟁력 회복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면세점이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호텔롯데가 전 사업부문별로 연간 3000억원씩 3년간 1조원 규모를 투자키로 했던 계획도 재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면세 부문에는 2869억원이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롯데가 면세 사업 내실 다지기에 나섰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중국 유커 감소로 인한 회복 속도는 변수다. 롯데면세점은 김포·김해·제주공항과 함께 시내 면세점 명동·월드타워·제주·부산점, 일본·베트남·호주 등지에 다수의 해외 면세점을 보유하고 있다. 면세점 매출 가운데 시내 비중이 90%에 달하는 만큼 여객회복수와 함께 국내 중국인 관광객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 수요는 아직 코로나19 이전 당시 규모로 회복되지 못한 상황이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179만8407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223만3256명의 80.52%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 그쳤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해외 공항 실적 역시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문아영 NICE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면세부문은 중국 경기 둔화로 관광객 소비패턴이 단체여행과 쇼핑 중심에서 체험형 자유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해외 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정상화 등이 실적 회복 폭을 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호텔롯데의 재무부담이 심화되면서 수익성 개선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170.03%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차입금 부담은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기간 총차입금은 9조1435억원에 이르면서 총차입금의존도는 49.91%에 달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속되는 경기침체, 소비둔화로 인해 유커(중국 단체관광객)의 회복이 지연되고 인건비와 공항 임차료,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부담으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라며 "비상경영 체제 돌입 이후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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