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체외 진단 전문 기업인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SD바이오센서)가 보유한 단기차입금을 털어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현금성 자산을 축적해둔 덕이 크다. 올해는 흑자 전환을 목전에 두면서 현금창출력도 대폭 개선됐다.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SD바이오센서는 진단 키트 시장에서 재도약한다는 포부다.
(사진=SD바이오센서)
엔데믹에도 풍부한 유동성에…단기차입금 청산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의 올해 반기 말 연결기준 유동차입금은 0원으로 나타났다. 보유한 단기차입금이 올해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차입 기간을 연장하는 대신 보유한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모두 상환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SD바이오센서의 유동성차입금은 0원이었다. 이후 지난 2022년에 4억5000만원으로 소폭 늘었고, 지난해에는 1294억원까지 확대됐다. 이후 올해 1분기말 4억5000만원까지 줄었고, 2분기까지 거쳐 보유한 유동성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적지 않은 유동성차입금을 모두 상환할 수 있던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축적한 유동성 자금 덕이다. 올해 반기말 기준 SD바이오센서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411억원이다.
SD바이오센서는 진단키트 등을 판매하는 체외진단 전문 기업으로 코로나가 심화됐던 2021년 코스피 시장에 등장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19년 말 193억원 수준이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021년 말 1조2052억원까지 확대됐다. 이후 올해 반기 말까지는 크게 줄긴 했지만, 여전히 넉넉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금창출력 개선세 힘입어 진단 시장 재도약
아직 대규모 장기차입금이 남아 있지만, 현재 보유한 유동성 자금을 봤을 때 상환에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특히 올해부터는 실적 개선과 함께 현금창출력도 회복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반기 말 기준 SD바이오센서가 보유한 장기차입금은 Standard Charterd Bank(2693억원)과 PNC Bank, N.A.(347억원) 등이다. 두 차입금 만기일은 오는 2028년 1월31일이며, 이자율은 0.028% 수준이다. 상환 기간이 많이 남았을 뿐만 아니라 현재 SD바이오센서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4412억원)에서 단순 감산해도 여유 자금이 남는다.
넉넉한 유동성 자금에 더해 올해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양수(+)로 전환했다. SD바이오센서는 올해 반기 영업활동으로 39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직전연도 동기(-1321억원)과 비교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이는 올해 SD바이오센서의 매출 비중이 코로나 진단 키트에서 이외 진단 제품으로 전환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SD바이오센서의 올해 반기 영업손실은 254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1742억원)보다 개선됐다.
같은 기간 매출 비중 변화에 따른 비용 감축에 성공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SD바이오센서의 올해 반기 매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건 STANDARD LipidoCare, STANDARD G6PD 등 기타 제품이다. 기타 제품 매출 비중은 39.69%(1365억원)로, 코로나 진단 키트가 포함된 면역화학진단(26.52%, 912억원) 매출을 뛰어넘었다.
특히 SD바이오센서의 올해 반기 기준 매출원가율과 판매비와 관리비율은 각각 50.59%(1739억원), 56.81%(1953억원)다. 직전연도 동기 95.77%(3304억원), 54.73%(1888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코로나에 의존한 매출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SD바이오센서는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쏟아 '스탠다드M10'과 '혈당 측정기' 등을 중심으로 진단 시장에서 재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스탠다드M10은 다양한 검사가 가능한 진단 시스템으로 7종의 신제품이 추가로 개발돼 지난 5월 CE IVD 등록을 완료했다. 이에 독감,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자궁경부암 등 다종의 동시 검사가 가능하다. SD바이오센서는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 해외 국가 임상과 등록을 진행해 매출 확대를 이어나갈 전략이다.
해외 매출 확대에는 최근 인수한 '메리디언바이오사이언스(메리디언)'가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SD바이오센서는 약 2조원을 쏟아 메리디언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진단 플랫폼을 강화하고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한다는 게 SD바이오센서 측의 설명이다.
혈당 측정기 출시 등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올해 반기까지 연구개발비(율)로 431억원(12.53%)를 사용했다. 직전연도 동기(318억원, 9.21%)보다 금액을 늘렸다.
SD바이오센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스탠다드M10의 CE를 받은 제품은 7개 정도가 있고, 국내에서 허가받은 제품도 3개가 있다"라며 "연속 혈당측정기의 경우는 연내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