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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텍, 만기 전 CB 또 취득…빚 돌려막기 '진땀'
2회차 CB 66억원 규모 풋옵션 발동
지난 4월 발행한 3회차 CB로 사채 상환
공개 2024-08-06 17:50:05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빅텍(065450)이 석달 만에 전환사채(CB)를 만기 전에 또 취득한다. 주가가 CB 전환가액보다 떨어지자 채권자들이 조기상환에 나선 것이다. 빅텍은 취득한 주식을 소각해 오버행 우려를 해소할 예정이다. 하지만 CB 상환자금을 또 다른 CB발행으로 조달하는 ‘돌려막기’ 중이라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금융감독원)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빅텍은 전환사채 발행 후 만기 전 사채 취득을 결정했다. 해당 CB는 2022년 5월6일 발행됐던 제2회차 무기명식 무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다. 당초 발행된 권면 총액은 150억원 규모로 시설투자에 50억원, 운영자금으로 100억원이 쓰였다. 회사는 제3회차 CB 발행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자금으로 2회차 CB 66억원을 취득했다. 본래 만기일은 2027년 5월6일로 5년물이다.
 
표면이자율 및 만기이자율 모두 0.0%로 이자가 없다. 이처럼 이자율이 0.0%인 경우 사채권자가 향후 주주가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돈을 빌려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자 채권자들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한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취득한 CB의 주식 전환가액은 7093원인 데 반해 빅텍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5420원이다. 
 
빅텍은 만기 전 취득한 채권을 소각 처리할 예정이다. 취득한 채권을 소각해버리면 기존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추후 주식전환으로 인한 물량부담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지분가치 희석 우려가 없어진다. 또 그동안 부채로 잡혀있던 채권이 소멸하면서 회사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바뀐다.
 
빅텍이 만기 전 CB를 취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7일에도 2회차 CB 53억원을 사채권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장외매수를 통해 만기 전 취득했다. 주식 가격이 좀처럼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빅텍은 지난 4월에는 제3회차 CB 100억원을 발행하기도 했다. 채무상환 목적이다. 전환가액은 2회차 전환가액 7093원보다 1721원 낮은 5372원이다. 3회차 CB 역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모두 0.0%다. 해당 사채의 만기는 2029년 4월19일로 5년물이다.
 
이처럼 빅텍은 사채를 통해 부채 상환자금을 마련하고 있어 차입금 부담은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빅텍의 1분기 순부채는 152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 –66억원(순현금 상태)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순부채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총 부채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더 많다는 뜻이다.
 
빅텍은 방위사업과 민수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방위사업으로는 전자전 시스템 방향탐지장치 및 군용전원공급장치, 피아식별장비 등을 생산하고 있다. 민수사업으로는 공공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산제품이 1분기 매출액의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주요 거래처는 LIG넥스원(079550)한화시스템(272210)이다.
 
1분기 빅텍 매출액은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127억원)보다 29.9% 성장했다. 방위사업 매출은 159억원(96.6%), 민수사업 매출은 5억6500(3.4%)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4억원을 기록한 것에 비해 적자폭이 줄었다. 이를 통해 영업활동현금은 다소 회복됐지만, 투자활동과 재무활동을 통해 현금을 유입하면서 전반적인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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