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이율 예실차'에 쏠린 눈…보험사 재무 영향은
PL 또는 OCI 회계처리 "IFRS17서 기준 명확지 않아"
다수 보험사 PL 반영…OCI 채택 시 일부 보험사 타격
중장기적으로 금리 변동에 따른 손익 영향 완화 전망도
공개 2024-08-05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공시이율 회계처리 변경 여부에 보험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현재 다수 보험사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과 반대 방향으로 전개될 수도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업계 의견을 듣는 중이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바 없다는 입장이다. 회계처리 조정 결과, 순이익이 아닌 자본 반영으로 변경될 경우 일부 보험사 손익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손익의 금리 변동성 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PL 또는 OCI 회계처리…금융당국서 보험사 의견 청취 중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공시이율 예실차 회계처리와 관련해 보험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유관기관과 공동협의체 연석회의를 결정했으며, 이를 위해 보험사의 공식질의서 제출을 기다리고 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 일반계정 중 금리연동형 상품에 부리하는 이율을 말한다. 은행 예·적금 상품의 약정이율과 비슷한 개념이다. 다만 공시이율은 상품군별 적용주기(매년, 매분기 등)에 따라 보험계약 이율이 변동되는 것이 특징이다.
 
공시이율 예실차는 금융당국의 예정 공시이율과 보험사의 실제 적용 공시이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손익이다. 예상과 실제 격차인 셈이다. 예정 공시이율은 금융당국이 제공하는 할인율 가정 기반 투자수익률이, 실제 공시이율은 보험사 운용수익률이 산출 근거다.
 
(사진=금융감독원)
 
이에 대한 회계는 보험사마다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손익계산서(PL) 또는 기타포괄손익(OCI) 중 하나로 반영되는데, PL은 당기순이익으로 연결되며 OCI는 자기자본에 영향을 미친다. 주요 보험사 가운데 한화생명(088350)과 교보생명, 메리츠화재가 OCI로 반영하고 있고 나머지 다수는 PL에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보험업계와 논의하고 있는 내용은 PL이나 OCI 반영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잡는 것이다. 현재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인 IFRS17 체계서는 공시이율 예실차와 관련된 기준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 PL이나 OCI 선택은 보험사가 회계법인과 협의해 처리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 연석회의 등 결과에 따라 PL이나 OCI 둘 중 하나로 처리할 수 있고, IFRS17 취지에 따라 둘 다 가능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라면서 “아직은 보험사 의견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CI 처리 시 순이익 부정적…중장기적으론 효과 평가도
 
공시이율 예실차 손익은 PL로 처리하면 투자손익 계정의 보험금융손익에 반영된다. 투자손익 내 투자영업손익이 자산운용과 관련된 것이라면 보험금융손익은 보험계약 부리이율에 대한 것이다.
 
통상 금리가 상승하는 시기에는 예정 공시이율이 같이 오르기 때문에 공시이율 예실차가 플러스(+)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지난해의 경우 시중금리 상승 대비 공시이율 상승이 낮았고 이에 따라 PL 측면에서 보험금융비용 감소로 이익 효과가 반영됐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다수 보험사가 PL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준이 OCI로 바뀐다면 여러 보험사 순이익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멀리 봤을 때는 손익의 금리 변동성 영향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금리 변화에 따른 PL 영향이 축소되고 OCI 변동으로 반영된다는 점에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연구원은 “향후 OCI로 처리하면 금리연동형 부채 비중이 높은 보험사가 작년 대비 마이너스 영향이 클 것”이라며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금리의 손익 변동성이 완화돼 이익 안정성이 확보되는 순기능이 형성된다”라고 진단했다.
 
공시이율 예실차 회계처리 변경이 지급여력비율(K-ICS)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보험부채인 최선추정부채(BEL) 변동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요구자본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가용자본 역시 PL 측면의 이익잉여금과 OCI 사이에서 나타나는 자본 항목 내 분류 차이 정도라는 것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001500) 연구원은 “공시이율 예실차 등 회계 제도 변화를 소급 결산하게 될 경우 물리적 한계들이 있어 전진법이나 혹은 다소 완화돼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도입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만큼의 파급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평가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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