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렉스, 기술이전 '7년 공백'…주요 파이프라인 대안 될까
2017년 이후 기술수출 계약 '전무'
R&D 조직 개편·삼바에피스 출신 상무 영입
유동성 자금 활용해 L/O 달성 '총력'
공개 2024-08-05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7년간의 기술이전(License Out, L/O) 공백으로 인해 저조한 매출이 이어진 유틸렉스(263050)가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올해 R&D 조직을 개편한 데 이어 사업개발 총괄에 이종수 상무를 영입했다. 본업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유틸렉스는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주요 파이프라인 'EU307(고형암 타겟 CAR-T 치료제)'과 'EU103(항체치료제)'을 중심으로 기술이전 달성에 총력 할 계획이다.
 
(사진=유틸렉스)
 
기술이전 7년 공백에 R&D 조직 개편 단행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틸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억162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연도 동기(3773만원)보다 개선됐으나 여전히 저조한 수치다. 이는 유틸렉스가 기술이전을 수익 모델로 삼는 가운데, 지난 7년간 추가적인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틸렉스는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 창출을 사업모델로 삼는 신약연구개발 기업으로 지난 2018년 기술 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시장에 진출했다. 통상 기술이전을 수익 모델로 삼는 바이오 기업들은 매년 대규모 매출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문제는 상장 직전인 지난 2017년에 기술이전을 달성한 이래로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앞서 유틸렉스는 지난 2017년 9월 면역항암 항체치료제인 'EU101'을 중국 소재 기업인 화해제약(Zhejjang Huahai Pharmaceutical Co., LTD.)에 기술이전했다. 대상 지역은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이며, 총 계약 규모는 850만USD(한화 약 100억원)수준이다.
 
유틸렉스는 당시 계약금 100만USD(11억원)을 36개월 동안 분할해 수령받기로 했고, 지난 2020년 계약금을 전부 지급 받았다. 이후 같은 해 GLP toxicit에 성공하면서 1차 마일스톤 50만USD(7억원)을 받았고, 임상시험계획 신청(CTA) 승인으로 100만USD(14억원) 2차 마이스톤도 받았다. 여기에 지난해까지는 매년 약 2000만~4000만원의 정기 수취 비용(Maintenance Fee)을 받고 있다.
 
매출 규모가 크지 않은 EU101에 대한 기술이전 이후 추가적인 성과가 없던 유틸렉스는 최근 기술이전 계약을 이끌기 위해 R&D 개편에 나섰다. 올초 기존 R&D 조직을 연구소장 체제에서 사업부 체제로 변경하면서다.
 
앞서 유틸렉스는 지난해 유연호 사장을 공동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이후 신약 개발에 대한 성과를 위해 유 사장을 중심으로  R&D 조직을 연구소장 체제에서 사업부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신설된 'CGT사업부'는 EU307과 EU204(희귀암종 T세포 치료제)를 전담하고, '항체사업부'는 EU101과 EU103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유틸렉스는 사업부 체제로 변경한 이후 최근 사업개발 총괄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출신인 이종수 상무를 영입했다. 이 상무는 영국바이오스타트업 에베레스트바이오텍, 리뉴런 등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를 토대로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는 CMC(화학·제조·제품) 분야를 이끌었다. 이에 유틸레스는 이 상무를 세포치료제 공정 개발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연구소장급 인물로 평가했고, 추가적인 기술이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U307·EU103' 중심으로 본업 강화 집중
 
유틸렉스는 최근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인 아이앤시스템을 흡수합병하면서 매출 확대가 이뤄진다는 입장이지만, 본업에 대한 성과는 여전히 부재다. 이에 유틸렉스는 보유한 유동성 자금을 활용해 주요 파이프라인 EU307과 EU103을 중심으로 기술이전을 달성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유틸렉스는 지난달 50억원을 투자해 아이앤시스템을 흡수합병했다. 지난 3월에 대금을 납입했던 것을 반영해도 올해 1분기 말 유틸렉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단기 금융자산 포함) 277억원 정도가 남는다. 
 
현금 유출에도 불구하고 유틸렉스가 아이앤시스템의 흡수합병을 결정한 이유가 있다. 아이앤시스템은 지난해 매출액 129억원을 달성한 기업이다. 이에 올해 6월부터 아이앤시스템의 매출이 유틸렉스에 100% 반영되면서 외형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아이앤시스템을 통한 현금창출원(캐시카우) 확보도 기대된다. 유틸렉스가 공시한 자료로는 구체적인 현금창출력을 알 수 없지만,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시작점인 당기순이익(1억6051만원)을 달성했다. 아인애시스템이 창출하던 현금이 유틸렉스에 반영되면 현금유출이 완화되고, 보유한 유동성을 온전히 연구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사전 준비를 마친 유틸렉스는 주력 파이프라인인 EU307과 EU103의 기술이전에 총력한다는 입장이다. 두 파이프라인 모두 지난해부터 임상 1상을 시작했고, 같은해 8월(EU103)과 9월(EU307)에는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 현재 EU307은 두번째 코호트 투약을 진행 중이며, EU103은 5개 코호트 중 마지막 대상자를 모집하는 중이다. 
 
최근 감소했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도 기대된다. 유틸렉스는 올해 1분기까지 사용한 연구개발비는 36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44억원)보다 감소했다. 앞서 지난 2021년(237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228억원)과 지난해(175억원)까지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유틸렉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두 핵심 파이프라인(EU307, EU103) 모두 빠른 기술이전을 고려하고 있으며, EU307은 국내 상업화도 구상하고 있다"라며 "유틸렉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파이프라인에 자원을 집중해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김혜선 흥미로운 주제를 쉽게 전달하는 김혜선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