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에프앤씨, 이익률 0%대 급락…현금 곳간도 '텅텅'
2022년 이후 2년째 영업활동현금흐름 적자 기록
텅 빈 여유현금 곳간…이달 사채 약 300억원 발행
차입금의존도 이미 34.4% 돌파…부담 심화 우려
공개 2024-08-05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국내 골프웨어 1위 기업인 크리스에프앤씨(110790)가 지난해부터 역성장과 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부터 이익률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증가하면서 1분기 영업이익률은 0%대에 수렴했다. 이 가운데 자본적지출(CAPEX) 등이 이어지면서 잉여현금흐름(FCF)도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크리스에프앤씨 홈페이지)
 
역성장 속 재고자산 증가하며 영업활동 현금흐름 적자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리스피에프앤씨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11억원이 유출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20억원이 순유출되면서 마이너스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크리스피에프엔씨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골프붐'이 불면서 2021년에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723억원이 순유입되기도 했으나, 이후 골프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2022년 180억원으로 축소된 바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기업이 제품의 제조·판매 등 주요 영업활동을 하면서 발생하는 현금의 유입·유출을 기록한 지표다. 이는 외부 자금조달에 의존하지 않고 차입금 상환, 영업능력 유지, 신규 투자 등을 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되면 기업이 현재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영업활동현금흐름 감소는 순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재고자산은 2022년 1432억원에서 지난해 1559억원으로 약 127억원(8.87%)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1656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매출채권은 같은기간 197억원에서 241억원으로 약 44억원(22.34%) 급증했다.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까지 0.8회를 유지하다가 올해 1분기 0.6회로 줄어들었다. 이는 재고자산이 팔려서 현금으로 돌아오는 기간이 456.25일에서 608.33일로 152.08일 증가했다는 의미로, 그만큼 상품이 판매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잉여현금흐름 2년째 마이너스…여유현금 곳간 '텅텅'
 
당초 시장에서는 크리스에프앤씨가 아웃도어 브랜드 하이드로겐과 마무트 등 새로운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매출액은 지난 2022년 3809억원을 기록하며 최근 3개년 내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3670억원으로 3.65% 감소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701억원으로 직전연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 785억원에서 지난해 461억원으로 41.27%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6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71억원)의 8.45% 수준에 그쳤다. 
 
영업이익률도 올해 1분기 0.88%로 떨어졌다. 지난해 동기 영업이익률이 9.84%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8.96%포인트 급감한 수치다. 같은기간 매출원가율이 30.23%에서 36.56%로 6.33%포인트, 판관비율이 59.93%에서 62.56%로 2.63%포인트 증가한 영향이다.  
 
이 가운데 종속회사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중이다. 오는 20일부터 크리스피에프앤씨는 종속회사 에스씨인베스트에 840억원의 자금을 대여키로 했다. 이는 지난해 8월 대여금 700억원에 대한 기간을 내년 8월19일까지 연장하는 것으로, 약 140억원이 추가 증액됐다. 앞서 크리스피에프앤씨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90억원, 지난해 52억원을 대여해준 바 있다. 올해는 840억원 중 남은 398억원을 운영 계획에 맞춰 단계적으로 분할송금할 예정이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스씨인베스트는 부동산 개발업과 시행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지난 2019년 8월21일 설립된 크리스피에프앤씨의 종속회사다. 사업 초기 당시에는 2020년까지 골프장 건설을 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 건설 사업은 내년 하반기까지 사업기간은 연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월 말 기준으로 크리스피에프앤씨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9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98억원을 분할 송금하더라도 유동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자본적 지출과 배당금 지급이 이어지면서 3월 말 잉여현금흐름(FCF)는 217억원 손실을 기록 중이다. 잉여현금흐름은 기업이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 중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을 나타내는 지표로, 적자로 전환할 경우 여윳돈이 떨어져 외부 자금 조달을 필요로 함을 의미한다. 앞서 FCF는 2022년 1448억원 대규모 유출을 기록한 후 지난해 204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크리스피에프앤씨는 이달 26일부터 전환사채(200억원)와 교환사채(100억원) 등 발행하며 자금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채 발행으로 크리스피에프앤씨의 부채비율은 1분기 말 88.6%에서 95.53%로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부채비율은 높지 않지만 차입금의존도는 이미 34.4%에 달하며 일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되는 수치인 30% 이하를 넘어섰다. 1분기 말 총차입금이 2439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단순 계산할 경우 향후 총차입금의존도는 37.0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IB토마토>는 크리스에프앤씨에 수익성 강화 방안 등을 질의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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