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이오플러스(099430)가 넉넉한 유동성에도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충북 음성신공장 설립에 대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이오플러스는 조달한 자금을 활용해 비만·당뇨치료제의 출시와 기존 제품의 생산량 증대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사진=바이오플러스)
넉넉한 유동성에도 600억원 규모 CB 발행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이오플러스가 600억원 규모의 제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발행한 전환사채는 표면이자율 0.0%, 만기이자율 1.5%인 5년물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위해 사용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탄탄한 실적과 현금창출력으로 넉넉한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음에도 외부 자금 조달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실제 바이오플러스의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은 25.15%를 기록해 전년 동기(44.53%)보다는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플러스는 2021년(48.71%)을 시작으로 2022년(44.56%)과 지난해(43.09%)까지 40%를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수익성이 다소 약화된 상황에서도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대폭 개선됐다. 올해 1분기 기준 바이오플러스는 영업활동으로 123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이는 직전연도 동기(52억원)보다 유입 폭이 커졌으며, 지난해 전체 영업활동현금흐름(16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장 이래로 영업활동을 통해 꾸준한 현금 유입이 있다 보니 보유한 유동성 자금도 넉넉하다. 올해 1분기 말 바이오플러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579억원이다. 여기에 유동비율과 부채비율도 각각 430%, 32.4%로, 적정 기준(200% 이상, 100% 미만)을 충족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대규모 자금 조달을 실행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4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되는 음성신공장 건설과 비만·당뇨치료제 등 연구개발(R&D) 비용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는 게 바이오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음성신공장에 대한 전체적인 비용을 1400억원 정도로 계획한 가운데, 자체 자금으로 충당한 이후에 200억~300억원 정도 부족할 것으로 예상했다"라며 "동시에 넥스트 사업으로 보툴리눔 톡신과 비만·당뇨치료제를 준비하고 있는데, 국내 임상 비용은 해결이 가능하지만 글로벌 임상 비용이 만만치 않아 선제적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라고 전했다.
생산량 증대·R&D 강화 '두마리 토끼' 잡는다
회사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기존 사업 강화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이오플러스는 조달한 자금의 200억원을 음성신공장 설립에 투자하고, 나머지 400억원은 비만·당뇨치료제와 무내성 재조합 톡신 및 퓨어톡신 개발 임상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플러스는 지난해 5월 음성신공장 설립을 결정했다.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바이오 의약품 등 신사업 분야 진출에 따라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실제 바이오플러스는 현재 기존 보유 공장 가동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바이오플러스의 히알루론산응용제품 부분에 대한 가동률은 지난해 89.24%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다소 하락해 63%를 기록했지만, 회사는 향후 사업 확대에 따른 생산시설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001750)에 따르면 음성신공장은 연간 4000만개의 필러를 생산할 수 있다. 올해 6월 바이오플러스의 스킨부스터 제품인 'Bonyx AURA'가 중국의 2등급 의료기기로 허가 받았으며, 하반기부터 판매가 시작된다. 중국 대형 의료기기 업체들과 공급 협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음성신공장을 활용한 매출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또한, 내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 비만·당뇨치료제 생산도 음성신공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바이오플러스는 지난 2021년부터 GLP-1과 GIP 유도체의 체내 반감기를 증가시켜 약효와 사용 편의성을 증가한 비만·당뇨치료제의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성분명 글루타이드)와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의 복제약(제네릭)이다.
이외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R&D) 강화도 기대된다. 현재 바이오플러스가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주요 의약품 파이프라인은 △비만/당뇨 치료제 △대상포진/HPV치료제 △보툴리눔 톡신 치료제 등 총 3개다. 이를 모두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비 투자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 바이오플러스가 올해 1분기에 투자한 연구개발비(율)는 7억9271만원(8.25%)으로, 직전연도 동기(3억9986만원, 3.22%)보다 확대됐다. 특히 지난 2021년 8억7103만원(2.33%)을 시작으로 2022년(17억원, 2.93%)과 지난해(24억원, 3.82%)를 거쳐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바이오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의료기기 쪽은 신규 임상이 필요 없지만 의약품 쪽은 허가 등을 위한 신규 임상이 필요하다"라며 "일반적으로 임상 비용이 많이 투자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R&D비용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