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퓨얼셀, 전환·행사가액 하향…재무 악화에 좀비기업 '코앞'
부진한 주가에 전환·행사가액 주당 696원 '하락'
3년간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한계기업 가능성 '고개'
건물용 연료전지 매출 의존도 낮추고 사업 다각화 필요
공개 2024-08-02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에스퓨얼셀(288620)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전환·행사가액이 하향 조정됐다. 부진한 실적과 저조한 주가가 이어진 탓이다. 이번 가격 조정에 따라 주식 수도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발생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만기를 앞둔 부채 규모도 회사가 가진 현금성자산을 크게 웃돌고 있어 재무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회사는 모빌리티 파워팩 신사업 및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라 단기간 내에 실적이 가시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에스퓨얼셀)
 
사채 전환·행사가액 주당 696원 ‘하락’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에스퓨얼셀이 발행한 CB와 BW의 전환·행사가액이 하향 조정됐다. 해당 CB는 2022년 10월26일 발행한 제1회차 CB로 권면총액이 100억원에 달한다. 조정 전 전환가액은 1만7169원으로, 조정 후 1만4865원으로 주당 696원 하락했다. 주식 수도 늘어났다. 조정 전 전환가능 주식 수는 58만2445주였지만 조정 후에는 67만2721주로 늘었다. 행사가액이 조정된 BW는 2022년 10월28일 발행된 제2회차 BW로, 권면총액 및 조정 전후 행사가액과 주식수가 제1회차 CB와 동일하다.
 
이번 에스퓨얼셀의 전환·행사가액이 조정된 이유는 저조한 주가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에스퓨얼셀의 주가는 최근 한달 동안 14000원 후반에서 13000원 초반까지 하락했다. 전환·행사가액 조정이 발생한 29일 기준 에스퓨얼셀은 주당 1만34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 하락은 부진한 실적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에스퓨얼셀의 매출 규모와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감소세를 이어왔다.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3.1억원, 22.6억원, 2022년에는 467.8억원, 11.9억원, 지난해에는 325.3억원, -24.8억원을 기록해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수익성도 떨어졌다. 에스퓨얼셀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4.77%, 2022년 2.55%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에는 –7.63%를 기록해 음수로 전환했다. 다만, 올 1분기는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은 10.97%를 기록했다. 매출액도 106.6억원을 기록해 전년(82.7억원) 동기보다 성장했다. 그러나 올해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투자증권 최규헌 연구원은 “에스퓨얼셀이 지난해 영업익 적자를 기록한 것은 국내 건설 경기 악화와 함께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건물용 연료전지 납품이 지연된 영향”이라면서 “올해는 일부 회복되겠지만 여전히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2020~2022년 수준(4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좀비기업 ‘코앞’…재무건전성 ‘의구심’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는 동안 에스퓨얼셀의 재무부담은 커졌다. 1분기 기준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가 676.8억원으로 이 중 단기차입금이 299.5억원을 기록해 44.25%에 달한다. 반면 회사가 가진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4.5억원에 불과해 단기차입금을 갚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기타유동자산 24.8억원을 보태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여기에 은행 등에서 빌린 돈에서 발생한 이자비용만 올해 1분기 9.2억원에 달해 에스퓨얼셀의 재무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계기업, 일명 ‘좀비기업’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한계기업은 재무구조가 부실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뜻하는 용어로,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거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에스퓨얼셀은 2022년(0.77배)에 이어 지난해(-0.68배)에도 1배 이하의 이자보상배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년째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21년 –98억원, 2022년 –67억원, 지난해 –36억원의 영업현금흐름을 기록해 사실상 한계기업으로 분류된다.
 
에스퓨얼셀이 유의미한 실적을 내기 위해서는 본업인 건물용 연료전지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사업과 시장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규헌 연구원은 “본업 의존도를 낮춰줄 수 있는 전사적 다각화가 시급하다. 모빌리티 파워팩 신사업 등의 외형을 성장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유럽과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성과도 서둘러 가시화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에스퓨얼셀의 자회사로 모빌리티 파워팩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에스모빌리티는 지난해부터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지게차를 시작으로 향후 중장비, 트럭 등 애플리케이션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내년이나 2026년부터 외형이 성장 구간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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