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포트폴리오
루센트블록, STO 제도화 지연에도…MZ 사로잡는 상품 출시 속도
7월 올해 세 번째 부동산 공모상품 공개
STO 시장 성장 전망에 300억원 이상 투자 유치
국회서 STO 제도화 지연…업력 중요 전망에 꾸준히 사업 추진
공개 2024-07-31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증권형 토큰 발행(STO)을 기반으로 한 소액 부동산 조각 투자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루센트블록이 주목받고 있다. 루센트블록은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회사로, 시리즈A와 시리즈B 투자에서 3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조각투자 시장이 코로나 19를 기점으로 젊은 세대들과 투자 업계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STO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제도가 정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STO 산업에 대한 법제화가 이루어지며 시장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어 국내에서도 성장기반을 위한 제도화 논의가 재개되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히 대두되고 있다.
 
루센트블록의 10호 공모 상품 신도림 핀포인트타워
 
신도림 10호 부동산 공모상품 출시
 
29일 업계에 따르면 루센트블록이 신도림역에 위치한 핀포인트타워에 대한 세 번째 공모 상품을 출시했다. 핀포인트타워는 지난 2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부동산 공모 상품으로, 개인 및 법인 투자자들이 공모 청약에 참가할 수 있다. 공모 기간은 7월18일부터 오는 8월2일 22시까지로 공모 총액은 14억1000만원이다.
 
투자자들이 부동산 공모 상품에 투자하면, 해당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배당금 형태로 매달 수령할 수 있다. 현재 핀포인트타워 3호 공모상품은 오피스 입주자를 확보한 상태로 향후 5년간 임대 계약이 체결될 예정이다.
 
루센트블록은 그동안 서울 안국동 다운타우너·이태원 새비지 가든을 시작으로 지난해 서울 문래동 공차·전주 한옥 호텔 시화연풍·수원행궁 뉴스뮤지엄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공모 상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성수 코오롱타워와 신도림 핀포인트타워를 공모 상품으로 내놓았다.
 
루센트블록이 그간 내놓는 총 10개의 부동산 공모 상품들은 2030세대, 이른바 MZ세대가 투자하고 있다. 현재 소유의 누적 회원 수는 37만명을 돌파했는데, 이 중 70%가 MZ세대다. 부동산 투자에 큰 자금이 필요하지만, 소유는 최소 5000원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젊은 세대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토큰 형태로 보유한 부동산 지분은 소유에서 거래를 통해 매각해 쉽게 엑시트할 수 있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도 ‘모두에게 소유의 기회를’이라는 모토를 바탕으로 루센트블록을 창업했다.
 
관심은 투자 업계로 확장됐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루센트블록은 지난 2022년 시리즈A 투자 170억원을 유치했으며, 지난해 11월 시리즈B 투자에서도 150억원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서울대기술지주·한국산업은행·하나벤처스·교보증권(030610) 등이 투자하면서 루센트블록의 부동산 조각 투자 사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STO 시장은 모든 유·무형 자산을 대상으로 하므로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아울러 전통적인 자본 시장에서 있었던 정보의 비대칭성·낮은 접근성·높은 운용 비용 등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외 STO 산업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커니에 따르면, 현재 2000조원 수준인 글로벌 STO 시장 규모는 2030년 2경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STO 시장도 올해 34조원에서 2030년 370조원 수준으로 성장이 예상된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이사(사진=루센트블록)
 
STO 제도화 논의 지연되지만…조각 투자 상품 지속 선보여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STO 제도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보다 STO가 시장에 늦게 태동한 일본의 경우 지난 2020년 5월 증권형 토큰은 금융상품거래법을 적용한다는 규제안을 확정해 STO를 제도권에 진입시켰다. 이를 통해 명확한 법적 가이드라인과 투자자 보호 조치가 강화되면서 STO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1대 국회에서 STO 제도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및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이에 22대 국회에서 재논의를 거친 후 다시 입법 절차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야가 22대 총선 선거에서 STO 제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향후 논의가 다시 이뤄질 여건은 조성된 상태다.
 
제도화 논의가 멈췄음에도 불구하고 루센트블록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업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예정된 공모 상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루센트블록 측은 "국내 STO 산업의 성장이 예견되는 가운데 산업의 이해도를 높임과 동시에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투자 상품을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라 말했다. 이에 회사는 투자자들이 직접 이용할 수 있는 F&B·카페·지역 호텔·창업 공간 등 다양한 부동산 공모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편, 과거 IPO(기업공개) 시장이 그랬던 것처럼 STO 시장도 제도화 이후 선점 효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IPO 시장에서 과거 업력이 중요한 선정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에 STO 시장도 마찬가지로 꾸준히 공모 상품 출시를 통한 토큰 발행 경험이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루센트블록 측은 "STO 시장 기반을 닦기 위해 상품을 제공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이를 기반으로 더 안정적인 투자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 중"이라 밝혔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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