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디스커버리로 글로벌 진출 확대…성장 날개 달까
중국 비롯한 11개 국가 내 독점 라이선스 권리 인수
MLB 중심 해외사업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 평가
대표 제품 부재…초기 성과까지 중단기적 시간 필요
공개 2024-07-23 06:00:00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F&F(383220)가 경기 침체로 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 국내를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그동안 엠엘비(MLB) 중심으로 이뤄졌던 해외사업 카테고리가 디스커버리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디스커버리 매출 규모가 MLB의 중국 직진출을 결정할 당시보다 적은 데다 대표 상품이 적다는 점에서 초기 성과를 보일 때까지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F&F)
 
디스커버리로 해외시장 공략 '잰걸음'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F&F는 17일 기존 디스커버리 라이선스 사업을 운영하던 워너브라더스컨슈머프로덕트(Warner Bros. Consumer Products Inc)로부터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11개 지역에서의 디스커버리 상표를 사용한 의류·소품·액세서리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권리를 취득했다.
 
F&F는 향후 2039년까지 총 15년 간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디스커버리 브랜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후 추가 15년 연장에 대한 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시장에서는 MLB 중심으로 이뤄졌던 해외사업에 디스커버리가 추가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진다. F&F는 라이센스 브랜드로 디스커버리, MLB 등과 자체 브랜드인 듀베티카(DUVETICA), 수프라(SUPRA)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사업은 MLB를 중심으로 이뤄져 왔지만, 이번 라이선스 확보로 디스커버리를 통한 해외 시장 공략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F&F는 MLB를 통해 중국 내 대리상과 유통망을 확보해 왔던 만큼 디스커버리 역시 순조롭게 중국시장에서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증권 등에 따르면 MLB의 중국 매출은 2019년 진출 초기 중국 본토에 매장 2개를 포함한 온·오프라인 합산 매출 약 12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매장 수가 1129개까지 확대되며 매출 813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에는 매장 1200개, 매출 906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달 계약을 체결하고 아직 구체적인 출점이나 매출 계획 등이 정해진바 없는 만큼 즉각적인 실적 확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F&F 측은 연내 중국 상해에 첫 매장 출범 계획 외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디스커버리의 중국 매출도 아직 높진 않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디스커버리의 중국 시장 내 오프라인 총매출이 1623만위안(한화 약 3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신규 진출하게 된 국가도 다수인만큼 판로 확보를 통한 본격적인 수익성 창출까지 중단기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유정현 대신증권(003540) 애널리스트는 "현재 디스커버리 면세 채널 매출액은 약 100억원 중반으로 매출 규모가 MLB의 중국 직진출을 결정할 당시였던 2018년 매출액 1280억원에 비하면 적다"라면서 "MLB의 히트 상품인 모자와 같은 대표 상품이 부재한 점에서는 초기 성과를 보일 때까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안정적 재무구조 기반으로 시장 다각화
 
이번 라이선스 인수 금액은 52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518억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만큼 라이선스 취득과 향후 경상적 비용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말 F&F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제외)이 3347억원에 이르는 데다 이익잉여금도 1조189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52.4%)과 차입금의존도(14.2%)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이하, 차입금의존도는 30%이하일 때 양호하다고 평가된다.  
 
이처럼 F&F가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는 국내 소비 심리 침체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패션 매출 성장률은 2021년 1조818억원에서 2022년 1조6156억원으로 49.34% 성장한 이후 지난해에는 4.83% 성장한 1조6937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동기(3999억원) 대비 2.75% 감소한 3889억원을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국내와 달리 해외 패션 매출은 같은 기간 2353억원에서 2705억원으로 14.96% 성장하면서 전체 매출액의 성장을 견인했다. 앞서 해외 패션 매출은 2021년 3337억원에서 2022년 6444억원으로 93%로 성장한 후 지난해 43.39% 성장한 92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25.68%를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30%) 대비 4.32% 감소했지만 여전히 패션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5~10%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F&F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국내 경기 둔화로 패션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어려운 사업환경을 맞고 있으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으로 이를 만회하고 있다"라며 "중국에서는 MLB의 견조한 브랜드력이 전체 실적을 견인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 성장하는 등 가이던스를 상회하는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홍콩과 동남아 시장에서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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