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수출 확대의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신용 공여 한도를 늘리고 정부 현물출자로 지원 기반 마련은 물론이고 자본적정성도 우려도 해소됐다는 평가다.
수출입은행 전경(사진=수출입은행)
국책은행 역할 기대감 '쑥'
최상목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수은을 국제협력 금융기관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수은의 정책금융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은 단순 수출금융기관에서 공급망 안보 등을 뒷받침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특히 시중은행이 대체 가능한 대기업수출성장자금과 현지법인 단기 운영자금 지원은 점진적으로 축소해 수출과 수주 지원 여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정부는 수은의 주요 과제로 ▲수출금융활용도 제고 ▲개발금융 고도화 ▲공급망 운용 강화 ▲관리 인프라구축 및 강화 ▲조직 인력 혁신 등을 꼽았다. 수출금융 활용도를 제고하는 방안도 다섯 가지에 걸쳐 제안했다.
핵심은 5년간 인프라·원전·방산 등 전략 수주에 대한 85조원 규모의 지원이다. 이 중 15조원은 올해 하반기 내에 투입할 계획이다. 첨단산업에도 50조원을 쏟아붓는다. 목표액을 45조원에서 5조원 확대했다.
곳간 늘리고 정부가 채운다
국책은행으로서의 수은이 제 역할을 하는 데는 자본력 뒷받침이 관건이다. 현행법상 수출입은행은 개인과 법인에 자기자본의 40%까지 신용공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회는 지난 2월 본회의를 열고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 한도를 현행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늘리는 ‘한국수출입은행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신용 공여 규모는 6조원에서 10조원 규모로 확대된다.
필요한 실탄은 정부가 일부 채웠다. 수은은 지난 5월 정부로부터 2조원 규모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주식 현물출자를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수출입은행 주식은 정부가 73.02%, 산업은행이 19.09%, 한국은행이 7.89% 씩 나눠가지고 있다.
정부가 국책은행에 출자하는 방식은 두 가지로 갈린다. 먼저 지난 5월과 같은 현물출자는 국가가 소유한 주식 등의 이전을 통해 지원한다. 이외 현금 출자도 있으나 최근 산업은행과 수은 등 국책은행을 대상으로는 현물출자가 일반적이다.
최대 주주인
한국항공우주(047810) 주가도 양호한 편이다. 주가는 10일 종가 기준 4만9600원이다. 지난 5월 기록한 1년 내 최고가인 5만9500원과는 차이가 있으나 같은 기간 최저가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회복한 모습이다. 수은이 한국항공우주 주식 26.41%를 보유해 지분법 적용에 따라 실적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14.24%로 안정적인 편이다. 수은의 경우 외화 자산 비율이 높은 탓에 환율 변동에 예민하다. 지분을 보유한 관계사 실적과 주가에도 영향을 받아 자본적정성 관리가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수은의 BIS비율은 13.38%로 14% 밑으로 떨어졌다. 당시 환율이 요동쳐 수은의 위험가중자산이 전년 114조4007억원에서 130조8231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 말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올해 1분기에도 BIS비율이 소폭 하락했다.
수출입은행은 2분기 정책금융 확대로 인해 위험가중자산 증가 등으로 예상보다는 낮은 지표를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정부 지원 등으로 한 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정부 현물출자와 보유지분 가치 상승으로 인한 자본확충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