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 캐즘에 '몸살'…눈덩이 적자 속 투자부담 가중
1분기 이자보상배율 -13.8배…차입금 규모 현금성자산 2배
CAPEX 지난해 1분기보다 124억원 증가…군산3공장 이어 해외도
공개 2024-07-10 06:00:00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 성일하이텍(365340)이 부진한 실적에도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과 함께 리튬 등 금속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차전지 산업 자체가 침체기를 맞자 성일하이텍도 업황 악화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저조한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성일하이텍은 공격적인 생산능력(CAPA) 확장을 지속하고 있어 재무구조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사진=성일하이텍)
 
3분기 연속 적자…이자보상배율 –13.8배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일하이텍은 올 1분기 13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성일하이텍의 적자는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손실 75억원, 4분기에는 손실 규모가 2배 이상 불어난 (마이너스) -2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성일하이텍의 영업이익률은 –13%, 4분기 –48%, 올 1분기에는 –40%를 기록, 영업을 통해 이익이 아닌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일하이텍의 단기차입금 규모도 가지고 있는 현금성자산보다 2배나 많다. 올 1분기 기준 1년 내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1179억원, 이 중 단기차입금이 826억원으로 전체 유동부채의 70%에 달한다. 반면 성일하이텍이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44억원으로 단기차입금의 절반 정도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기타유동자산 83억원을 더해도 차입금 상환 여력이 부족하다.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 성일하이텍의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9억원을 기록했고, 투자활동으로도 288억원이 빠져나가면서 재무활동으로 676억원을 유입했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이러한 현금흐름이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성일하이텍의 현금흐름은 영업활동현금 플러스(+)를 기록한 2021년과 2022년을 제외하고 모두 영업활동현금 마이너스, 투자활동으로 현금 유출, 재무활동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흐름이 지속됐다. 영업손실로 인해 부족한 투자금을 은행 대출 등을 통해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도 1분기 –13.8배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 이자보상배율이 13.2배였던 것에 비하면 급격하게 나빠진 수치다. 통상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마이너스(-)인 경우 영업을 통해 돈을 벌기는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금조달능력 달리는데도 공격적인 CAPA 확장
 
이러한 상황에서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줄지 않고 있다. CAPEX는 기업이 미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필요한 유무형 자산 취득에 사용한 돈을 뜻한다. 1분기 CAPEX는 439억원으로 전년 동기(315억원)보다 124억원 늘었다. CAPEX가 늘어나면서 1분기 잉여현금흐름(FCF)의 적자규모(-517억원)도 전년 동기(-320억원)보다 61.5% 증가했다. FCF가 적자라는 것은 영업활동만으로 필요한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 규모가 커질수록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성일하이텍의 CAPEX가 증가한 데는 전북 군산의 제3공장 증설에 대규모 고정비를 지출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제3공장은 지난 6월 준공됐다. 회사는 해당 공장 가동에 이어 해외 곳곳에 시설 투자를 하는 등 CAPA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하반기 독일 투자를 위한 공청회를 진행한 바 있다. 성일하이텍은 독일 튀링겐주 게라시 크리츠슈비츠의 산업단지 내 6만㎡ 규모의 부지를 확보한 상태다. 올 1분기 착공 예정이었지만 당국 승인이 지연되고 있어 사업 계획이 미뤄지고 있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인디애나 리사이클링 파크 투자가 예정돼 있다. 현재 건축 및 설비에 대한 상세 설계 중으로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히기 어렵다"라고 했다. 최근 부진한 실적과 재무구조 악화에 대해서는 “많은 전기차 밸류체인 기업들이 대내외 투자로 인해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고 당사 또한 업계의 동향과 유사한 상황"이라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당사도 뼈를 깎는 비용 감축 및 군산3공장의 빠른 매출실현으로 수익극대화를 통한 차입금 상환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성일하이텍은 지난해 헝가리 주정부로부터 폐기물 과다 보관 및 폭발로 인한 인명 사고 발생으로 헝가리 1, 2공장 가동 중지 명령을 받았다. 회사는 해당 공장에 대한 후속조치를 취한 뒤 일부 재가동 시작했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과 폐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려던 계획이 전기차 캐즘과 광물가격 급락 영향으로 무산됐다.
 
이에 대해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캐즘 극복을 위해 폐배터리 매입처를 다각화해 이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전사고의 경우 더 철저히 임직원 모두에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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