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M&A 전망대)①본입찰 앞둔 MG손보…내년 초 새출발 가능성
오는 19일 본입찰 진행 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정
자산·부채 일부 인수하는 P&A 방식 "내년 초 새로 출범"
K-ICS 비율 100% 맞춰야…약 5000억원 자본 확충 필요
공개 2024-07-04 06:00:00
보험업계 새 회계 기준인 IFRS17이 적용된 지 1년이 지나고 고금리 환경이 점차 완화되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활발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지난해는 회계 제도 불확실성 탓에 보험사 M&A가 0건이었다. 올해는 특히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 인수에 나서면서 후발 주자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 외국계 보험사 인수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부실금융기관 지정 이후 공개매각 과정에 있는 MG손해보험이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본입찰이 완료되면 이달 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양상은 P&A(계약이전) 방식으로 내년 초쯤에는 새로운 보험사가 출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달 본입찰 실시 계획…'우협' 대상자 선정 남아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오는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본래 이달 5일로 계획됐지만 예비 입찰자들의 요청에 따라 약 2주 미뤄졌다.
 
통상 본입찰이 마감되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MG손해보험 매각에는 PEF 운용사인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가 뛰어든 상태다. 앞서 두 곳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한 뒤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인수 후보 '적격' 판단을 받은 바 있다.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은 해당 보험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경영관리 조치에 따라 예금보험공사가 맡고 있다.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는 예비입찰 당시 대주주 요건 충족 여부,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적정성, 자금조달 계획 등에 대한 검토를 받았다. 이후 MG손해보험에 대한 실사를 지난 5주 동안 진행했다. 현재는 본입찰 과정이 남았다.
 
                                           (사진=MG손해보험)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본입찰은 앞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사모펀드 두 곳이 대상이고 다른 곳이 새로 들어올 수는 없다”라면서 “이후에는 가격 평가나 비가격 평가를 시행하고 본입찰 마감 후 1주일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이후에는 계약서 관련 세부적인 조건들을 협상하는 기간”이라며 “마무리되면 자금 지원이나 금융위원회의 행정 명령 등 절차를 진행한다. 최종적으로 새로운 회사가 만들어져서 운영하는 것은 내년 초 정도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예비 입찰자 두 곳은 자산과 부채를 이전하는 P&A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산과 부채 가운데 일부만 선별적으로 인수한다. 보험사 부채는 곧 보유계약인데, P&A는 인수자가 우량한 부분만 가져가고 남은 계약을 다른 보험사에 넘기는 형태다. 모든 자산과 부채를 대상으로 하는 M&A 방식 대비 인수자의 부담이 덜하다.
 
자본시장연구원 한 관계자는 “우량한 자산은 골라서 가치를 살리고 남은 것은 청산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며 “문제가 되는 자산은 회수할 때까지 계속 들고 있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아 있는 비우량 부분은 다른 보험사에 넘길 수도 있겠지만 매매하는 보험사가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며 “회수 가능성이 별로 없으면 사지 않을 것이다. 혹은 충분히 낮은 가격에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K-ICS 비율 맞추기 관건…공적자금 지원 '예의주시'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본입찰 이후 과정에서 가격 부분은 별다른 변동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예비입찰 당시 써낸 가격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문제는 MG손해보험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K-ICS) 비율을 보험업법이나 금융당국 권고치 수준까지 올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대규모 자본확충이 불가피하다.
 
MG손해보험의 재무 상태를 살펴보면 지난 1분기 기준 자산 3조8997억원에 부채 3조8840억원, 자본 157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은 –2200억원으로 확인된다. 마이너스 금액이 점점 커지고 있다.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이 43.3%, 후가 52.5% 수준으로 낮은 상태다. K-ICS 비율 적정 기준은 보험업법이 100%, 금융당국 권고치가 150%다.
 
 
K-ICS 비율 구성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4066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9389억원이다. 해당 기준으로 추가 자본확충 규모를 추측하면 100%가 되기 위해선 5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150% 기준은 약 1조원으로 계산된다.
 
경과조치는 지난해 회계 기준이 변경되면서 금융당국이 마련한 일종의 연착륙 장치다. 경과조치를 적용하면 MG손해보험은 요구자본이 9389억원에서 7752억원까지 줄어든다. 다만 해당 효과는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점차 소멸되는 만큼 궁극적으로 경과조치 전 기준이 100%를 넘도록 해야 한다.
 
예비 입찰자가 본입찰을 넘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택되기 위한 핵심 과제가 K-ICS 비율 제고를 위해 어떤 계획을 내놓느냐 하는 점이다. 즉 자금을 어느 수준까지 확보할 수 있냐는 것이다. MG손해보험은 경영관리 대상인 만큼 공적자금 지원도 예정됐다. 예비 입찰자의 자금 조달 계획과 공적 지원 사이에서 조정이 남은 상태다.
 
K-ICS 비율에 대해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서 예금보험공사가 자금 지원을 일부 해주고 또 일부는 스스로 출자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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