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그 후)①마녀공장, 화려한 데뷔 후 주가 반토막…전망도 '안갯속'
투자 지속되며 20% 넘던 영업이익률 10%대로 하락
대주주인 엘엔피코스메틱 올해 들어 총 245만주 매도
올 9월부터 '스톡옵션' 시행 등 주가 변동 요인 여전
공개 2024-06-12 06:00:00
기업공개(IPO)를 통해 기업은 상장기업으로서 대외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 상승이라는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최근 화장품 브랜드 수가 늘어나면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상장이 줄을 이루고 있다. 특히 상장 과정에서 기업은 신주 공모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이후에도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지속적인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가 하락 시에는 투자자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주가 관리에 대한 책임도 있다. 이에 <IB토마토>에서는 최근 상장에 성공한 기업들이 상장 당시 자금 사용 목적을 이행하고 있는지, 실적과 주가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마녀공장(439090)이 지난해 6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상장 첫 날 따상(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상한가로 직행하는 현상)을 기록했던 주가는 현재 반토막이 난 상태다. 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이 시간외매매를 통해 대량으로 주식을 판매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사진=마녀공장)
 
외형성장 속 영업이익률 10%대 하락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녀공장은 지난해 말까지 신제품개발자금과 운영자금 등으로 약 49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금액인 33억원을 넘어선 금액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내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실적도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장 이전인 2022년 1018억원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1050억원으로 3.14%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310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222억원) 대비 39.64% 늘었다. 영업이익은 상장 이전인 2022년 245억원에서 지난해 159억원으로 35.10% 급감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41억원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동기(40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실적 성장과는 반대로 주가는 하락세를 타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6월8일 상장 당시 희망공모가액(1만2000원~1만4000원)을 넘어 4만1600원을 기록했던 주가는 올 6월7일 기준 종가 2만2500원으로 하락하며 1년새 45.91% 쪼그라들었다. 지속적인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배경으로는 투자로 인한 영업이익률 축소와 최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이 올해 세 번에 걸쳐 주식 1만4000주를 매매한 것 등이 꼽힌다.
 
2021년 28.28%이던 영업이익률은 상장이 이뤄진 지난해 15.11%로 2년새 약 13.17%포인트 감소했다. 올 1분기에는 13.10%까지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약 4.89%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영업이익률 감소는 지속적인 매출 원가율과 판관비율 확대에 원인을 두고 있다. 지난 2021년 28.65% 수준이던 원가율은 2022년 31.67%, 2023년 36.28%로 증가했다. 같은기간 판관비율 역시 약 5.54%포인트 늘어나 지난해 48.62%를 기록했다.
 
 
M&A 대상 찾기·주가부양 '오리무중'
 
이 가운데 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이 올해 들어 블록딜(시간외매매)을 실시한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월을 제외하고 엘엔피코스메틱은 총 245만6700주를 매도했다. 40만주를 매도한 1월11일에는 2만5050원이었던 종가가 1.60% 하락하며 12일 2만465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15일 2만2900원, 16일 2만2200원, 17일 2만950원으로 3일 연속 하락했다.
 
이어 2월16일에 엘엔피코스메틱이 50만주를 매도하면서 마녀공장의 주가는 16일 종가 2만2650원에서 19일 2만2850원으로 0.88% 올랐다가 20일 3.28% 하락한 2만2100원을 기록했다. 3월26일에도 50만주 매도가 이뤄지면서 2만200원을 기록한 종가가 29일까지 4일 연속 하락하며 1만984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개선세를 보였던 주가는 5월10일 역대 가장 많은 물량인 105만6700주가 매도되면서 2만2750원이던 종가는 다음날인 11일 2만1900원으로 3.74% 떨어졌다.
 
지속적인 시간외매매 결과 지난해 말 1095만1298주를 보유하며 지분 66.86%를 차지했던 엘앤피코스메틱은 올해 5월 보유 주식수가 849만4598주로 줄었다. 지분율은 14.99%포인트 줄어든 51.87%를 기록했다.
 
엘앤피코스메틱의 시간외매매로 인해 주가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마녀공장 측은 경영상의 사유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다만 엘앤피코스메틱이 이미 지분율 50% 이상을 보유한 만큼 경영권 유지에 변동이 없는 선에서 매매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9월부터 행사기한이 다가오는 주식매입선택권(스톡옵션)도 향후 주가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마녀공장은 설립·경영·해외영업 또는 기술혁신 등에 기여하거나 기여할 수 있는 관계사의 임직원에게까지 주당 1만504원에 살 수 있도록 했는데 오는 9월부터 엘앤피코스메틱에 2년 이상 근무한 직원부터 행사가 가능해졌다. 스톡옵션이 부여된 2022년 9월16일 이후 2년 경과시점에서 최초 부여주식의 50%, 3년 경과 시 25%, 4년 경과 시 나머지 25%에 대해서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총 부여수량은 57만1200주로, 비용으로 인식된 주식기준보상은 10억원에 이른다.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뾰족한 주가부양책은 물론 상장 당시 계획조차 지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서 마녀공장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으나 리뉴얼하지 못해 성장 정체에 놓인 기업, 비건 또는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중 글로벌 판매 채널을 확대가 필요한 기업 또는 해외 현지 브랜드와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고려해 IPO로 조달한 자금 중 140억원의 자금을 마련해뒀다. 당초 올해 하반기 해당 자금을 사용할 예정이었지만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국내외 법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제품개발자금과 운영자금 등에 1분기 말까지 약 80억원을 투입했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제품이 부재하면서, 제품이 소진되는 기간도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마녀공장의 재고자산회전율은 2022년 3.02회, 2023년 2.41회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날짜로 환산하면 재고자산이 소진데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120.86일에서 151.45일로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다만 올 1분기에는 네고왕 등 국내 마케팅을 통해서 2.47회로 소폭 개선된 상황이다.  
 
마녀공장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엘엔피코스메틱의 매도는 경영상의 이유로 말씀드릴 수 없다"라면서 "주가부양책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박예진 쉽게 읽히는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