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하이브(352820)가
에스엠(041510) 지분 일부에 대해 시간외대량매매(Block Deal 이하 블록딜)를 추진한다. 앞서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카카오(035720)에 이은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하지만 경영권 확보에 실패한데다 주요 아티스트들의 공백이 겹치면서 실적 악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소수 지분을 매각해 당장의 하이브 운영에 필요한 현금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현재 보유 중인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주식 중 총 75만5522주를 주당 9만531원에 28일 장 개시 전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매각 총액은 684억원이며, 처분 후 하이브가 보유한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의 지분율은 9.38%로 줄어든다. 블록딜의 목적은 '투자 자산 관리 효율화'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하이브는 지난해 발생한 에스엠 경영권 인수전에 참여했다.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를 4228억원에 인수했고 이후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하지만 공개매수 기간 에스엠의 주가가 공개매수가인 12만원을 상회하면서 목표 지분 매수에 실패했다.
결국 에스엠의 경영권은 지분 20.76%를 가진 카카오와 19.11%를 소유한 카카오엔터테인트에 돌아갔다. 하이브는 일부 보유 물량을 처분했지만 지분 8.81%와 풋옵션 행사를 통해 확보한 지분 3.68%, 총 12.45%의 지분을 가진 3대 주주로 남아 있었다.
이번 블록딜 결정은 최근 악화일로를 겪고 있는 하이브가 실적 회복 전까지 버틸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분인 만큼 기회가 되는대로 지분을 매각해 본업인 하이브 경영에 필요한 재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실제 하이브는 지난 1분기 실적에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도 36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도 29억원으로 87.4% 감소했다.
방탄소년단 (사진=하이브)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이유는 간판 아티스트인 방탄소년단(BTS)이 공백인 가운데 세븐틴을 비롯한 주요 아티스트들의 공백이 겹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불거진 자회사 어도어 대표 민희진과의 경영권 분쟁, 신인그룹의 데뷔 관련 초기 비용도 실적 악화를 이끌었다. 하이브 입장에선 경영권 참여가 불가한 소수 지분 보유보다는 당장의 운영자금에 보탬이 될 현금 마련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현재 BTS의 경우 전 멤버의 군 전역 후 활동을 재개까지는 1년여 시간이 필요한 데 반해 세븐틴의 경우 현재 95년생에서 97년생의 멤버들이 올해부터 군 입대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르세라핌, 뉴진스, 아일릿의 경우 민희진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종결되지 않은 만큼 원활한 활동에 한계가 따른다.
하지만 최근 하이브 실적과 관련해 관망하는 입장을 내놔 눈길을 끈다. BTS 복귀 이후 실적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현재 불거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매끄럽게 마무리하는지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003530) 연구원은 “하이브와 어도어 간 경영권 분쟁이 결론이 나기까지 시장은 관망할 것”이라며 “하이브가 이번 사건을 얼마나 무리 없이 마무리하고 회사를 성숙시킬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와정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멀티 레이블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있지만 실적 안정성을 개선하고 있다”라며 “향후 BTS의 전역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