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졌다. 시장에서는 오는 10월쯤으로 보고 있는데, 이에 앞서 7월부터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축소 양상을 보였던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등급 AA- 기준 회사채 3년물과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는 금리 인하 시점에서 확대 전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채권 공급은 늘어나는 반면 수요는 둔화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준금리 10월 인하 전망…“7월부터 시장금리에 반영”
24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는 오는 10월쯤 한 차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통위가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상반기 인하는 무산됐다.
금통위는 특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2.5%로 0.4%p 올렸는데, 이는 금리를 조기에 인하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성장세가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단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에서 바라보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10월 정도다.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밀려왔던 만큼 인하 횟수도 연내 1회 정도로 언급된다. 통상 한국은행 행보에 앞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먼저 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해당 시점이 9월로 거론되고 있어서다. FOMC 역시 아직까지는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하고 있다.
다만 시장금리에 대한 영향은 이보다 이를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조정될 경우 기대감이 시장금리에 앞서서 반영되기 때문이다. 10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7월쯤 인하 가능성을 구두로 한차례 언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7월 전후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원태
SK증권(001510) 리서치센터 크레딧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예상치 못한 경기 호조로 금리 상승세를 보였다”라면서 “하반기에는 다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7월부터 금리 하락세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10월보다는 다소 앞선 7~8월쯤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는 단기적 수출 호조와 내수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의 높아진 레벨 효과나 누적된 부채상환 부담, 부동산 경기의 느린 회복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은 “하반기 채권 시장의 키워드는 통화정책 다이버전스(Divergence·차이)이며 국내 내수경기 위험성이 부각되면 금리하락 모멘텀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라면서 “7~8월 첫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4분기에 추가 인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예상…수급은 반대로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하면 하반기 채권 시장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점차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하 전까지는 스프레드 축소세가 이어지다가 인하 이후 확대 전환할 것이란 분석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크레딧 스프레드의 올해해 분기별 추이는 ▲1분기 0.58% ▲2분기 0.50% ▲3분기 0.60% ▲4분기 0.75% 정도로 예측된다.
앞서 상반기에는 채권 시장 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우호적인 수급 양상을 나타내면서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1분기에 연초효과가 주요했는데 이는 기관의 자금 집행이 시작되면서 매수 재개가 활발해지는 것을 뜻한다. 즉 수요 측면에서 자금이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공급 측면에서는 발행 감소 요인이 있었는데, 특히 지난 1분기 은행채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하반기 은행채 발행은 월 평균 20조원에서 25조원 사이였는데, 올 1분기에는 10조원 정도로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올 하반기에는 은행채를 포함해 공사채, 회사채 발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채권 수요는 3분기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둔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즉 상대적으로 봤을 때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질 수 있는 셈인데, 그만큼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수요는 많고 공급은 줄었던 올 상반기와 반대되는 양상이다.
윤원태 연구원은 “하반기 스프레드 방향성은 수급 여건이 악화되며 발행물이 집중되는 구간에서 상대적 약세가 예상된다”라면서 “상반기 발행이 강세라면 하반기 발행은 약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섹터별로는 1년물 은행채, 3년물 회사채, 5년 이상 공사채 발행이 집중되면서 만기별로 상대적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