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캐피탈, 자회사 챙기는 진짜 속내는…'지주사 탓'
해외 법인 모두 BNK캐피탈 자회사
실적 악화된다면 모회사 영향 가능성도
공개 2024-05-24 06:00:00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BNK캐피탈의 자회사 챙기기가 한창이다. 자금은 주로 BNK금융지주(138930)가 댄다. 지주의 해외 지점이나 법인이 주로 BNK캐피탈 자회사로 진출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로 BNK캐피탈의 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자칫 지주회사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되는 것이다. 특히 BNK캐피탈의 경우 부동산PF 등의 위험 요소가 있어 부실화될 경우 지주 실적에도 악영항을 미칠 수 있다.
 
BNK금융지주. (사진=BNK금융지주)
 
계속되는 해외 자회사 지원
 
BNK캐피은 자회사인 BNK캐피탈라오NDTMF에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BNK캐피탈라오NDTMF는 2021년 라오스에 설립된 BNK캐피탈의 소액금융업(MFI) 법인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41억2770만원 규모로 운영자금 확보가 목적이다. 5월이나 6월 중 실행될 예정이다.
 
BNK캐피탈라오스MFI 법인은 소득과 담보를 바탕으로 소액 신용 및 소액 담보대출을 취급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현지 서민을 대상으로 특화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출범 이후 모회사가 투자한 금액만 128억6389만원이다. 최근 이사회 결의로 인해 추가된 액수를 더하면 169억9158만원에 달한다.
 
BNK캐피탈은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라오스 MFI법인을 대상으로 2022년 7월 200만달러, 지난 6월 한화 약 500만달러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만 세 번째다.
 
BNK캐피탈은 해외 법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에만 67억800만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22년에도 캄보디아 법인과 BNK캐피탈 라오스MFI법인, 키르기스스탄 법인 출자로 159억3260만원을 지출했다.
 
이처럼 BNK캐피탈이 해외 자회사의 운영을 뒷받침 해 주는 것은 BNK금융지주의 해외 채널이 BNK캐피탈의 자회사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BNK캐피탈은 캄보디아과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총 6개국에서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분기 내로 유증을 진행하는 라오스 소재 MFI법인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879만원이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전년 동기 6845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에 비해 실적이 훌쩍 뛰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이 적자였음에도 연간 흑자를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올 1분기 흑자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회사 중 캄보디아 법인은 문제다. 지난해 1분기에는 2억5103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캄보디아MFI법인에서 거뒀으나 올해 24억2004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전반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탓이다. 적자가 지속될 경우 지난 2016년과 2018년, 2022년에 이어 BNK캐피탈이 유상증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키르기스스탄 법인에도 올해 안에 유상증자를 단행할 전망이다. 
 
지주회사 영향 가능성도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BNK캐피탈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326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수익성이 개선된 BNK캐피탈이 당장은 모회사인 BNK금융지주에서 자금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낮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과 해외 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지급보증, 유상증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BNK캐피탈의 PF 대출은 1조4114억원이다. 2022년까지 부동산 PF대출을 중심으로 외형성장을 이뤘으나 주춤해졌다. 비수도권 지역의 비중이 42%로 높은 점도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만약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고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는 등의 요인으로 자본적정성이 떨어진다면 당기순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회사에 대한 금융 지원을 이어가고 있는 BNK캐피탈의 상황이 안 좋아진다면 해외법인 유증도 어렵다. 
 
이처럼 BNK캐피탈의 상황이 악화될 경우 BNK금융지주가 손을 내밀 가능성이 다분하다. 지난해 말 기준 BNK금융지주가 BNK캐피탈을 대상으로 실시한 유상증자는 규모는 총 5100억원이다. 2021년 BNK금융지주는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BNK캐피탈과 BNK저축은행에 운영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5년만기와 7년만기로 각각 1100억원, 400억원을 발행했는데 당해 년도 BNK저축은행과 BNK캐피탈에 각각 1000억원과 500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지주가 빚을 내면서까지 자회사의 자본력을 키웠다는 뜻이다.
 
다만 고금리 영향 감소로 지주 실적도 전년 대비 악화됐다. 1분기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495억원으로 전년 동기 2568억원 대비 감소했다. 특히 주요 자회사인 부산은행을 비롯해 BNK투자증권, BNK자산운용, BNK벤처투자, BNK신용정보 등 9개 자회사 중 6개 자회사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줄어들었다. 특히 흑자를 내던 BNK벤처투자가 적자 전환 했다. 자회사가 실적을 반등시키지 못할 경우 지주의 유증 등 금융 지원을 할 수 있다. 지주도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의 금융지원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BNK금융 관계자는 “손실흡수능력 확대를 위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리스크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비수도권PF는 지역밀착 영업을 통해 현장 특성, 건설사 시공능력 파악 후 지원하고 있고, 해당 대출채권 부실률은 수도권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자회사에 대한 유상증자 계획은 미정이며, 이에 따른 부담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이성은 탄탄하고 읽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