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노믹스, 호텔 인수로 클리닉 사업 본격화…실탄도 '장전'
매출 감소에 비용 효율화 실패로 영업손실 심화
유동성 제고 위해 CB발행·유상증자 진행
암 조기진단 상품·클리닉 사업으로 매출 확대 목표
공개 2024-05-09 06:00:00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클리노믹스(352770)가 내실 다지기에 실패하면서 실적 악화가 이어진 가운데, 클리닉 사업을 통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뉴오리엔탈호텔 인수를 결정했다. 앞서 현금 곳간이 바닥을 보여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인수와 운영 자금을 확보했다. 클리노믹스는 암 조기진단 상품군 매출 확대를 통해 경영정상화에 나서고, 클리닉 사업으로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클리노믹스 바이오빅데이터센터 전경.(사진=클리노믹스)
 
외형 축소·실적 악화에 클리닉 사업 본격화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클리노믹스는 최근 뉴오리엔탈호텔 인수를 위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양수 결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수 금액은 184억5000만원으로, 게놈기반의 클리닉 사업을 위한 사전 인프라 확보를 목적으로 실행했다. 이는 클리노믹스가 외형성장과 내실 다지기에 실패하며 영업손실이 이어진 가운데, 클리닉 사업을 통한 실적 개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클리노믹스는 3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코로나 진단으로 인해 22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2022년(108억원) 곧바로 적자 전환한 이후 손실 폭이 악화됐다.
 
이는 매출 규모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비용 효율화에도 실패한 영향이 컸다. 클리노믹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14억원으로, 직전연도(231억원)보다 50.65% 줄었다. 여기에 매출이 감소했음에도 원가 방어에 실패하면서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은 64.31%(148억원)에서 97.46%(111억원)으로 늘었다.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더 큰 문제는 판매비와 관리비다. 클리노믹스의 판매비와 관리비 비율은 2022년 82.4%(190억원)에서 지난해 305.73%(34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2년까지는 100억원대 금액을 유지했지만 지난해 규모가 커졌다.
 
판매비와 관리비 확대의 원인이 연구개발이 아닌 매출채권 감가상각비라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클리노믹스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율)는 19억원(17%)으로, 직전연도(31억원, 58%)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받지 못하게 된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상각비는 31억원에서 186억원으로 늘었다.
 
 
인수·운영자금 위한 유동성 제고
 
클리노믹스는 앞서 현금 곳간이 바닥나면서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이번 클리닉 사업 본격화와 매출 확대를 위해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유동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클리노믹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120억원 수준이다. 흑자 전환을 이뤘던 지난 2021년에는 389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보유했지만 2022년(176억원)부터 급감했다.
 
실적 악화로 인해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되지 못한 영향도 컸다. 클리노믹스는 2021년 영업활동으로 21억원의 현금이 유입됐지만, 이후 2022년(120억원)과 지난해(107억원)에는 현금 유출이 발생했다.
 
특히 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상각비도 발생하면서 유동비율도 크게 낮아졌다. 매출채권을 대손상각비로 떨어내면서 매출채권 금액도 2022년 말 308억원에서 지난해 3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같은 기간 유동비율도 142.02%에서 74.95%로 급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클리노믹스는 클리닉 사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용납입 형식을 택했다. 뉴오리엔탈호텔과 관련된 인수 자금 약 185억원 가운데 54억5000만원을 클리노믹스의 자체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130억원 규모의 제2회차 전환사채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클리노믹스는 전환사채 대금 대신 뉴오리엔탈호텔의 지분을 양수 받는다.
 
클리노믹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뉴오리엔탈호텔 법인이 갖고 있는 주식(100%)에 대해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는데, 일부는 현금으로 지급했고 이외는 대용납입을 통해 CB를 발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자체 현금도 사용하다 보니 회사 운영을 위한 자금 확보도 나섰다. 120억원 규모의 제3회차 전환사채를 발행했으며, 클리노믹스의 최대주주인 제노투자조합을 대상으로 12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지난해 말 보유한 유동성 자금에 단순 계산하면 300억원대의 유동성을 확보하게 된다.
 
경영정상화의 준비를 마친 클리노믹스는 암 조기진단 상품과 관련된 기존 전략과 클리닉 사업을 통한 매출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클리노믹스는 지난해말 대장암 조기진단 상품인 ColonAiQ와 TritionLife와 같은 헝가리 내 주요 민간 의료 서비스 제공 업체 15개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헝가리를 기점으로 올해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등의 인접 국가로 서비스 확대에 타진할 계획이다.
 
또한, 클리노믹스는 꼽은 게놈 기반의 클리닉 사업에 대한 기대도 크다. 클리노믹스가 본격화하고자 하는 게놈 2.0 유전자 검사는 에피유전자 또는 후성유전자 검사로 표현되는 첨단 유전자 연구개발 분야다. 이를 활용하게 되면 건강습관, 영양제, 식품선별에 있어서 기본의 유전자 검사보다 더 정확한 현재의 건강상태에 대한 예측과 조언이 가능하다.
 
백서현 클리노믹스 대표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하고 본 사업의 매출 확대 및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내·외국인 VIP 고객들을 대상으로 후천적 건강상태까지 측정할 수 있는 게놈 2.0 기술을 활용한 노화 클리닉 센터의 신속한 추진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노화 클리닉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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